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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이렇게 하면 서킷에서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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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2-24 00:41:25

본문

음속을 돌파한 자동차는 접어두더라도 최근 경주차의 최고시속은 엄청나다. 시속 290km로 달리는 차는 1초에 80m 가량을 주파하고, 정지하는데 필요한 거리는 250m. 정상급 드라이버의 평균 반응시간 0.2초 동안에 16m를 움직인다는 계산이 나온다.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 때 위험은 더욱 커진다. 따라서 드라이버가 뛰어난 예측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고속과 안전은 서로 어긋나기 마련이다.

안전하면서도 빠른 드라이버에게 필수적인 요건은 기민한 반사 신경이 아니라 정확한 예측능력이다. 자신의 경주차가 어떤 조건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에 대한 대처능력은 물론 다른 차를 예리하게 관찰하고, 일어날 사태를 예측해야 한다. 가령 앞차가 코너에 조금 빨리 뛰어들거나 정상 라인에서 벗어났다고 하자. 그러면 즉시 결과를 예측해 일어날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앞차가 코스의 어느 쪽으로 스핀하고, 어떻게 회피할 것인가를 찰나에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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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F1 드라이버 출신인 J.M. 판지오는 수많은 드라이버가 휘말린 사고에서도 가끔 홀로 빠져나갔다. 이는 판지오가 뛰어난 예측능력을 갖춘 덕분이다. 1953년 몬자 서킷에서 열린 이태리 그랑프리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마지막 랩 마지막 직선코스에서 A. 아스카리와 G. 파리나는 하위그룹에 방해를 받다가 충돌했다. 그러나 뒤를 따르던 판지오는 번개같이 사태를 간파해 충돌을 모면했을 뿐 아니라 시상대 정상에 올랐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1955년 프랑스 르망에서 참극이 벌어졌다. 레베크의 메르세데스-벤츠가 매클린의 오스틴 할리에 추돌해 관객 8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뒤따르던 판지오는 아수라장을 비집고 안전하게 빠져나갔다. 세 번째는 1957년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일어난 대충돌. 모든 경주차가 무리지어 달리던 2주째, 선두를 잡은 모스가 장벽을 들이받았다. 모스의 뒤에서 달리던 호손과 콜린스가 연쇄추돌하면서 도로를 가로막았지만 뒤따르던 판지오는 마세라티를 몰고 절묘하게 위기를 돌파해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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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앞을 읽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서킷과 랠리뿐 아니라 도로를 달리는 모든 드라이버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앞길을 알 수 없고 가드레일도 갖추지 않은 도로를 달릴 때가 그렇다. 이른바 도로 감각이 긴요한 역할을 한다. 길을 달리고 있을 때 어떤 위험이 닥쳐올 수 있느냐를 판가름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경험이 많은 드라이버는 비상수단을 쓰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에게는 비상사태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히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주의 깊은 드라이버는 단기간에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안전을 위해 어디를 보아야 하고, 무엇을 주의해야 하느냐를 일찍 깨닫는다. 사람은 한꺼번에 모든 것을 볼 수 없다. 따라서 중요한 것에 정신을 집중시켜야 한다. 그러자면 절박하게 필요하지 않은 것은 무시하고 곧 잊어버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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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을 거듭하면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능력이 높아진다. 익숙해지면 보도에 서 있는 보행자 가운데 누가 차 앞에 뛰어들지를 알아낼 수 있다. 아주 사소한 실마리로 놀랄 만큼 많고 중요한 것을 가늠한다. 예를 들어, 사방이 잘 보이지 않는 교차로에서 다가오는 차를 그림자로 식별할 수도 있다. 긴 그림자라도 차가 나타날 때까지의 시차는 몇 분의 1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종이 한 장 차이로 사고를 피하기도 한다.

혹은 보행자가 위험을 미리 알리기도 한다. 횡단보도를 유유히 지나가고 있으면 가까이 달려오는 차가 없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러나 갑자기 보행자가 비킨다면 예상하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고 판단해야 한다. 도시의 번잡한 거리에서는 쇼윈도가 큰 도움을 준다. 실제로 차가 나타나기 전에 유리에 반사되는 경우가 있다. 또 차 사이가 아주 좁은 곳에 주차할 때 쇼윈도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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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차가 서 있으면 먼저 차안을 본다. 사람이 타고 있을 경우 문을 열 가능성이 있다. 운전자가 있다면 갑자기 출발하거나 곧 유턴을 할 수도 있다. 그 차가 덩치 큰 트럭이라면 그늘에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때는 아래쪽으로 사람의 발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이처럼 앞을 읽는 능력은 안전성을 한 차원 높인다. 특히 뛰어난 드라이버에게는 필수조건이다. 그러면 그것과 레이스 드라이빙과는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느냐는 반문이 나오게 마련이다. 물론 도로 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서킷 레이스에 적용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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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반 도로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랠리 드라이버는 일상적으로 도로에서 겪는 모든 위험과 부닥치게 마련이다. 그들에게는 아무리 사소한 사고라도 귀중한 시간을 빼앗기는 걸림돌이 된다. 랠리 드라이버는 안전이 뒷받침되지 않은 스피드를 생각할 수 없다.

레이스와 랠리 중에 이론대로 실천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레이스 코스에서도 다른 드라이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빠른 차의 추월을 받거나 느린 차를 앞지를 때 잠시 이상적인 라인을 벗어나게 된다. 이럴 때 대다수 경주차가 지나가는 정상라인 밖의 노면은 부드러운 레이싱 타이어 가루와 모래가 쌓여 있다. 따라서 그립이 훨씬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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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때 드라이버가 시차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코너 직전에서 가능한 한 브레이킹 포인트를 늦추는 것이다. 이 전법을 쓸 때 자칫 판단착오로 브레이킹이 조금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전과 같은 라인을 따르려면 코너 진입속도가 빨라진다. 그러면 밖으로 튀어나가거나 스핀 할 수밖에 없다. 이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보통 라인을 뒤따르면 너무 빠르다고 깨닫는 순간 차를 코너 안쪽으로 돌린다.

그에 따라 직진상태가 상대적으로 길어진다. 이 때 브레이크를 밟으면 코너에 들어가기 전에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당연히 커브가 급한 라인을 따라가지만 다소 스피드를 떨어뜨려 최악의 사태를 피할 여유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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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이 아니다. 이 방법을 절묘하게 살리면 시간손실을 막을 수도 있다. 커브에서는 분명히 스피드가 떨어져 불리하지만, 브레이킹 포인트를 조금 늦출 여유가 있다. 여기서 시간을 벌 수도 있다. 그밖에도 코너 바깥쪽에서 거리를 두고 제동을 걸어 차가 옆을 보고 있더라도 안전하다. 게다가 라이벌에게 안쪽으로 파고들 틈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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