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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기억 속 우리네 자동차 ‘빈티지카 레이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9-01 01:41:14

본문

자동차의 역사가 긴 유럽 및 미국 사람들의 경우 모터스포츠와 클래식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생활 속에 항상 차가 있었기 때문에 차는 생활도구 겸 취미의 역할을 해왔고, 차와 관련된 생활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다. 그 가운데 빈티지카 레이스는 클래식카들의 속도경쟁 무대인 축제로 자리잡았다.

빈티지 경주가 가장 활발하게 열리는 곳은 미국이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도 애호가가 많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고 있는 오래된 차를 수리하거나 복원해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속도경쟁을 벌인다. 레이서는 대부분 아마추어이고, 나이와 성별은 따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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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카 경주는 취미가 같은 사람끼리 어울려 즐기는 것이 목적이므로 경쟁이 끼어들지 않는다. 경주차들은 대부분 희귀 모델이고 부품도 구하기 어려워 조심스럽게 몰아야 한다. 속도를 내는 것은 결국 미덕이 되지 못한다.

빈티지 경주에 참가하는 차들은 페라리, 마세라티 같은 스포츠카부터 재규어, 로터스, 피아트-아바스, MG 등의 그랜드투어링카(GT), 초기의 F1, 드래그 경주차, 소형 경주차 등 범위가 굉장히 넓다. 1960년대 이전에 만들어진 차로 지붕이 없는 컨버터블이 주류를 이룬다. 차종이 다양해 비슷한 차끼리 경쟁을 벌이게 되며, 페라리와 드래그 경주차가 함께 달리는 경우는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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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차는 보통 4가지 클래스로 나눠진다. 첫째는 세계2차대전 이전 경주차 그룹이다. 요즘 차와 비교하면 구조가 상당히 단순하고 작동법도 원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이버는 운전을 하는 것 외에 엔진오일 펌프를 누르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오래된 차들이지만 시속 145km는 거뜬히 낼 수 있는 성능을 지녔다. 부가티, 마세라티, BMW, 재규어 SS, 포드 모델T(경주용 핫로드), 벤틀리, 스튜드베이커 등이 여기에 속한다.

둘째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양산 스포츠카이다. 오스티 할리, MG, 알파로메오, 콜벳, 로터스, 포르쉐 등이 이 클래스에 출전한다. 양산 모델에 레이스를 위한 몇 가지 장비를 추가한 모델들이다. 1960년대 차들로, 성능은 엇비슷한 수준이고 시속 200km를 가볍게 넘긴다.

세 번째 그룹은 스포츠 레이싱카로 2개의 좌석, 펜더로 덮인 바퀴, 도어, 등화장치, 경적에 관한 규정을 만족시켜야 한다. 페라리, 포르쉐, 로터스, 롤라, 캔암 경주차의 대결 무대다. 네 번째는 포뮬러 경주차 그룹이다. 1957∼59년의 포뮬러 주니어, 1960∼63년의 F1, F2 경주차들이다. 예전에 F1 그랑프리 5회 챔프 출신 후안 마뉴엘 판지오, F1, 인디 500,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 모두 우승한 유일한 드라이버 그레이엄 힐 등 전설적인 레이서들을 배출한 등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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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빈티지카 레이싱 관련단체 가운데 1958년 생겨난 미국의 VSCCA(Vintage Sports Car Club of America)는 가장 권위있는 조직으로 레이스 규칙과 경주차에 관한 규정을 관장한다. 많은 단체들이 VSCCA의 규정을 참고해 사정에 맞게 변형을 시키고 있다. VSCCA의 규정에 의하면 1959년 이전의 경주차에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올드카로 달리는 즐거움을 누리자’는 것이 모토여서 주행기록은 재지 않는다.

경주에 참가하려면 드라이버는 먼저 차를 수리하거나 복원해야 한다. 섀시와 보디작업이 매우 까다롭고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지만 대부분 새차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어 놓는다. 경주차는 일반차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달렸을 터이므로 꼼꼼하게 분리, 수리, 재조립을 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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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카 경주에서 비중이 큰 부분이 휠과 타이어이다. 예전 경주차에는 와이어 휠, 경합금 휠, 심지어 나무 휠도 쓰였다. 휠은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경주 도중 파손되는 경우가 적잖다. 따라서 상태가 좋은 것을 수소문해 다는 것이 중요하다. 타이어도 마찬가지. 겉모양이 멀쩡하다고 그대로 쓰면 위험하다. 타이어는 몇몇 메이커에서 예전의 규격과 공법으로 만들고 있으므로 맞는 것을 사서 끼우면 된다.

경주차들은 대개가 옥탄가 100 이상의 휘발유를 사용한다. 그래야만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최고급 휘발유는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워 일반 휘발유에 첨가제를 넣어 옥탄가를 높이는 방법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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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차와 드라이버의 안전에 관한 규정도 마련해 놓았다. 드라이버의 복장은 요즘의 레이서들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대개 노멕스 소재가 쓰인다. 헬멧을 의무적으로 쓰고 경주차에는 소화기, 안전벨트 등을 갖추어야 한다.

경주는 타원형 오벌 트랙에서 열리는 경우도 있고, 로드 코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로드 코스는 일반도로를 이용하거나 도시와 도시, 나라와 나라 사이의 구간에서 열린다. 도시간 경주로는 이태리의 밀레 밀리아(1,000마일 이라는 뜻)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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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검차를 통과해야 하는 점은 일반 레이스와 똑같다. 안전장비, 누유 여부, 휠과 타이어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부품의 사이즈가 다르거나 오리지널 부품을 쓰지 않은 차는 검차를 통과할 수 없다. 녹슨 차 혹은 복원이 덜 된 차도 마찬가지다.

출발은 보통 스탠딩 스타트 방식이다. 나이든 드라이버들이 앞 그리드에 서고, 젊은 사람일수록 뒤로 밀린다.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강제로 퇴장시킬 수 있다. 그리고 자기 차가 부서졌거나 다른 차에 손상을 입힌 사람은 1년 동안 출전이 금지된다. 경기 도중 급유는 할 수 있지만 타이어의 교환이나 수리는 할 수 없다. 엔진이 멈추거나 차가 손상되면 그것으로 끝이다. 따라서 세심한 준비가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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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규정은 현대적인 레이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녹색기는 출발, 노란색은 위험, 빨간색은 경기 중단, 검은색은 퇴장, 흰색은 라스트랩, 체커기는 경주 종료를 표시한다. 우승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즐거움과 만족감일 뿐 상금은 없다. 공식 우승자를 가리지 않는 경우도 상당수다.

한 나라의 자동차문화를 가늠해 보려면 그 나라의 모터스포츠, 모터쇼, 자동차 박물관을 보면 된다고 한다. 모터스포츠는 스포츠의 즐거움을 제공하며 기술개발 및 실험실 역할을 한다. 모터쇼는 자동차산업의 경향을 짚어 보고 다양한 새차를 미리 구경할 수 있는 자리다. 또 메이커들은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임으로써 자동차의 발전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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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박물관은 외관이 아름답거나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차를 수집하고 보존, 전시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알려주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디쯤에 와 있을까. 분명 빈티지카 자동차경주를 열 수 있는 형편은 못된다. 하지만 정규 레이스가 열릴 때 오래된 차들의 레이스 무대는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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