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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차의 디자인리뷰 - 8. 기아 쏘울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9-30 07:09:11

본문

한국차의 디자인리뷰 – 8. 기아 쏘울

드디어 쏘울이 등장했다. 상자형 스타일의 컨셉트 카 등장 이후에 컨셉트카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살려 나온 차로써는 아마 쏘울이 거의 국내 최초일 것이다. 도로를 지나다가 우연히 스쳐 지나가는 쏘울을 보면, 마치 귀여운 악동(?)을 연상시키는 앞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32180_1.jpg사실 자동차디자인을 가르친다는 죄(?)로 그동안 주변의 지인들에게서 국산차 중에 ‘사고 싶은 디자인의 차가 없다’는 식의 불평(?)을 많이 들어온 필자로써는 개성이 넘치는 쏘울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CUV로 등장한 쏘울의 디자인 특징을 살펴보자.
쏘울은 개성이 넘치는 크로스오버 차량을 기대해 온 사람들에게는 본격적으로 ‘디자인이 무기’인 차를 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며, 동시에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이제는 디자인으로 골라 타는 시대가 왔다는 사실에 발전을 실감하게 된다.
쏘울의 TV광고부터가 매우 감각적이고 신선하다. 즐거움을 내세우는 광고 분위기는 온라인을 통해 코믹한 UCC 문화에 익숙한 신세대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늘씬한 쿠페형 승용차가 스타일을 중심으로 한 차라면, 쏘울 같은 CUV(Crossover Utility Vehicle)는 스타일과 공간의 활용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 실속 있는 차라고 할 것이다.

독특한 박스형 차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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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가에 필자는 닛산의 큐브를 시승한 일이 있다. 닛산 큐브는 이미 널리 알려진 그야말로 상자형 차량이다. 큐브는 차체 크기는 국내 B세그먼트 소형 승용차 수준이지만, 차체 측면에서 위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형태의 이른바 텀블 홈(tumble home)이 거의 없이 직각으로 만들어진 덕분에 실내에서 느끼는 공간감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대개 스포티한 컨셉트의 차량에 탈수록 머리공간과 어깨공간이 좁아지는 것은 바로 이 텀블 홈 개념의 디자인 때문이다. 그것은 차체의 무게중심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것인 동시에 시각적으로도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32180_3.jpg그런데 닛산의 큐브는 그런 자동차디자인의 ‘공식’을 뒤집는 의외의 상자형 스타일로 출현했던 것이다. 일본 차들 중에는 큐브 이외에도 이와 같은 상자형태를 가진 차들이 많은데, 자세한 이야기는 필자가 본 칼럼의 앞에서 연재한 글이 있으므로 그것으로 대체하기로 한다. 아무튼 쏘울은 본격적인 상자형의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쏘울의 상자형 디자인은 일본차들의 그것과는 좀 다르다. 닛산의 큐브를 비롯한 도요타의 싸이언 등이 텀블 홈을 거의 쓰지 않은 디자인인데, 쏘울은 텀블 홈을 알맞게 써서 안정적이면서도 일본의 상자형 차들과 구분되는 분명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쏘울의 차체 구조는 전형적인 2박스의 해치백 구조이다. 그러면서도 엔진룸의 길이가 매우 짧은 비례를 가지고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포르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쏘울의 엔진룸의 구조는 지금까지 우리가 봐 왔던 차들과는 다르다. 앞 유리창이 앞쪽으로 나와 있어서 서스펜션 타워와 카울 패널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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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룸을 보면 그러한 차체구조의 변화를 확연하게 볼 수 있다. 서스펜션 타워(suspension tower)의 위치이다. 앞 유리창을 붙이는 카울(cowl)이 서스펜션 타워와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그만큼 유리가 앞쪽으로 옮겨졌음을 의미한다. 엔진룸이 앞 뒤 방향의 길이보다 폭이 더 넓은 것이 그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내외 디자인의 특징
32180_5.jpg쏘울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역시 최근 기아자동차가 디자인에서 강조하고 있는 직선의 단순화가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 이전에 포르테 리뷰 때도 언급했지만,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변화는 디자인 총괄 책임자 피터 슈라이어의 영입에 의한 것이 주된 이유이겠지만, 디자이너들의 전문적인 창작활동을 그대로 반영한 디자인에 대한 의사결정이 비로소 이루어지기 시작한 변화의 결과라고 보인다. 오늘 살펴보는 쏘울을 포함해서 앞으로 나올 기아 차들의 디자인은 가히 우리나라의 자동차 디자인 개발의 역사에서 길이 남을 인상적인 차들이 될 것이 틀림없다.
쏘울 차체의 여러 부분에서는 감각적인 형태의 디자인을 볼 수 있다. 헤드램프(head lamp)와 테일 램프(tail lamp)를 비롯해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검은색으로 처리한 블랙아웃 A-필러(black out A-pillar)등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헤드램프는 쏘울의 이미지를 강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전체적인 렌즈의 형태는 물론이고, 내부의 반사경과 베젤의 형태에서 치켜 뜬 듯한 이미지로 쏘울만의 강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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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 램프는 수직으로 선 사다리꼴 형태를 하고 있지만, 차체 전체적으로 기하학적인 이미지와 통일감을 이루고 있다. 물론 테일램프 렌즈 주변에 차체 색으로 만들어진 베젤이 좀 굵은 듯한 인상이 들긴 하자만 말이다. 게다가 테일 게이트의 유리창 아래쪽 형태가 마치 알루미늄 도시락 뚜껑 같은 이미지를 하고 있고, 뒷 모습 전체의 인상은 마치 휴대폰이나 아이팟 같은 디지털 기기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요즘의 디지털 세대들에게 어필되는 인상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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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울에서의 디자인은 외부에서도 독특한 맛을 주지만, 실내디자인은 더욱 감각적이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그리고 시트에 사용된 강렬한 색채의 매치는 지금까지 국산 차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것들이다. 물론 혹자는 쏘울의 이러한 시도가 소비자들의 취향을 극단적으로 갈라놓지 않겠느냐는 조금은 회의적인 반응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자동차의 종류가 세분화되고 소비자의 계층과 취향도 다양화 되어서, 더 이상 한 차종이 시장을 장악하는 ‘싹쓸이’ 식의 차량 판매가 어려워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일본의 시장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워낙 다양한 차종들이 팔리다 보니 어느 한 차종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의 특징이다. 쏘울 역시 그러한 소위 니치 마켓(niche market)을 위한 준비를 한 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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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쏘울의 실내 디자인은 온통 감각으로 어필하고 있다. 글러브 박스나 센터 사물함 내부에 사용된 강렬한 색채는 뚜껑을 여는 순간 헉! 하는 감탄사가 나올 법 하다. 게다가 쏘울은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 층의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바디 킷이 옵션으로 준비되어 있는 것 같다. 물론 여기에서 그 내용을 다 이야기하는 것은 필요 없을 듯 하다. 요약하자면 결국 이제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의 다양한 소비자들의 감각적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시도들이 쏘울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위해
필자가 쏘울의 차체 디자인에서 아쉬움을 느낀 것이 하나 있다. 물론 언제나 그렇지만 필자가 느끼는 것은 그 차량의 디자인에서 본질적이라거나 중대한 문제가 아니라, 필자가 느끼는 사소한 아쉬움이다. 그것은 쏘울의 C 필러에서 테일 램프, 그리고 뒤 범퍼로 연결된 분할 선의 설정이다. 비교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분할선의 설정이 잘 된 차량의 하나로 새로이 등장한 신형 골프의 차체 측면에서 C 필러와 테일 게이트, 테일 램프, 그리고 범퍼의 분할선 처리는 더 이상의 세련됨이 없을 정도로 명쾌하게 정리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에 쏘울의 C 필러에서 범퍼의 분할선과 테일 램프의 베젤 형태를 조금만 더 손질했더라면 보다 더 정리된 뒷모습이 되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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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테에서 쏘울로 이어지는 최근의 기아차들의 디자인 측면에서의 새로운 시도와 기술적인 발전은 하루하루가 새로운 정말로 눈부시다. 이런 흐름이라면 앞으로 몇 년 내로 기아의 차들은 개성으로 뭉친 차들로 이루어 질 것이 틀림없다. 물론 대량생산 메이커로써 최대다수의 소비자가 만족하는 차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눈을 감고 차를 고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시도들이 보다 더 높은 만족감을 심어주고,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차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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