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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지금 국내 레이스에 필요한 건?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11-19 21:57:48

본문

국내 최고 규모의 온로드 레이스인 슈퍼레이스 시리즈가 회를 거듭하면서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다. 늘 가까이서 지켜보는 필자도 급속히 변해가는 모습에 놀랄 때가 있다. 외형적인 변화를 설명할 만한 일화도 있다. 국내 첫 온로드 경기장인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가 처음 생겼을 무렵 인근 주민들은 경주차를 폐차장에서 수집해다 만드는 줄 알았다. 새차를 사다가 속을 다 뜯어낸다는 말을 했더니 ‘정신 나간 사람들이군’ 하고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용인에 사는 사람들은 복이 많은 편이다. 국내 레이스의 개화기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으니 말이다.

사실 경주차를 폐차직전으로 오해할 만했다. 1994년 연습경기 시절만 해도 참가 경주차들의 외형이나 실내처리가 보잘 것 없었다. 지금같이 디자인이 멋진 경주차는 거의 보기가 힘들었을 때다. 당시는 전문성 없이 만들어진 차가 많았다. 최근처럼 ECU 같은 전자장비의 불법튜닝을 논할만한 형편이 못되었고 롤케이지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를 갖추기에 급급했다.

따라서 검차장은 가장 일이 많은 장소였다.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악의 없는 불법튜닝을 한 차부터 안전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번번이 퇴짜를 맞는 차까지 있었다. 검차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져 예정대로 경기를 치르지 못할까봐 조바심을 쳐야 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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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였다. 경험 있는 오피셜이 없어서 경기장 인근에 있는 여고생들을 간신히 교육시켜 경기 전날 실전에 배치한 일도 있었으니 말이다. 진행보조뿐 아니라 판정을 내려야 할 코스요원 역시 인근 대학의 아르바이트생들로 채워졌다. 결국 이들은 무전지시에 따라 깃발을 흔드는 꼭두각시 역할 밖에 못했다. 정규 오피셜들은 아르바이트생들을 일일이 감시하며 경기를 진행하느라 진땀을 빼곤 했다.
한 번은 연습경기 중 어이없는 실수가 벌어졌다. 결승 스타트 불과 3, 4랩 뒤였는데 3코너 지점에서 갑자기 경주차 1대가 코스를 벗어나 오른쪽 가드레일과 정면충돌했다. 한데 이상하게도 드라이버가 대피하지 않고 차에 남아 레이스를 구경하고 있는 것 아닌가. 관제탑에서도 별다른 지시가 없었기에 경기는 진행되었다.

레이스가 끝나고 나서 사고차를 견인하기 위해 현장에 가보니 어이없는 일이 벌어져 있었다. 경주차가 가드레일과 부딪칠 때 심하게 충격을 받아서 앞뒤 도어가 모두 열리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드라이버는 가만 앉아서 구경한 게 아니라 눈앞에서 아슬아슬한 위험을 맛보며 꼼짝없이 차안에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드라이버들과 오피셜이 힘을 모아 노력한 결과로 이제는 국제대회까지 훌륭하게 치르게 되었다. 요즘 출전하는 각 팀의 경주차들을 보면 정말 세련되고 깔끔해 디자인의 경연장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히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어 스폰서들이 만족할만한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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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직도 초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흔적이 발견될 때가 있다. 나는 잘하려고 하는데 남들이 규정을 어기고 있다는 생각,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자만심 등이다. 각 팀과 드라이버, 그리고 일부 관계자들은 자신의 실수를 정당화하기에 급급하다. 조그만 이익 앞에서 이기적으로 변하는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선배는 후배가 잘할 때 아낌없이 칭찬하고, 반대로 잘못된 점을 발견했을 때는 조용히 지적해 주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또한 자신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 과감히 이를 인정하고 개선한다면 항상 선후배간에 정감 있는 대화가 오고 갈 것이다. 이러한 친분을 바탕으로 지나친 경쟁이 아닌 포근한 정이 넘치는 모터스포츠 문화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모터스포츠가 많은 팬을 확보하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인기 스포츠로 발전해 나가려면 관중석에 앉은 팬들부터 시작해서 TV로 지켜보는 시청자까지 모두 만족할만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드라이버들의 참여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많은 드라이버들이 참가한 가운데 수준 높은 기술경쟁을 통한 순위경쟁이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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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준 높은 경기를 치르고 있는 슈퍼레이스, 내년에도 많은 드라이버들의 멋진 한판 승부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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