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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차의 디자인 리뷰 - 5. 현대 제네시스 쿠페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3-22 01:14:49

본문

드디어 제네시스 쿠페가 공개됐다. 아직 시판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아있고, 게다가 2010년형으로 발표되었으니 상당히 일직 공개한 것이다. 그동안 제네시스 세단의 등장과 함께 많은 자동차 애호가들이 제네시스의 후륜구동 플랫폼을 활용한 본격적인 스포츠 쿠페의 등장을 애타게 기다려왔던 것이 사실이다.

필자로써도 BK라는 코드네임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알려져 온 제네시스 쿠페의 등장을 무척이나 기다렸었다. 그런데 필자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제네시스 쿠페를 이렇듯 기다려온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그것은 이러한 쿠페형 스포츠카는 사실 모든 남성들의 로망을 자극하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단지 이동의 편의를 위해 차를 타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신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마초(macho)’적 캐릭터를 가진 고성능 스포츠카는 아마도 대부분의 남성들에게 꿈의 자동차(dream car)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제네시스 쿠페의 디자인을 통해 그 디자인을 살펴보고 제네시스 쿠페를 통해 발전해 나갈 한국의 본격적인 스포츠카가 지향해야 할 디자인의 방향까지도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자.

쿠페형 스포츠카의 의미
31724_1.jpg350Z의 뒤 스트럿 바 제네시스 쿠페는 차체의 구조로 보면 정통적(正統的, orthodox) 3박스 구조의 쿠페이다. 일견 차체의 스타일로 보면 현재의 투스카니와 엇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투스카니는 정통적 쿠페는 아니다. 투스카니의 차체는 2박스의 해치백구조를 가진 쿠페 스타일의 차체이기 때문이다. 사실 해치백의 차체 구조는 소형 승용차의 차체 공간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이지만, 차체의 강성 면에서는 불리한 점이 있다. 물론 이 말은 해치백의 차체가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카가 되기에 적절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31724_2.jpg실제로 해치백 구조의 스포티 카 라고 할 수 있는 티뷰론이나 투스카니 중에는 차체 강성을 높이기 위해 앞 엔진룸의 서스타워(suspension tower)에 스트럿 바를 대는 것은 물론이고, 뒤 트렁크에도 스트럿 바를 댄 경우를 자주 보았다. 아니, 닛산의 350Z는 아예 뒤 트렁크의 스트럿 바가 기본 장착품 이다. 이것은 2박스 해치백 구조가 뒤쪽 차체의 상부 지지구조물이 없어서 차체의 비틀림 강성이 약하기 때문이다. 비틀림 강성이 약하다는 것은 일반적인 운전자들이 주행할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고성능으로 몰아붙이는 스포츠카 마니아들에게는 차량의 운동성능을 떨어뜨려 불안감을 주는 취약점으로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런 이유에서 3박스 구조의 쿠페차체는 강성이 훨씬 높고 고성능 스포츠카의 잠재성을 가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쿠페형 차량은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해 중요하다. 닛산도 이제 해치백의 350Z는 단종 시키고 쿠페형의 스카이라인 GT-R이나 인피니티 G쿠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동양권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만드는 쿠페형 차량은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이미 살펴본 GTR을 비롯해서 아직은 컨셉트카 단계인 수프라 쿠페, 그리고 혼다는 아직 NSX의 차기 모델의 윤곽은 명확하지 않긴 하다. 그리고 마쓰다의 RX-8 등등이 있다. 모두가 개성이 철철 넘쳐흐르는 선이 굵은 차들이다.

도요타는 1964년 동경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최초의 GT카 2300GT를 내놓았고, 그 차를 1960년대 숀 코너리 주연의 007 영화에서 ‘본드카’로도 등장시켰으니, 이미 ‘스포츠카 업계’에서는 대 선배인 셈이다. 비슷한 시기에 닛산도 스카이라인이 등장하는 등 스포츠카에 대한 일본 메이커들의 도전은 의외로 놀랍다. 아무튼 이제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는 현대자동차도 고성능 쿠페를 가질 때가 됐다는 점에서 제네시스 쿠페의 등장은 기쁜 일이다. 솔직히 말해서 많이 늦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전체적인 내 · 외장의 디자인(스타일)의 특징 - 통일성을 가졌지만 중도적 성격
드디어 공개된 제네시스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그동안 현대자동차가 많은 차들을 통해 보여줬던 전반적으로 중립적이고 균형 잡힌 모습을 가지고 있다. 티뷰론과 투스카니를 잇는 패밀리 룩도 느껴진다. 팽팽하게 당겨진 면과 알맞게 각이 선 에지, 그리고 앞 범퍼에서 뒤 데크까지 길게 연결된 선은 매우 역동적이고 스포티하다. 그리고 후륜구동 특유의 비교적 짧은 오버행의 차체 비례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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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24_4.jpg차체의 여러 부분에서는 통일성 있는 형태를 볼 수 있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B 필러와 벨트라인이 만나는 부분에서는 공통적으로 커브의 조형요소가 쓰이고 있다. 이러한 커브가 역동적이고 제네시스 쿠페만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에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차체 전체적인 선의 흐름은 기하학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한편으로 유기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어서 한눈에 이 차가 닷지 바이퍼 같이 근육질의 유기적 이미지인지, 아니면 아우디 TT같은 기계적인 깔끔함인지가 쏙 들어오지는 않는 중도적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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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네시스 쿠페의 차체 스탠스는 18인치의 큰 휠과 최대한 차체 바깥쪽으로 자리 잡은 바퀴의 위치, 그리고 마치 사발을 엎어놓은 듯한 돔형 차체 등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윤거(wheel tread)가 넓어 차체를 앞에서 보았을 때의 스탠스(stance)가 안정적인 모습이다.

후륜구동 스포츠 쿠페로써의 존재감
그런데 한 가지 명확하지 않은 느낌은 측면의 이미지에서 이 차가 후륜구동 차량이라는 이미지가 뚜렷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저 전륜 구동 차량 투스카니의 모델체인지 차량 같은 느낌이다. 왜 그럴까? 자동차의 차체 디자인은 그냥 멋있게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의 성격을 나타내주어야 한다. 차체의 조형요소는 차량의 구조를 반영하는 것이어야 한다.

31724_6.jpg그런 의미에서 후륜구동방식의 차량에서 C 필러의 디자인은 매우 중요하다. BMW의 C-필러에서 볼 수 있는 호프마이스터 커브는 바로 후륜구동방식의 구조를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조형언어인 것이다. 또한 제네시스 세단에서도 이와 같은 조형언어를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닛산의 GT-R이나, 수프라 컨셉트, RX-8 등은 C 필러의 비중이 크게 처리되어 있어서 후륜구동차량으로써의 존재감을 잘 말해주고 있다. 제네시스 쿠페도 지붕에서 C필러로 내려오는 능선을 점점 굵어지는 형태로 처리하고 B 필러와 만나는 커브를 약간만 뒤로 이동시켜 뒤쪽의 중량감을 강조했더라면, 훨씬 카리스마 있는 옆모습이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국산 본격 스포츠카의 시조
자, 이제 어쨌든 국산 스포츠카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1964년에 나온 도요타의 2300GT는 지금의 성능기준으로 보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일본의 자동차 역사에서 하나의 획을 그었고, 세계의 GT카 계보에서도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자동차메이커의 생존을 위한 ‘팔기위한 차’들 밖에는 없었다. 엑셀을 이용한 스쿠프가 그랬고, 엘란트라를 이용한 티뷰론과 투스카니가 그랬다. 그들의 운명은 적은 개발비로 스포티한 이미지의 구색을 맞춰주는 차였다. 그렇지만 이제 우리도 세계에 내놓을 만한 성능 좋은 차를 가지고 싶어졌다. 더 이상 스타일만 스포티한 게 아니라, 성능이 받쳐주는 진짜 스포츠카를 가지고 싶은 것이다.

닛산의 GT-R은 오늘날 포르쉐와도 전혀 다른, 그렇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를 능가하는 성능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탐내는 스포츠카가 되었지만, 그 시초는 세단을 베이스로 만든 드래그머신이었다. 오늘 우리가 보는 제네시스는 현재로써는 약간 아쉬울지는 몰라도, 우리가 잘 가꾸면 훌륭한 모습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가진 훌륭한 혈통으로 등장했다. 5년이나 10년 후의 세대가 바뀌어 엄청난 카리스마를 가진 스포츠카의 선조가 나타났다는 것만으로도 기쁠 일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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