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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아우디 콘셉트 카 어반 슈피어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2-11-22 10:43:26

본문

아우디가 선보인 새로운 콘셉트 카 어반 슈피어(Urban Sphere)는 자율주행과 운전을 겸할 수 있는 모빌리티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까지 완전 자율주행의 실현은 여전히 구체화되지 않고 있고, 사실상 점점 더 멀어지는 것이 솔직한 기술 개발의 모습으로 보이지만, 자율주행 기술개발과 콘셉트 카의 등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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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 카의 이름 어반 슈피어(Urban Sphere)에서 어반(urban)은 ‘도시’의 의미이고 슈피어(sphere)는 구체(球體), 하늘, 천체, 활동범위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콘셉트 카의 지붕이 모두 유리로 덮인 걸로 봐서는 도시의 밤하늘을 의미하는 걸 수도 있고, 범위라는 의미로 봐서는 도시를 활동 범위로 하는 공간 중심의 자율주행 차량이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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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 카 이기에 정확한 차체 제원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차체 구성은 1.5 박스 구조에 2열 좌석을 가진 미니밴의 형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공개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본다면 차체 측면의 이미지와 비례가 매우 짧은 프런트 오버행에 긴 휠베이스를 통해 전기동력 차량 구조의 장점인 공간 활용성을 최대한으로 높인 비례를 추구한 걸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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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눈에 띄는 건 아우디의 대표적인 디자인 아이덴티티 요소인 모노 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을 전기 동력 차량의 성격에 맞추어 조명 패널로 재해석한 디자인이다. 그리하여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양 옆으로 확장된 조명 패널이 마치 하나의 커다란 전광판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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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아우디에서 채택되기 시작한 모노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은 실질적으로 전 세계의 모든 메이커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에 영향을 끼쳤는데, 모노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은 단지 그릴을 크게 만들었다는 의미보다는 도형의 시각적 인지 구조 연구를 통한 게슈탈트(Gestalt) 원리에 입각한 디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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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기동력 차량에서는 실질적으로 냉각 기능을 위한 라디에이터와 그에 따른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 없어진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량에서는 차량과 보행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요구가 크게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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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우리들이 보행자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를 통해 길을 건너려 할 때는 다가오는 차량의 운전자와의 눈빛을 교환하는 무언의 의사소통을 통해서 자동차가 멈출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운전자가 없는 완전자율주행차량은 차량과 보행자 간의 저러한 의사소통의 방법이 사실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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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완전자율주행이 실현된다면 기술적으로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 할 때 차량의 센서가 그것을 감지하여 정차할 것이므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사실 그건 이상일 뿐이다. 아무튼 보행자 입장에서 달려오는 자율주행차량이 정차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는 불확실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보행자에게 차량의 정지 여부를 알려주는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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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슈피어 콘셉트는 LED 조명을 활용한 그릴을 통해서 보행자에게 빨간색의 X형태의 패턴으로 위험하다든가, 초록색의 조명으로 길을 건너도 된다든가 하는 식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보행자의 관점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에 표시된 빨간색 X 표시로써 차량이 멈추지 않을 것이므로 건너가서는 안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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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의 조명장치는 그러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을 때는 백색 LED 등이 마치 모노 프레임 형태의 그릴 모양으로 점등돼 있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러한 모습은 실질적으로 조명이 크롬 장식과 같은 역할을 하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아우디 브랜드 심벌에도 조명이 적용돼 있고, 테일 램프의 디자인 역시 그러한 역할로써 디지털 개념의 장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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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아우디는 십여 년 전에 양산 메이커 최초로 조명 디자인 조직을 만들었기에 아마도 현재의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서는 가장 오랫동안 조명의 다양한 기능에 대해 연구해 왔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물리적인 기능의 모노 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을 조명을 적용한 가상적 그릴로 재해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니밴의 실루엣에 가까운 차체 디자인과 달리 어반 슈피어 콘셉트는 실내 디자인에서 많은 변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율주행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은 운전 기능을 위한 운전석에서는 8각형의 형태를 가진 장방형 스티어링 휠이 넓은 곡면형 디스플레이 패널과 조합돼 있다. 운전석에서 도어로 연결되는 면은 꺾임이 없는 이른바 랩어라운드 스타일(wrap around style) 이면서 목재 질감과 조명 패턴이 적용된 도어 트림 패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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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기술적으로 디스플레이 패널에 나뭇결이나 가타 다양한 텍스타일 패턴(textile pattern) 등을 나타내는 것이 가능해졌기에 어반 슈피어의 실내 트림 패널에도 그러한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아울러 2열 좌석의 구조가 독립된 개별 좌석이면서 거의 항공기 1등석의 안락성을 목표로 디자인된 걸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착좌 각도가 뒤로 약 35도 정도로 누운 자세로서, 이것은 인체가 무중력 상태에서 가장 편안하게 이완된 자세임을 인류의 우주 기술 개척 단계에서 발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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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국산 승용차의 조수석에 이런 무중력상태의 이완자세를 활용한 릴렉스 시트 기능이 적용돼 있다. 다만, 그 기능은 안전띠와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은 아직까지 숙제이기는 하다.

그러나 언젠가 정말로 완전한 자율주행이 실현된다면(물론 그 시점은 먼 훗날일 것이지만) 승객이 등을 뒤로 35도 젖히고 편안히 누운 자세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꿈이 실현될지 모를 일이다. 아우디 어반 슈피어 콘셉트의 2열 좌석은 그런 이상을 보여준다. 게다가 도어 트림 패널에는 각 개별 승객이 자신이 원하는 온도의 설정이 가능한 조작장치도 적용돼 있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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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 슈피어 콘셉트는 미래에 자율주행이 가능해진 때에 모빌리티가 보여주게 될 자율주행의 모습을 기술적인 접근이 아닌 디자인의 관점에서 접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외장 디자인에서는 차량과 보행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조명을 기술적인 관점이 아닌, 인지와 시지각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제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실내에서도 모빌리티, 즉 이동 도구로서의 기술적인 모습이기보다는 생활 공간의 연장의 관점에서 이동 공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자율주행은 기술적으로 얼마나 정교하게 그것을 수행하느냐의 해결이 도로 조건과 데이터의 축적, 그리고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대처 등에서 도전적인 해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런 한편으로 자율주행을 통해서 차량의 실내에서 승객이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게 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어쩌면 오늘날의 전 세계 자동차의 다양성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걸로 보인다. 그리고 아우디 어반 슈피어 콘셉트는 외장 디자인의 조명 패널과 실내 거주성의 다양성의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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