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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110년 전의 타이타닉호와 르노의 차량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2-04-06 10:32:13

본문

지금부터 정확히 110년 전이었던 1912년 4월 14일에 초대형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바다에 가라앉았다. 그리고 이 침몰 사건을 다룬 영화 ‘타이타닉’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봉됐던 1998년에 큰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2012년에는 3D 기술이 가미돼 다시 만들어져 나오면서 거대한 스케일 감을 느낄 수 있게 되기도 했었다.

영화 ‘타이타닉’은 그 인기로 인해 그간 TV에서도 여러 번 방영됐었다. 그런데 선박을 소재로 한 이 영화 ‘타이타닉’ 에서 프랑스의 르노 자동차가 등장했었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장면에서. 마침 4월이니, 110년 전 4월 14일에 침몰했다는 타이타닉호를 다룬 영화와 그 속에 등장한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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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등장한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Titanic)’호의 정식 명칭은 ‘RMS Titanic’으로, 이름 앞의 RMS는 Royal Mail Ship의 머리글자로, 영국 왕실과의 계약에 의해 우편물의 원양운반에 사용되는 선박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타이타닉호는 영국의 해운회사 화이트스타라인(White Star Line)회사가 건조한 대형 호화여객선이었는데, 그리스 신화의 타이탄(Titan)신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선박 타이타닉호는 총톤수 46,000여 톤에 길이 약 260미터, 너비 약 28미터에 선체 구조는 그 당시로써는 새로운 구조였던 여러 칸으로 나누어진 방수구역을 가지고 있는 격벽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절대로 침몰하지 않는 ‘불침선(不沈船)’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물론 그럼에도 침몰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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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여객선 타이타닉호는 2,224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우고 1912년 4월 10일 영국 사우스 햄프턴 항에서 뉴욕을 향해 처음으로 출항한다. 그리고 출항 5일째였던 1912년 4월 14일 밤 11시 40분 북대서양의 뉴 펀들랜드(Newfundland) 그랜드 뱅크스(Grand Banks)의 남쪽 바다 150㎞ 지점을 22노트(약 시속 40.7㎞)로 항해하던 도중에 타이타닉호는 바다에 떠있던 거대한 빙산과 충돌하면서 수면 아래에 잠긴 선체 부분에 90미터 가량의 틈이 생겨 16개의 방수구획 중에서 앞부분 5구획이 침수되어 4월 15일 새벽 2시 20분에 침몰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크루즈 여행선이나 화물선, 항공모함 등 정말로 큰 배가 많이 건조되지만, 100년 전에는 이러한 크기의 배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이야깃거리였다고 한다. 영화에서 그려지듯이 타이타닉호에는 고급 레스토랑과 도서관, 라운지, 수영장, 체육관, 엘리베이터, 병원 등이 갖춰져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타이타닉호는 선체를 만드는데 2년이 걸렸고, 내부를 꾸미는데 다시 1년이 걸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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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처럼 거대한 선박의 규모만큼 이 영화를 만들 때의 촬영 세트 역시 실제 타이타닉호의 크기로 만들어져 쓰였다고 한다. 그리고 영화에서 나왔던 배우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와 케이트 윈슬렛(Kate Winslet)이 뱃머리에서 대서양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함께 서 있는 장면은 희극이나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사하게 그려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선박을 소재로 한 이 영화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장면에서 자동차가 출현한다. 그 차는 1900년대 초에 생산된 프랑스의 르노(Renault) 승용차이다. 프랑스의 기술자였던 루이 르노(Louis Renault; 1877∼1944)에 의해 1899년에 설립된 프랑스 최고의 역사를 지닌 르노 자동차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자동차 메이커 중 하나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물론 타이타닉 호의 거대한 선체가 두 동강 나면서 바다 속으로 침몰하는 과정에서 추락하고 뒤엉키는 승객들에 의해 빚어지는 아수라장이 정말로 실감나게 그려진 것이다. 게다가 3D로 만들어진 영화에서는 그 장면이 더욱 실감나게 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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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주인공 로즈와 잭이 배의 화물창고에 세워진 차 안에서 로즈가 차의 뒤 유리에 ‘손도장’을 힘껏 찍는 장면일 것이다. 물론 거기에 왜 손도장을 찍었는지는 찍은 사람만이 정확히 알겠지만….

영화 속에서 나온 르노 승용차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후드 앞쪽에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다는 것이다. 자주색 차체에 금색의 금속판으로 장식된 후드 앞부분의 모습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는 노 그릴(no grille) 스타일이다.

이 모델에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었던 이유는 엔진의 냉각장치(radiator)가 엔진 룸 앞쪽이 아닌 엔진 룸과 객실 사이의 격벽에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에 등장하는 전기동력 자동차에서는 라디에이터가 필요 없으므로 그릴이 없는 전면 디자인을 볼 수 있지만, 그러한 모습은 이미 20세기 초 르노 차량에서 그 원조를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물론 이 영화에 사용된 르노 차량은 촬영 소품으로 준비된 복제품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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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여주인공 로즈의 역으로 여배우 두 사람이 나오는데, 한 사람은 젊은 로즈의 역에 케이트 윈슬렛 이고, 또 한 사람은 101세의 로즈 역을 맡은 1910년 7월 4일 생의 산타모니카 출신 배우 글로리아 스튜어트(Gloria Stuart)였다고 한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을 그녀는 한번의 사랑을 평생의 추억으로 간직하는 할머니 로즈 역할을 하면서 ‘한 여인의 가슴은 비밀스러운 깊은 바다와도 같다(A woman's heart is a deep ocean's secrets.)’는 말을 했다고 한다.

한편, 영화 ‘타이타닉’은 재미있는 현상도 만들어 냈다. 국내의 어느 모형 업체에서 30여 년 전에 타이타닉 호의 조립 모형을 발매 했었는데, 그다지 주목 받지는 못하면서 거의 안 팔리는 제품 중의 하나였다가, 이 영화가 개봉된 1998년에 그 당시에 판매되는 유일한 타이타닉 호의 조립 모형이라고 알려져, 전 세계에서 주문이 밀려들어와 엄청난 수출고를 올렸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모형은 그 뒤 2012년에 타이타닉호 출항 100주년에 맞추어 보다 더 정교하게 다시 개발되어 나왔었다. 물론 필자도 다시 나온 그 모형 세트 중에서 한정판을 어렵사리 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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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여객선 ‘타이타닉’이 4월에 침몰했다는 사실과, 그것을 소재로 한 영화의 중요한 장면에서도 자동차가 등장했다는 것 등으로 자동차는 오늘날의 대표적 문명의 도구의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된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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