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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쌍용 토레스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2-07-03 16:44:13

본문

쌍용자동차 재기의 염원을 담은 신형 SUV 토레스(TORRES)가 공개됐다. 우리나라에서 SUV 전문 메이커로 불리기도 하는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주기 바라는 마음은 한국에서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갖고 있는 생각일 것이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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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자동차신업의 특성상 서로 다른 기업이었던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가 합병된 1999년 이후 우리나라의 자동차시장은 경쟁이 사라진, 현대자동차 그룹이 어떤 때는 85%를 차지하는 독점 시장이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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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규모의 경제 덕분에 글로벌 규모의 자동차 메이커로 급격히 성장한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인해 국산차의 품질이 글로벌화 되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그건 수출차 이야기이지 내수용 차 품질 문제는 여전하다는 게 사람들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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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다양한 브랜드와 차종이 존재해야 그 생태계가 건전한 균형과 견제를 통해 발전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절대강자가 경쟁 없이 매년 가격 인상과 품질 문제, 무늬만 다른 현대기아 브랜드가 끌어 나가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는 이렇다 할 대안이 사실 없다. 만약 그게 싫으면 수입차를 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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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나라의 자동차 시장에서도 한 메이커가 85%를 차지하는 곳은 없을 것이다. 개도국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지만 개도국 중에도 그런 곳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에는 우리나라에 무려 7개의 자동차 메이커가 존재했었고, 그들은 치열하게 겨루었다. 물론 각 메이커의 차종 폭이 넓지 않았고 품질도 글로벌 수준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경쟁은 치열했다. 그래서 어떤 해에는 차 값이 내려가는 놀라운 일도 있었다. 물론 각 기업 구성원들에게는 지옥 같은 일이었겠지만, 소비자들은 특성이 명확히 다른 차들을 고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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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는 다시 7개의 메이커가 경쟁하는 날이 오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 쌍용자동차와 같이 제품 포트폴리오가 명확히 다른 회사가 개성 있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아 주기만 해도 생태계는 활력이 생길 게 자명하다. 그리고 그런 임무를 띤 차량이 바로 새로 등장한 토레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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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의 디자인 공개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쌍용자동차 창업 이래 전무후무한 사전 계약 실적이 현재의 주류적 특징과는 다른 디자인 감성의 차량을 갈망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대변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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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의 차체 디자인은 도시 지향의 감성을 가진 것 같으면서도 전면의 인상을 자못 우락부락하다. 전면부는 흡사 영화 스타워즈의 스톰 트루퍼 같기도 하다. 그래서 도시지향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인상을 가진 차를 몰고 험지를 달려야 어울리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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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까지 젊은이들의 드림카로 불렸던 뉴 코란도의 감성도 이런 방향이었던 것 같다. 그것은 구형 코란도의 각진 지프의 이미지가 아닌, 곡면이 가미된 도심지의 이미지와 함께 터프한 오프로드의 감성이 공존했던, 그래서 청장년 남성들의 현실적 드림카의 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감성이 바로 뉴 코란도의 디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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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만나보는 토레스는 과거 뉴 코란도가 청장년 남성들의 위시 리스트에 올라있던 그 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물론 쌍용은 뉴 코란도의 계보를 이을 KR-10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오늘날의 SUV들은 하나같이 모두다 크로스오버에 도시 지향이고 럭셔리 감각 일색이다. 물론 소비자들이 그걸 원하니 그에 맞추어 메이커가 개발한 결과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덩치 큰 럭셔리 SUV를 원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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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는 중형급이면서 그런 틈새를 잘 비집고 들어온 것 같다. 물론 감각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다. 차체 외부 디자인이 터프 감각인 데에 비해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수평 기조로 무난한 인상이다. 물론 실내는 조형성보다는 편안해야 하는 건 맞다. 그렇지만 하드코어 성향이 가미된 최근의 몇몇 최신 SUV의 실내를 보면, 거기 앉아서 운전하면 재미있을 것 같은 감각이 있다. 과거 뉴 코란도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SUV 다운 기능성과 나름의 터프한 감각이 있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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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반면 토레스의 실내는 운전해 보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자못 무난한 디자인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시각적으로 보기에는 잘 만들어진 품질을 가진 걸로 보인다. 오늘은 토레스에 관한 글이기에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하드코어 SUV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할 때 더 다양하게 보여드릴 것을 약속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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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의 공간은 충분해 보인다. 2열 좌석을 접은 상태의 공간은 상당히 넓다. 여기에서 3열 좌석이 있고 없고는 논하지는 말자. 토레스는 패밀리 SUV와는 다른 자유로운 감각을 가진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모든 SUV들이 다 똑같이 3열이 있어야 하고 큼지막 해야 하는 건 아니다. 토레스의 존재가 다른 감각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기능도 다른 SUV와 비슷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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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의 역할은 흡사 뉴 코란도를 연상시키는 앞모습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테일 게이트에 달린, 스페어 타이어 커버를 연상시키는 육각형 커버는 별도의 손잡이까지 달려 있어서 그 기능이 궁금하지만, 어쨌든 현대기아 브랜드의 차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또 다른 감각을 보여준다. 그런 감각을 보여준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토레스의 임무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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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 속에서 자신의 감성에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것만으로도 토레스의 임무는 매우 성공적이다. 토레스 디자인의 완성도는 훌륭한 편이다. 너무 세련된 감각은 사실상 하드코어 SUV의 감각이 아니다. 현대 기아의 차들과는 다른 감각, 그것 하나로 충분하다. 그게 쌍용 토레스의 역할이고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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