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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디시 타입 휠의 디자인 이미지와 상징성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2-04-15 08:29:22

본문

디시 타입 휠(Dish type wheel) 이라는 용어는 문자 그대로 접시 형태의 휠 이라는 의미이다. 차량의 휠은 그 구조와 형태가 다양한데, 휠의 원판 부분의 면적이 넓어서 마치 접시 형태로 된 휠을 가리킨다. 차량용 휠은 디시 타입 이외에도 바퀴 살(spoke)의 구조를 가진 스포크 타입(Spoke type)이 있다.

물론 스포크 타입이 아마도 가장 오래된 유형이 아닐까 한다. 과거 마차바퀴에서부터 클래식 카는 대부분 스포크 타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자전거 휠 역시 그런 구조이다. 그렇게 본다면 디시 타입은 나중에 등장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크 타입 휠이 과거부터 쓰였던 것은 제작의 용이성과 무게가 가볍다는 등의 장점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휠이 가벼운 것은 차량의 연비나 성능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알려지고 있다. 이건 마치 어린 아이들이 어른 구두를 신으면 그 무게와 크기를 감당하기 어려워 잘 걷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 셈이다. 결국 가벼운 휠은 당연히 차량의 운동 성능을 날쌔게 만들 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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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에서 경량으로 휠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디시 타입의 휠이 다양하게 나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최근에는 벤츠 차량 중에서 최고급 모델인 마이바흐 차량에서 20인치 규격의 디시 타입 휠을 채택한 것을 볼 수 있다.

표면을 매끄럽게 만든 알루미늄 재질의 마이바흐 휠은 빛의 반사율이 높아서 휠의 존재감을 강조해 주기 때문에 차량 전체의 이미지도 압도적인 인상을 주게 된다. 신형 마이바흐 승용차의 디시 타입 휠의 규격은 20인치라고 돼 있지만, 이 크기는 225/40R20 규격 타이어의 내경 이고, 이 규격의 타이어에 끼워지는 휠은 타이어와 물리는 림(rim) 부분의 플랜지 크기가 더해져서 외견상으로 보이는 휠의 실제 직경은 약 21인치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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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디시 타입 휠의 원판 부분에서 휠과 연결되는 부분에는 마치 다섯 개의 스포크처럼 만들어진 구조물이 있는데, 이 부분이 만들어내는 냉각구는 마치 중세 기사들이 썼던 투구의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필자가 마이바흐 승용차의 디자인 칼럼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이렇게 휠 디스크 면적이 넓은 휠을 속칭 ‘불판휠’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불고기를 구울 때 쓰는 둥근 불판을 연상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신형 마이바흐 승용차의 휠은 스포크가 다섯 개였지만, 바로 전 세대의 2016년형 마이바흐 승용차의 휠은 냉각구가 다시 두 개씩으로 나누어진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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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의 이미지만으로 본다면 두 개로 나누어진 냉각구의 디시 타입 휠의 이미지도 카리스마가 상당했었다. 필자가 느끼기에는…. 새로운 휠은 더 간결하고 스포티한 이미지가 있지만, 어딘가 클래식하면서 장중한 인상을 주는 건 2016년에 등장한 휠이 더 명확해 보이기도 한다.

이와 같은 휠 디자인의 힌트를 보여준 휠은 2003년형으로 등장했던 벤츠의 대형 쿠페 CL600에서 처음 나왔었다. 그 휠은 마치 6개의 스포크를 가진 디시 타입과 스포크 타입의 절충형 디자인이었는데, 냉각용 환가구가 훨씬 더 크게 디자인돼 있어서 디시 타입의 이미지가 그리 강하지는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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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휠의 디자인은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벤츠의 고성능 모델 AMG 차량에 장착된 2피스 구조의 5스포크 휠에서부터 그 형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휠은 림과 휠디스크 부분을 별도로 제작해서 리벳을 이용해 조립한 구조였는데, 지금은 단조 기술의 발전으로 림과 휠디스크를 한 몸체로 성형 가능하지만, 과거에는 림과 휠디스크를 별도의 단조 공법으로 제작해 조립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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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금속 질감을 넓게 가지면서 가는 냉각구를 가진 휠의 디자인은 중세시대 유럽의 기사(chivalry 또는 knight고도 불린다)의 투구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오늘날 우리들이 서구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중세의 갑옷(armor)과 투구(helmet) 형태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매우 다양한 형태의 갑옷과 투구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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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중세 투구 중에는 주조 공법으로 만들어져서 정말로 무겁고 두툼한 것이 있기도 하지만, 1~2mm 두께의 철로 만들어진 것들도 있다. 물론 얇은 두께의 것들도 얼굴 전체를 덮는 풀 페이스 타입(full face type)은 상당히 무겁다. 그런 투구와 온 몸 전체를 무거운 갑옷으로 감싸고 긴 칼과 크고 두터운 방패를 들고 싸운다는 건 정말로 엄청난 체력이 요구된다. 그래서 저런 갑옷의 이미지가 상장하는 바가 용맹과 카리스마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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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서양의 칼은 몸체 양쪽에 날이 있으면서 두텁고 무거우며 칼 끝이 삼각형으로 주로 찌르는 용도의 검(劍)이다. 반면에 동양의 칼은 대부분이 칼날과 칼등이 구분돼 있고 길게 휘어진 형태이면서 비교적 가벼워서 주로 베는 용도의 도(刀)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종류의 칼을 집합적으로 도검류(刀劍類) 라고 한다. 이야기가 투구에서 칼로 흘렀다. 금속으로 만든 휠은 물론이고 투구와 갑옷, 그리고 칼의 이야기는 인류문명의 이야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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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 형태의 속칭 ‘불판 휠’은 표면을 다이아몬드 커팅 가공하거나, 혹은 광택 처리로 만들어 금속성을 강조해 중세의 투구를 연상시켜서 장중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벤츠에서 마이바흐 모델을 중심으로 ‘불판 휠’들이 쓰이는 건 틀림 없이 그러한 서양의 역사에서 디자인 소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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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성의 널따란 접시 형태의 원반과 조합된 샤프한 비례의 냉각구로 강한 카리스마를 풍기는 속칭 ‘불판 휠’은 차량의 디자인이 효율성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음을 말해주는 요소이다. 앞으로 전기 동력 차량의 효율성이 화두가 되는 시대가 오더라도, 여전히 디자인 이미지와 감성이 주는 상징성은 변함 없이 중요성을 가지게 될 게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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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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