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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소리를 가진 전기차, BMW iX의 디자인과 감성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2-03-28 11:19:48

본문

BMW가 전기 동력으로 내놓은 SUV 모델 iX의 차체 크기는 BMW의 준대형 SUV모델 X5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  전기 동력 SUV 라는 콘셉트 답게 기존 BMW의 SUV와 닮은 듯 한 실루엣이면서 감각적으로는 다른 느낌을 주는 차체 디자인이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건 8각형으로 보이는 두 개의 수직 형태의 키드니 그릴이다. 전기 동력 차량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이제 라디에이터 그릴은 그야말로 메이커나 브랜드를 알려주는 상징적 기호가 돼 버린 셈이다. 물론 iX의 그릴은 이미지의 선호가 갈리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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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름모 형태의 기하학적 패턴이 그라데이션 그래픽으로 마치 철망 형태처럼 새겨져 있는데, 뚫려 있지는 않다. 그런 구조라면 그릴(grill) 보다는 패널(panel) 이다. 여기에는 카메라, 레이더 등 센서가 달려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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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모습에서 수직 그릴이 인상을 만들고 있다면, 뒷모습에서는 슬림한 수평 형태의 테일 램프가 전체 인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건 자동차 디자인 기법에서 앞모습은 수직적이면서 강렬해야 하고 뒷모습은 수평적이면서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교과서적 원칙을 충실히 따른 디자인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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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한편으로 차체 측면의 이미지는 SUV 다운 실루엣을 보여주는데, 22인치의 거대한 휠, 그리고 그것을 감싸는 휠 아치 형태가 타이어 개구부는 원형이면서 바깥의 플랜지 부분은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사각형 조형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로커 패널 아래로는 짙은 회색의 클래딩(cladding) 처리를 해서 SUV의 인상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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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램프는 전체적으로 슬림 비례이면서 주간주행등은 마치 두 개의 눈썹이 그려져 있는 듯한 그래픽이다. 게다가 범퍼의 모서리나 휠 아치의 모서리 등을 모두 날을 세워 샤프하게 처리했고, 그러면서도 곡면이 완만하게 흐르는 조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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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의 유리창 형태도 다각형의 이미지이다. 이제는 BMW의 특징이라고 하는 호프마이스터 커브는 사라졌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듯 하다. 특히 D-필러의 iX로고가 들어간 검은 색 가니시와 테일 게이트 주변은 자동차이기보다는 전자제품을 보는 것 같은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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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요소들이 있는 건 당연히 전기 동력 차량이라는 기술적 특성을 가시화 시킨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테일 램프 주변의 팽팽한 긴장감으로 당겨진 곡면의 테일 게이트 구조물과 그 둘레의 분할 형태, 뒤 범퍼 주변의 면과 그래픽은 초감각적 디지털 감성의 절제된 형태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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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된 감각은 실내에서도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양산 차량 중 최초의 6각형 스티어링 휠 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완전 사방 대칭형 6각형은 아니지만, 에어백 커버의 형태가 거의 그대로 확대된 듯한 형태의 스티어링 휠 링의 형태는 운전 중에 손을 올려놓는 위치가 10시 10분 방향이거나 9시 15분 방향일 때도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운전 시에도 그렇게 활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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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전체 높이가 낮은 개방적 인상이면서 장방형 디스플레이 패널이 설치돼 있다. 형태에서 한가지 눈에 띄는 건 스티어링 휠의 6각형이 곡선인데 비해 실내의 다른 부분들은 매우 샤프한 직선 형태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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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앞 콘솔의 목재 패널 질감은 약간은 갑작스럽게 출현한 느낌이기는 하다. 그리고 그 위에 마치 살짝 올려놓은 것처럼 만들어진 크리스털 질감의 콘트롤 노브는 회전축이 없는 것 같은 심플한 디자인인데, 이런 효과를 내기 위해 디자이너와 설계자들이 이런 저런 궁리를 했을 것 같다. 나뭇결 위에 인쇄된 흰 글씨 부분을 누르면 햅틱 버튼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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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좌석과 뒤 좌석 모두 헤드 레스트 일체형인데 시트 등받이 패턴을 과감하게 사선으로 구분해 놓았다. 그런데 앞 좌석의 헤드 레스트 형태는 황금색 인서트 몰드 등으로 고급스러운 조합인데, 그에 비해 뒷좌석 헤드레스트는 너무 간소하다. 게다가 뒤 시트 자체도 벤치 형태이어서 품질감이 조금 부족한 인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실제의 느낌과 여기 사진은 약간 다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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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에 새겨진 사선 그래픽의 테마는 도어 트림 패널에서도 볼 수 있는데, 시트 직물과 같은 색상과 재질에 메탈 몰드를 경계로 짙은 회색의 그래픽으로 구분해서 첨단과 모던 룩을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경계로 들어간 금속 몰드에는 도어 잠금 버튼과 도어 열림 버튼이 있다. 도어 열림 방식이 전기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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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 열림이 전기식인 것은 편리할 수 있긴 하지만, 작년 인가에 일어났던 전기 동력 차량 화재에서 전기식 잠금 장치로 된 문을 열지 못해 인명이 희생된 게떠오른다. 물론 도어 포켓 안쪽에 수동 열림 레버가 있지만, 만약 그걸 모르는 동승자라면 위급 상황에서 즉시 문을 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전기 동력 SUV iX는 차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차체 구조물에 카본을 대거 사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문을 열면 안쪽으로 보이는 차체 패널에서 카본 재질을 볼 수 있다. 이미 나왔던 BMW의 전기 동력 쿠페 i8에서도 카본 차체 구조물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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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은 금속보다 훨씬 가벼우면서 강성이 뛰어난 대신 생산 방식을 기계화 할 수 없어서 모두 수공업 방식으로 카본 섬유를 몰드에 적층 하고 수지 도포를 해서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생산 속도가 느리며 인건비 비중이 특히 커서 가격이 비싸질 수 밖에 없긴 하다. 앞으로 전기 동력 차량에서 무게를 줄이기 위한 카본의 사용이 늘어나려면 생산 공법의 혁신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아무리 첨단 기술을 동원한다고 해도 카본 섬유 적층과 수지 도포 공정을 자동화시키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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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iX는 사운드의 감성이나 디자인의 감각적 측면은 전기 동력 차량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전기 동력 차량의 역동성을 위한 엔진 소리를 대체하기 위해 BMW가 유명한 음악가와 협업했다는 iX의 인공적 주행음은 전기 차량도 소리로 역동성을 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물론 조용한 걸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노이즈(noise)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체로 소음(noise)과 소리(sound)는 물리적인 음량의 크기보다는 감성적 호감 여부로 갈린다. 그런 관점에서 iX의 인공 주행음은 자꾸만 듣고 싶은 소리로 느껴진다.

가까운 미래에 실용적 자동차 구입에서 전기 동력 자동차 선택이 보편적인 게 된다면, 어쩌면 주행 사운드나 시각적 디자인 감성이 정말로 중요한 변수가 될 지 모른다. 동력으로서 모터는 엔진과 달리 기계적 요소에 의한 차별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전기 동력 차량 소비자는 오히려 기계적 성능보다 감각적인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할지 모른다. 그래서 BMW의 iX는 전기 동력 차량이 가지게 될 브랜드 특유의 감각적 차별성을 보여주는 시도를 하는 것 같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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