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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라이코넨과 알론소, 동료일까? 라이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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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3-20 05:19:53

본문

F1이 호주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대장정의 문을 열었다. 4연속 챔프 레드불을 비롯해 전통의 강호 페라리 등 11개 팀 22명의 드라이버는 오는 11월까지 5대륙 19개국에서 레이스를 펼친 뒤 각 그랑프리의 결과를 합산해 타이틀 주인공을 가린다. 규정 못지않게 올 드라이버 라인업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팀은 F1 참가팀 중 유일하게 2명의 주전 드라이버가 모두 챔피언 경력을 갖고 있는 페라리다.

2007년 종합우승자인 키미 라이코넨이 로터스에서 페라리로 이적해 2005∼2006년 챔프 페르난도 알론소와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하지만 드라이빙 스타일부터 성격까지 모든 면에서 완전히 다른 두 드라이버가 얼마나 좋은 팀워크를 만들어낼지가 관건이다.

유럽 대륙의 양끝, 스칸디나비아와 이베리아에서 출발한 라이코넨과 알론소는 공통점이 많다. 모두 카트(Kart) 천재로 주목받았고, F3와 F3000을 거쳐 일반적인 코스를 뛰어넘어 F1에 직행했다. 더구나 일찍부터 잘 달리는 머신과 좋은 시스템을 갖춘 팀 맥라렌과 르노에서 활동하는 행운도 따랐고 이른 나이에 자신의 팀에서 중요한 위치에 섰다. 그리고 모터스포츠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핀란드와 스페인의 두 전사는 모국의 국기를 새긴 헬멧을 쓰고, 자신들의 이름으로 F1 역사를 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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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드라이버는 레이스 성장과정은 물론 성격이 다르다. 우선 트랙에서의 터프한 드라이빙과 함께 영화배우와 같은 깔끔한 용모로 관중을 매료시킨 라이코넨은 ‘아이스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서킷에서 그의 표정은 차분하고 눈에는 차가운 기운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그는 팀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언제 웃고, 언제 이야기하고, 침묵을 지켜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1979년 핀란드 에스포에서 태어난 라이코넨은 10살이 되던 1987년 카트로 모터스포츠에 입문해 97∼98년 핀란드 챔피언에 올랐고, 99년 유로 카트 챔피언십에서 2위를 차지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이력서에 F3나 F3000의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카트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인 드라이버들은 F3, F3000의 단계를 밟아서 가까스로 F1에 진입하는 것이 상례지만 그는 마지막에 포뮬러 르노를 탔을 뿐이다.

라이코넨은 2000년 핀란드를 떠나 스위스 마노로 이사하면서 영국 르노 챔피언십 청소년 레이스에 참가했다. 어렵지 않게 7승을 올렸고, 나머지 경주에서도 표창대에 섰다. 7회의 폴포지션과 6회의 베스트 랩기록을 갱신하면서 간단하게 챔피언 타이틀을 목에 걸었다. 같은 해 포뮬러 르노 시리즈에도 출전해 2승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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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경기에 총 23회 출전해 13승을 올려 50% 이상의 우승확률을 기록한 라이코넨은 2001년 자우버를 통해 F1에 입성했고, 이듬해 M. 하키넨의 뒤를 이어 맥라렌팀 은색 슈트를 입었다. 이로써 케케 로즈버그에서 시작된 맥라렌의 핀란드 드라이버의 맥은 라이코넨에게 이어졌다. 이후 그는 첫승이라는 중요한 통과의례 앞에서 번번이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 2003년 말레이시아 세팡에서 드디어 첫승을 차지해 불안감을 깨끗이 털었다. 맥라렌 감독 론 데니스는 라이코넨의 첫 승에 감동의 눈물을 머금은 채 “라이코넨이 점점 강해지는 모습을 보았다”며 “우승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데니스의 예언처럼 라이코넨은 이후 어깨를 누르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질주하는 모습이 달라졌으며 마침내 2007년 시즌에 챔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월드랠리챔피언십(WRC)과 나스카(NASCAR) 등에서 활동한 그는 2012년 로터스 유니폼을 입고 복귀했다. 그리고 지난해 로터스를 상위팀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라이코넨은 올 시즌에도 챔피언을 목표로 힘차게 달려 나가고 있다.

알론소는 1981년 스페인의 북부도시 오바에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두 살 된 알론소에게 카트를 만들어주었고, 13살이던 1994년 스페인 카트 챔피언십으로 레이스 무대에 데뷔했다. 2년 후 스페인 카트 챔피언이 되었고 1996∼97년 연속 타이틀을 차지했다. 98년엔 유럽 카트 챔피언에 올라서는 등 놀라운 성장곡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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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 알론소는 카트를 떠나 포뮬러 닛산 유로 오픈에서 다시 타이틀을 획득했다. 스페인에서는 최고의 레이서로 인정받으면서 F1에 참가해도 될 만한 재능이라고 이야기했다. 2000년 F. 미나르디의 눈에 들어 미나르디팀의 테스트 드라이버를 하면서 F3000에 진출했다.

명문팀 애스트로매가에서 활동하며 1회 우승, 종합 4위에 올랐다. 2001년 드디어 F1에 입성했다. 역시 미나르디가 그를 불러들였고 호주 멜버른에서 F1 이력을 시작했다. 2002년 르노의 플라비오 브리아토레의 부름을 받고 한 시즌을 쉬면서 르노의 세 번째 드라이버 겸 테스트 드라이버로서 기회를 기다리는 쪽을 선택했고 이듬해 정규 드라이버로 승격되었다.

라이코넨이 첫승의 달콤함을 느끼던 2003년 말레이시아 포디엄 옆자리에서 알론소는 F1 기네스북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최연소 폴포지션, 우승은 라이코넨에게 빼앗겼지만 1년의 공백기 끝에 트랙에 돌아온 알론소에게는 흥분되는 일이었다. 르노팀의 보스 파트릭 포레는 “다시 살아온 세나를 본 듯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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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해 헝가리에서 또다시 라이코넨과 함께 포디엄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알론소가 가운데 섰다. 동시에 1959년 B. 맥라렌이 세운 22세104일의 최연소 우승기록을 지워버렸다. 그의 나이 22세27일이었다. 환희의 순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85년 F1을 떠났다가 2002년 복귀한 르노팀에게 A. 프로스트 이후 20년 만에 우승컵을 안긴 것이다. 조국 스페인에서는 처음 탄생한 자국의 F1 영웅에게 열광했다.

스페인의 매스컴은 연일 알론소를 1면에 등장시켰고, 스페인 국왕이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 페트릭 포레는 “22살인 젊은이는 자기의 잠재력을 훌륭하게 끌어냈다”며 “13세에 집을 떠나 고생했지만 지금 그의 위치는 F1 최고팀의 경주차를 몰아도 손색이 없다”고 격찬했다.

알론소는 르노 엔지니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영국으로 집을 옮겼다. 흥겹지만 긴장감이 부족했던 스페인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레이스 본고장에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한 알론소는 마침내 2005년과 2006년에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를 제치고 정상에 등극하는 감격을 누렸다. 2009년에 종합 9위까지 추락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3차례나 종합 2위를 차지하는 등 해마다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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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론소는 스포츠광이다. 스포츠라면 가리지 않고 관람하고 사이클, 테니스, 수영을 즐긴다. 시간이 나면 체육관을 찾아 두세 시간 운동을 하고 책을 읽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긴장을 푼다. 기분나면 직접 음식을 만들고, 첼로를 연주하기도 한다. 얼굴에 늘 자신감이 가득 차 있는 알론소는 잘 웃고 농담을 즐기는 속에 냉철한 머리로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2008년 우승 이후 종합 1위를 하지 못한 페라리가 라이코넨의 이적으로 그 한을 풀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많은 규정변화로 그 어느 해보다 더욱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수밖에 없는 올 F1 그랑프리에서 우승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라이코넨과 알론소가 독이 든 성배를 축배로 돌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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