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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영원한 타임머신 DMC 드로리언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2-08-29 10:42:04

본문

드로리언(Delorean)은 자동차로서 보다는 타임머신으로 더 유명하다. 드로리언 이라는 차량의 이름은 몰라도 영화 ‘백 투더 퓨처(Back to the Future)’의 타임머신 이라고 하면 모두가 ‘아, 알아!’라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자동차로서의 드로리언의 본래 이름은 ‘DMC12’이고, 알려진 바에 의하면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약 8,500대가량 생산됐으니, 결코 많은 양은 아니지만, 영화에서 타임머신으로 활약한 스포츠 쿠페 드로리언은 처음 영화가 나온 1985년 이후 오늘날까지 거의 40년 간 유명세를 떨치고 있으니, 생산량 대비 매우 효율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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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리언을 생산한 드로리언 모터 컴퍼니(Delorean Motor Company)는 GM이사회의 경영진이었던 존 재커리 드로리언 (John Zachary DeLorean; 1925~2005)이 설립한 회사이다. 차량의 개발은 1976년에 첫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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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점을 바탕으로 하면 이 차를 디자인한 쥬지아로는 1974년 전후에 작업을 했을 것이며, 시간 상으로는 그가 현대자동차의 포니의 디자인을 끝낸 직후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이유에서 드로리언에서는 쥬지아로 특유의 기하학적 조형은 물론 패스트 백 차체와 사각형 헤드 램프 등 포니와의 유사성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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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지아로 특유의 칼로 잘라낸 듯한 평면에 가까운 곡면을 가지면서 면과 면이 만나는 모서리를 전체 차체 형태는 약간 둥글게 처리하면서 차체 세부의 모서리는 각을 세우는 기법을 쓴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조형 기법에 의해 드로리언의 차체 외판의 스테인리스 패널을 그대로 쓴 질감과 형태의 중량감이 더욱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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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리언의 차체 구조는 뒤 엔진의 뒷바퀴 굴림 방식이면서도 낮고 긴 후드 비례로, 마치 앞에 엔진이 탑재된 듯한 매우 역동적인 비례를 가지고 있다. 대체적인 미드십이나 후방 엔진 탑재 구조의 차량들이 후드는 짧은 대신 B-필러 이후에서 뒷바퀴까지의 거리가 길거나 뒤 오버행이 긴 형태를 보여주는데, 드로리언의 차체 비례는 앞 엔진, 뒷바퀴 굴림 방식처럼 보이는 비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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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구조에 의해 뒤쪽의 공간은 모두 엔진 룸으로 할애되며 실내에서도 운전석과 조수석 이후에는 활용 가능한 공간은 없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형태는 클러스터 독립형 이면서 센터 페시아와 앞 콘솔이 연결된 연직형 구조이면서 수평형 크러시 패드가 조합된 약간은 절충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여기에 센터 터널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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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리언의 차체 구조가 유리 섬유 강화 플라스틱(FRP; Fiberglass Reinforced Plastic)을 재료로 해서 마치 욕조 같은 형태로 차체 뼈대가 제작되고, 이 위에 스테인리스 강판으로 만든 차체 패널이 조립되는 구조이다. 외판에 쓰인 스테인리스 패널은 우리들이 흔히 보는 주방 개수대의 재료로 쓰이는 강판으로, 표면에 헤어 라인(hair line) 이라는 줄무늬 가공이 돼 있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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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료는 녹이 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으나 도료의 점착성은 좋지 않은데, 그런 이유로 사실상 모든 드로리언은 페인트 칠이 돼 있지 않고, 스테인리스 강판의 재질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로 인해 오히려 드로리언은 가장 개성 넘치는 차량인 동시에 타임머신이 됐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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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리언의 차체에서 도색이 된 부분은 앞 뒤 범퍼 역할을 하면서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감싸는 프런트 모듈과 뒤 범퍼 역할을 하며 테일 램프를 감싸고 있는 리어 모듈이다. 이런 분할방법은 항공기 기체 디자인과의 유사성도 있어서 더욱 더 드로리언을 타임머신처럼 보이게 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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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바에 의하면 드로리언의 초기 개발 콘셉트에는 로터리 엔진이 탑재될 계획도 있었다고 하니, 아마도 쥬지아로에게 디자인 의뢰가 갈 때는 그런 계획 등이 전달됐을 것이며, 그에 따라 좀 더 미래지향적 조형 콘셉트를 가지고 작업에 임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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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30대 중반이었을 쥬지아로의 패기와 감각이 더해졌음은 말할 나위 없음이다. 슬림한 앞 유리창과 슬림한 후드, 그리고 네 개의 사각형 헤드램프를 가진 슬림한 전면부의 이미지는 거의 40년 전의 디자인이라는 인상이 들지 않는다. 그야말로 ‘시간을 구애 받지 않는 타임머신(Timeless Time Machine)’일지도 모른다. 감각만을 앞세우는 조형은 수명이 길지 못하다. 그런 관점에서 쥬지아로의 디자인은 감각적이기보다는 본질적 조형에 가까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드로리언의 모습을 보면 전면 유리의 각도가 매우 낮고 비례 역시 슬림한 비율로 돼 있어서, 전측면 방향에서 본다면 마치 UFO 같은 인상이 들기도 한다. 여기에 걸 윙 도어는 더더욱 미래지향적 인상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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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드로리언의 공장을 인수한 새로운 사업가가 기존의 드로리언을 수리하거나 복원하는 사업 등을 하면서 전기동력 차량으로 새로운 모델을 2022년형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본래의 드로리언과는 상당히 다른 감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 신형 모델이 드로리언의 감성을 잇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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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 글을 정리하면서 드는 생각은 현대자동차가 드로리언의 상표권을 인수하는 것은 또 다른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보아도 폭스바겐 그룹이 명맥이 끊긴 부가티의 상표권을 인수해 울트라 럭셔리 수퍼카를 만들고 있다. 사실상 수퍼카, 혹은 스포츠카는 하드웨어만 가지고 완성되지 않는다. 폭스바겐은 그걸 알았기에 부가티 브랜드를 사들인 건지도 모른다.

현대자동차는 이제 글로벌 플레이어이고 고급브랜드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카는 고급브랜드와는 다른 스토리가 필요하다. 게다가 드로리언은 미완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부가티의 미완의 스토리를 폭스바겐이 만들어가듯이, 드로리언의 나머지 이야기를 현대가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현대자동차는 드로리언의 오리지널 디자이너 쥬지아로와 오랜 역사도 가지고 있다. 드로리언의 디자이너 쥬지아로가 21세기의 드로리언을 완성하는 스토리는 현대자동차의 기술과 결합하는 또 다른 스토리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85세가 된 쥬지아로를 생각하면 시간이 촉박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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