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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9년 11월, 창간호 발간을 시작으로 40여 년 동안 우리학회의 역사와 함께 해 온 학회지인 오토저널(Auto Journal)은 매월 발행하여 우리학회 개인 및 단체회원과 유관기관, 연구소, 대학도서관 등에 배포하고 있습니다. 오토저널은 국내외 자동차 기술 및 산업 동향, 자동차 표준 특허, 자동차 관련 법규 등을 포함하여 알찬 내용으로 제작되어 자동차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학계 및 연구계 전문가와 일반인에게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미래의 차 - 연료전지 투싼 시승기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5-27 15:45:05

본문

최근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수소연료전지 투싼을 시승하였다. 연료전지(fuel cell) 이라는 용어 때문에 주로 리튬이온전지를 이용하는 전기차(electric car)와 용어상 혼동을 일으키지만, 전혀 다른 기술과 에너지를 사용한다. 연료는 수소를 사용한다. 시승한 투싼은 700기압의 수소탱크가 연료통으로 이용되며, 5.6Kg의 수소를 주입하여 최대 500 Km 이상 달릴 수 있다. 저장된 수소는 백금촉매로 이루어진 이른바 “스택(stack)”을 통과하면서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한다. 연료전지차량은 “블로워(blower)”를 이용하여 수소와 산소의 스택 투입량을 결정하고, 가속과 감속이 이루어진다. 스택에서는 수소와 산소를 이용하여 차량 구동에 필요한 전기와, 구동에 불필요한 물(H2O)을 생성하게 된다. 물은 수증기 형태로 차량 밖으로 배출된다. 전기는 135마력 구동모터를 돌리게 된다. 전기가 생성된 이후의 구동원리는 전기차와 동일하다. 단, 전기를 충전하여 싣고 다니는가, 아니면 수소의 형태로 싣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마다 전기를 생성하는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용어에서부터 구동에 이르기까지 얼핏 전기차와 유사해 보이는 수소연료전지차량을 “미래의 차”라고 부르는 것은 전기차의 한계점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전기차의 한계는 곧 리튬이온전지의 한계이다. 1) 에너지 밀도(energy density) 2) 리튬자원 3) 충전시간 4) 발전 및 충전 인프라의 문제이다. 먼저 에너지 밀도를 보면, 동일 부피와 중량에서 모두 전기차는 연료전지 대비 현저히 적은 량의 에너지 밖에 지니고 다닐 수가 없다. 여기에 리튬을 많이 이용하는 특성상 무겁고 비싸다. 테슬라 모델S가 300 Km 주행하는데 전지가격만 2만불이 넘는다. 리튬의 매장량 역시 한정되어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충전시간도 문제다. 전기차는 아무리 빨리 충전해도 30분은 잡아야 한다. 충전소가 수익성이 있으려면 3분 이내에 충전을 완료하고 출발해야 한다. 그래서 배터리 교환식을 고안한 베터 플레이스(Better Place)가 주목 받았지만, 이미 도산해 버린 지 오래다. 발전 및 충전 인프라 역시 문제다. 여름만 되면 블랙아웃(Black Out)의 공포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현재의 도시 전력인프라를 이용하여 자동차를 대량으로 충전한다는 것은 사실 상상하기 힘들다. 여기에 저온에서 배터리 성능저하도 문제고, 모두가 스마트폰 배터리 수명에서 경험하듯, 리튬이온전지의 용량이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전지기술의 의미 있는 개선(breakthrough)는 2018년은 되어야 가능하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연료전지차량은 이러한 전기차의 단점을 극복한다. 에너지 밀도는 가솔린 만큼은 안되어도 리튬전지보다는 훨씬 양호하다. 그래서 한번 충전으로 500 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리튬이온전지를 탑재하기는 하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준의 작은 용량이므로 전기차와 비교할 수 없다. 수소 충전시간은 3분 이내. 과제라면 수소인프라와 수소생성에 관한 것이지만, 이 역시 정책적 의지만 있다면, 전기차 대비 훨씬 수월하다. 각종 제조업 공단은 알게 모르게 방대한 규모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으므로, 수소 생성 그 자체가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수소 충전소는 현재의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하면 가능할 것이다. 현재도 휘발유/디젤과 LPG 충전소가 있듯이 수소 충전소를 만들어 나가면 가능하다. 주행거리가 길기 때문에 주변에 충전소 하나만 있으면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차량 가격이 문제이긴 하다. 현재 연료전지 투싼의 가격이 8천만원~1억원 정도 하는데, 대량생산을 한다 하더라도 백금촉매의 탑재량 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그리핀과 같은 대체물질 연구개발이 활발하긴 하지만, 실제로는 백금촉매의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출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연료전지 투싼 운전석에 올랐다. 계기판에서 변속기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투싼과 다른 점이 보이지 않는다. 계기판에는 수소 및 연료전지의 구동상황과 전력회수 등을 보여주는 다이어그램이 작동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익히 많이 보아온 그림들이다. 연료전지에 전원을 올리고 엑셀을 밟는 과정에서 (당연한 얘기지만) 엔진음은 없다. 풍절음과 노면소음만이 있다. 잘 들으면 비행기 이륙과 유사한 고주파음이 들린다. 가속은 부드럽고 역시 당연한 얘기지만 변속충격이 없다. 감속 성능은 가솔린/디젤 차량 대비 더 좋다는 것이 함께 동승한 애널리스트들의 소감이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연구에 있어서 “연구개발은 글로벌 경쟁업체와 보조를 맞춰가되, 양산은 신중한” 전략을 견지하고 있다. 자동차 기업의 단기 손익에 민감한 애널리스트로서 필자로서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친환경차 전략이며, 합리적이라고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런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쟁업체 대비 앞서가는 전략을 선택하였다. 수소연료전지 투싼은 올해 양산체제를 갖추었고, 이미 북유럽으로 열 대 남짓 수출하였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연료전지 차량을 양산체제를 갖추고 수출을 하는 기업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미국정부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시험 프로젝트에 벤츠, 도요타, 닛산과 함께 현대차가 파트너로 선정되었다는 점이 현대차가 이 분야에서 상당히 진보적인 기술력을 축적하였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이로써 수소 연료전지차는 125년 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한국이 주도적으로 활약하는 분야가 되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미래의 국부(國富)를 좌우하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다. 약간의 헤드 스타트(Head Start)라도 하기 위해 최고의 두뇌들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분야이다. 이러한 분야에서 드디어 현대차가 약간의 간격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는 마치 양궁, 여자골프, 쇼트트랙에서 피겨스케이팅에 이르기까지 비인기종목에서 묵묵히 정진하여 어느덧 세계 최고를 달성한 한국의 스포츠 경쟁을 연상시키는 것은 필자만의 느낌이 아닐 것 같다. 어렵게 잡은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기술우위 기회에 한국의 연구개발 화력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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