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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차의 디자인리뷰 - 7. 기아 포르테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9-10 06:51:01

본문

국산 승용차의 디자인리뷰 - 기아 포르테

드디어 포르테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국내의 준중형차 시장에서 아반떼가의 독주하고, 상대적으로 다른 모델들은 고군분투하는 격이었으나, 드디어 아반떼의 강력한 적수가 나타난 것이다. 아직 차들이 도로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스포츠쿠페의 느낌을 가진 젊은 취향의 준중형 승용차를 기다려 온 사람들에게 포르테의 등장은 본격적으로 ‘특색 있는 디자인의 차’를 탈 수 있게 됐다는 사실로 들뜨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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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이동의 편의를 위해 차를 타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차를 타면서도 자신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캐릭터를 가진 승용차를 타고 싶어 하는 것은 누구나 원하는 바 일 것이다. 사실 베스트셀러 아반떼는 상품성은 훌륭하지만, 그야말로 보편적이고 무난한 승용차로써 존재하고 있지, 개성이 철철 넘치는 차는 아니다. 개성 있는 준중형 승용차로 등장한 포르테의 디자인 특징을 살펴보자.

캐빈 중심의 쿠페형 스타일

아직 국산 차 중에는 본격적인 쿠페는 없다. 물론 곧 제네시스 쿠페가 나올 것이지만, 그래도 준중형급의 쿠페는 없다. 티뷰론이나 투스카니는 스타일은 쿠페스럽지만 차체의 구조로 보면 정통적(正統的, orthodox) 3박스 구조의 쿠페는 아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포르테의 2도어 버전도 나올 것이라고 하고, 이미 컨셉트 카로도 나왔으니, 실현 가능성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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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말로 포르테의 2도어 버전이 나온다면 스타일로 보나 구조로 보나 정통적인 쿠페가 될 것이 틀림없다. 사진을 비교해 보면 포르테의 양산형 모델은 쿠페형 컨셉트 카와 전체적인 분위기는 거의 같다. 아마 2도어 쿠페형이 나온다면 컨셉트 카에서 보여준 분위기로 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산 차 중에서 정통적인 2도어 쿠페의 시초는 1990년에 등장한 현대자동차의 스쿠프이다. 스쿠프는 소형 승용차 엑셀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3박스 구조에 2도어를 가진 정통적(正統的)인 쿠페 차량이었다.

이야기가 쿠페 쪽으로 빠졌지만, 어쨌든 포르테는 엔진룸과 승객실, 그리고 트렁크 공간이 나누어진 3박스 세단 승용차 구조이면서, 차체 스타일은 쿠페와 같이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포르테의 차체 비례를 보면 후드가 매우 짧은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3박스 구조의 차량에서 후드의 길이가 전체 길이의 25%가 되는 것이 가장 중립적인 비례인데, 소형차로 갈수록 실내공간의 비중이 높아져 25% 이하로 짧아지게 된다. 포르테 역시 후드의 길이가 차체 길이 대비 약 23%로써 상당히 짧은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뒤 데크의 길이도 전체 길이의 10% 이면서 후드길이의 1/2 보다도 짧게 설정해 매우 역동적이고 경쾌한 비례로 만들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비례는 최근의 모노볼륨형 차체 디자인, 즉 물방울 개념의 차체 디자인의 최근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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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테의 엔진룸을 보면 그러한 차체구조의 변화를 확연하게 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엔진룸에서 서스펜션 타워(suspension tower)의 위치이다. 앞 유리창을 붙이는 카울(cowl)이 서스펜션 타워와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그만큼 캐빈이 앞쪽으로 옮겨졌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서스펜션 타워는 카울과 많이 떨어져 있는데, 포르테와 같은 이런 구조는 캐빈의 크기 증대는 물론이고, 별도의 스트럿 바를 대지 않아도 차체의 강성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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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디자인의 특징

포르테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그동안 기아자동차가 디자인에서 얻어왔던 평판, 즉 성능은 좋지만, 디자인에서는 그다지 세련되지 못하다는 선입관을 완전히 깨뜨리고 있다. 이런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변화는 디자인 총괄 책임자 피터 슈라이어의 영입에 의한 것이 ‘공식적인’ 이유이겠지만, 필자로써는 피터 슈라이어의 ‘디자인능력’도 중요한 이유이지만, 그 보다는 디자이너들의 전문적인 창작활동을 그대로 반영한 디자인에 대한 의사결정이 비로소 이루어지기 시작한 변화의 결과라고 보고 싶다. 다시 말해서 피터 슈라이어 영입 이전에도 실무 디자이너들의 ‘실력’은 충분했지만, 그 실력을 확실하게 어필시킨 의사결정을 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다. 아무튼 최근에 나오는 기아 차들, 그리고 앞으로 나오기 위해 ‘줄을 선’ 기아차들의 디자인은 가히 우리나라 자동차 디자인 개발의 역사에서 길이 남을 차들이 될 것이 틀림없다. 앞으로의 차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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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테 차체의 여러 부분에서는 통일성 있는 형태를 볼 수 있다. 헤드램프(head lamp)와 테일 램프(tail lamp), A 필러와 벨트라인이 만나는 부분에서는 공통적으로 직선적이고 기하학적의 조형요소가 쓰이고 있다. 이러한 조형요소들이 역동적이고 활기찬 포르테만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 등에서 보이는 디테일은 전 세계 어느 나라의 차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형태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은 필자의 ‘칭찬(?)’이 지나치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물론 헤드램프의 외곽 형상이 혼다의 디자인 성향과 유사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라디에이터 그리과의 조합이나 헤드램프 내부의 반사경과 베젤에서의 디테일은 혼다의 그것을 앞서고 있다. 그리고 일명 ‘호랑이 그릴’ 이라고 불리는 기아자동차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이미지 역시 상당히 공격적이며 젊은 이미지를 주고 있다.

하지만 포르테에서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포르테의 앞모습과 뒷모습에서 보여주는 당당하고 공격적인 인상에 비해, 차체 측면의 전체적인 형태 구성이 밀도가 조금은 떨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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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임을 밝혀두는 바이다. 차체 측면에서의 면의 흐름은 매우 시원시원하고 벨트라인과 캐릭터 라인의 처리 역시 매우 다이내믹 하다. 특히 앞 펜더에서 시작된 선이 사라졌다가 다시 벨트라인과 캐릭터 라인이 시작되는 A 필러 아래 부분의 디자인은 매우 과감하다. 그런데 그 아래쪽 차체로 내려가면 앞 범퍼와 헤드램프에서 시작된 역동성을 뒤쪽까지 끌고 가지 못하고 있다. 도어 아래쪽 로커 패널에서의 면과 선의 처리가 소극적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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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 연결하는 힘을 보완해주기 위한 방법으로 옆 그림에서 빨간 색 라인으로 표시한 것처럼 로커패널을 좀 더 넓게 접어 넣어 만들거나, 아니면 회색으로 표시한 것 같은 사이드 가니쉬, 혹은 사이드 프로텍터를 붙이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 그렇게 하면 차체 옆면에서의 시각적 힘이 더 생겨날 것 같다.

국산 승용차 디자인의 비상

최근의 국산 승용차들의 기술적인 발전, 그리고 디자인에서의 발전은 정말로 눈부시다. 이런 흐름이라면 앞으로 몇 년 내로 ‘싼 값으로 승부하는 차’의 오명은 벗게 될 것이 틀림 없다. 게다가 어느 새 국산 차들의 기술적인 수준은 선진 메이커들과 대등한 수준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런 하드에어적인 것에 문화와 감성으로 대변되는 소프트웨어적인 잠재력을 얼마나 키워 나가느냐 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소프트웨어적인 잠재력을 키울수록, 사람들이 사고 싶어서 안달하는 차가 나올 가능성이 점점 높아질 것이다.

포르테의 등장과 곧 이어 나올 소울, 그리고 또 앞으로 우리가 만나게 될 새로운 디자인과 독특한 감성으로 중무장한 국산 차들의 모습이 더 없이 기대된다. 오늘 우리가 보는 포르테는 그런 새로운 디자인을 보여주는 국산 승용차들의 비상(飛翔)의 시작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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