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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링컨의 미래 전기 SUV 스타 콘셉트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2-10-17 09:22:33

본문

포드의 고급 브랜드 링컨(Lincoln)이 공개한 전기동력 럭셔리 SUV 콘셉트 카 스타(Star)의 내/외장 디자인은 앞으로 우리가 만나볼 가능성이 높은 전기동력 SUV의 여러 모습을 미리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전기동력화가 미래를 향하는 거스를 수 없는 경향이라고는 하지만, 한편으로 모든 차들이 일시에 전기로 바뀔 수는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 관점에서 향후의 방향을 이런 콘셉트 카를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기도 하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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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SUV는 미국의 생활 양식을 대표하는 차량의 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 오늘날의 미국 자동차 시장은 일부 고급 브랜드의 세단 몇 종류만 남고 대부분의 대중 브랜드는 세단을 없애고 중대형 SUV와 픽업 중심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하지만 경승용차 급의 초소형 승용차들도 여전히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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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고유가는 국가를 가리지 않는 현상이지만, 특히 차량들 상당수가 여전히 가솔린 엔진을 쓰고 있는 미국의 대형 SUV들은 8기통 6.2리터라는 엄청난 배기량을 가지고 있으면서 연비도 리터당 3~4km 수준이다. 휘발유 가격이 1갤런(약 3.8리터) 당 1달러 내외-이건 생수보다 더 싼 가격이다-이었던 1990년대까지는 일견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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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지금은 미국에서도 비싼 곳은 갤런 당 5달러를 내야 하는 곳-거의 요즘 우리나라의 싼 주유소 수준-이 있음에도 여전히 8기통 6.2리터급 가솔린 엔진의 SUV와 픽업들이 즐비한 미국을 보면 어쩌면 문제는 기름 값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생활 방식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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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미국인들이 8기통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선호하는 이유는 부드러움과 높은 토크 때문이라고 한다면, 전기 동력 차량은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일종의 복음과도 같을 것이다. 조용함과 높은 토크를 두루 갖추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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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배터리 팩이 바닥에 깔리는 스케이트 보드 구조의 전기동력 플랫폼은 차체 강성에 대한 제약이 거의 사라짐으로 인해, 차체에서 필러를 거의 신경 쓰지 않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오늘 살펴보는 링컨의 스타 EV 콘셉트 역시 이런 전기동력 차량의 구조적 장점을 최대한 차체 디자인에 반영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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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비례에서 엔진이 없는 전기동력 차량임에도 긴 후드를 가진 건 그 공간을 적재공간으로 쓰기 위함이다. 게다가 후드가 투명도 조절이 되는 유리로 돼 있는데, 주차 중에는 검은색이 돼서 후드 안쪽의 화물을 볼 수 없지만, 차량에서 승객이 하차한 후에 필요에 따라 투명해져서 어떤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고 열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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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건 픽업이건 간에 적재 공간은 미국에서 매우 중요하다. 의자 한 개를 사더라도 배달을 해 주는 게 당연한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모든 물건 배달에 별도의 배송비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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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EV 콘셉트의 차체 측면 스탠스는 약간 뒤로 쏠려 보이는 데다가 긴 리어 오버행으로 인해 기존의 육중한 미국식 SUV의 이미지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그 대신 스타 EV 콘셉트에서 가장 강조된 건 필러 구조의 변화이다.

그에 따라 B-필러가 사라진 것과 아울러 A-필러와 C-필러를 3D 프린터로 출력한 그물 형태에 유리창이 결합된 투과식 구조물로서 캐빈의 개방감을 최대한 강조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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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무리 B-필러가 없다고 하더라도 방수를 위해서는 가는 웨더 스트립 한 줄 정도는 들어가는 것이 현실에서의 모습이지만, 여기에서는 그마저도 없다. 개방성을 강조하려는 걸로 보인다.

앞쪽 후드에 화물공간 덕분에 쪽 실내 뒤쪽 공간의 활용도가 더 자유로워진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테일 게이트 아래쪽이 펼쳐져 열리면서 마치 벤치처럼 앉을 수 있는 구조물이 만들어진다. 물론 이미 다수의 픽업 트럭이나 랜드로버 SUV 등에서도 이처럼 테일 게이트를 의자처럼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볼 수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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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1등석 좌석과 비슷하게 만든 뒷좌석의 디자인은 이 콘셉트 카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으로 보인다. 시트 좌면 아래쪽에 서랍처럼 열리는 공간에 신발을 넣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신발을 벗고 편안하게 다리를 뻗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서구에서는 실내에서도 신발을 벗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최근에는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생활 문화가 의외로 많은 미국과 유럽 사람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침대에서도 신발을 신고 눕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과거 서구인의 생활 풍경이었다면, 위생과 쾌적성을 위해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것이 장점이 많다는 것에 공감하는 건지도 모른다. 이외에도 뒤 시트 등받이 중앙에는 음료 보관을 위한 냉장고도 장착해 놓았는데, 이런 요소들은 차량의 실내 공간을 이동 공간으로보다는 생활 공간으로 보는 시각이 높아진 것을 의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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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전동화와 함께 나타나는 변화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두드러진 것은 차량에서 동력성능을 위한 하드웨어를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엔진 동력 차량에서는 엔진은 그 차가 가진 특성의 거의 대부분을 좌우한다. 엔진의 크기와 배기량은 그 차의 성격과 용도를 나타내주고, 심지어 배기음 역시 그 차의 성격을 만들어주는 요소였다. 그러나 그런 요소들이 모두 사라진 모터 동력의 전기 자동차는 차량을 이동의 수단으로서 성능(性能; performance)의 관점으로 다루기 보다는 차량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기능(機能; function)에 대한 중요도가 더 높아지는 것 같다.

그런 맥락에서 자동차의 이동성 보다 얼마나 활용도가 있느냐 하는 관점, 마치 가구를 고르는 것과 유사한 관점이 전기 동력 자동차에서는 나타날지 모른다. 가구는 이동성이 전혀 없는 물건 중 하나이다. 한번 사서 정해진 자리에 놓으면, 이사 갈 때까지 이동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의자건 식탁이건 수납장이건 간에 고정된 위치에서 쓰는 가구를 고르는 관점은 자동차와 완전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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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이나 움직임에 대한 고려가 전혀 필요치 않은 가구를 고를 때 사람들은 일차적으로 가구의 외관이 마음에 드느냐를 보는 것 같다. 이 때의 기준은 놓여질 공간과의 조화에서부터 시작해서 나뭇결의 형태, 색상, 세부 부품의 퀄리티와 외관의 장식성 등이고 그 다음의 고려사항이 예를 들면 수납장이라면 공간 활용도와 구조의 견고성, 등의 기능적 요소일 것이다.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고 균일한 토크가 즉각적으로 나오는 전기동력 차량 시대에는 SUV를 고르는 기준은 동력장치의 성능에서 나오는 감성적 퀄리티, 즉 자동차로서의 역동성은 비교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가구를 고를 때와 같은 기능성이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가변 투명 후드의 수납공간, 장식적인 뒷모습, 좌석의 안락성 등을 강조하고 있는 링컨의 EV 콘셉트 카는 그런 변화를 암시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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