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세계 유일한 여성 오프로드 랠리 ‘트로페 아이샤 데 가젤’

페이지 정보

글 : 김병헌(bhkim4330@hanmail.net)
승인 2015-07-28 11:58:18

본문

자동차경주에서 여성 드라이버는 매우 드물다. 경주차와 드라이버의 한계를 극한까지 몰고 가는 스피드의 세계에서는 강인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모터스포츠 무대는 금녀의 땅으로 여겨졌다.


물론 그동안의 모터스포츠 역사에서 여성 드라이버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D. 윌슨과 G. 아마티 등의 여성 F1 드라이버가 있었고, 독일 여장부 클라인슈미트는 다카르 랠리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 대부분의 자동차경주는 아직도 남성들의 전유물로 간주된다.

 

b98de7bbcf9d353c0cdbd5aa5ce41311_1438052

그러나 ‘트로페 데 가젤’을 아는 사람이라면 꼭 그렇게 얘기하지는 않을지 모르겠다. 그것도 서킷 레이스가 아닌 거친 장애물을 뚫고 달리는 ‘랠리’라면. 험난한 자연환경, 노면과 날씨에 상관없이 피니시라인을 향해 질주하는 랠리의 세계에 도전하는 여성들은 누구일까? 프랑스에서 열리는 가젤 트로피에 그 대답이 들어 있다.

 

b98de7bbcf9d353c0cdbd5aa5ce41311_1438052

‘트로페 데 가젤’은 한마디로 세계에서 유일한 여성 오프로드 랠리다. 대회 공식 명칭은 ‘트로페 아이샤 데 가젤’(Trophee Aicha des Gazelles). 1997년부터 대회 메인 스폰서인 ‘아이샤’(모로코의 식료품 업체)의 이름을 붙였다. 트로페 데 가젤의 기원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성 위주의 사회 분위기에 대한 여성들의 강한 반발이 대회의 뿌리가 되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확보를 위한 도전으로 D. 세라가 기획한 여성 랠리 경기가 트로페 데 카젤의 시작. 대회 초기에는 프랑스 외트 마른 지방의 여러 기업체 여성들이 각 회사를 대표해 출전했고 라다자동차가 랠리카를 제공했다.

 

b98de7bbcf9d353c0cdbd5aa5ce41311_1438052

이 대회의 특징은 여느 국제 유명 랠리와 달리 속도와 주행시간을 체크하지 않고, 인공위성으로 위치를 파악하는 GPS 및 로드북을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지도와 나침반에 의지해 최단거리 코스를 달리되, 중간 중간에 설치되어 있는 타임 컨트롤(TC)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한마디로 여성들을 위한, 여성의 취향에 맞게 기획된 랠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로코 남부 사하라사막을 항법장비 없이 통과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섬세한 전략, 탁월한 드라이빙 테크닉을 필요로 한다.

 

b98de7bbcf9d353c0cdbd5aa5ce41311_1438052

벌점제로 짜인 채점방식도 트로페 데 가젤의 특징이다. 일반 랠리의 경우 일정한 경기 구간(SS)을 주파한 시간으로 순위를 정하고 규정 위반이나 이동구간(RS) 시간을 초과한 경우에만 패널티를 주지만 트로페 데 가젤은 그렇지 않다. 구체적으로 각 경기구간마다 정해진 4~5개의 TC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TC는 매일 새벽 6시 출발 전에 나눠주는 구간일정표에 지도 기호만으로 표시해 놓았다. 따라서 지도를 정확히 읽어야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다.

 

b98de7bbcf9d353c0cdbd5aa5ce41311_1438052

랠리의 기본 원칙은 각 TC를 최대한 직선으로 달려야 벌점을 적게 받는다는 것. 두 TC를 잇는 직선거리가 240km인 경우 이를 1km 초과할 때마다 1점씩 늘어난다. TC를 순서대로 지나가는 것도 규정이다. 이를 어기면 많은 벌점이 부과된다. 랠리카가 고장나서 견인할 경우에도 벌점이 내려진다. 최종 결과는 전체 경기구간을 완주한 다음의 벌점 합계로 결정짓는다. 당연한 애기지만 벌점이 적을수록 순위가 앞선다.


일반적으로 트로페 아이샤 데 가젤은 6개의 경기 구간에서 치러진다. 이동 경로는 모로코의 마라케시 동부 아틀란틱 산맥 건너편 이앙다르에서 출발해 타자린과 마미드, 자고라 등을 거쳐 네자크에 도착하는 사막 코스다. 이 중 2개 경기구간은 비박(Bivouac, 야전캠프)에 들르지 않고 사하라 사막에서 보내도록 되어 있다. 코스는 매년 다르게 디자인 된다.

 

b98de7bbcf9d353c0cdbd5aa5ce41311_1438052

수많은 모래구릉을  지나야 하고, 지평선너머 펼쳐지는 사막을 횡단하는 코스는 한 번 방향을 잃어버리면 구조요청을 할 수밖에 없는 험난한 여정이다. 이 때문에 모든 참가자들은 경기 전에 다카르 랠리 출전 드라이버에게 사막 드라이빙 테크닉과 독도법 등에 대한 집중 연수를 받는다.


트로페 아이샤 데 가젤에 출전하는 랠리카들은 양산차가 주류를 이룬다. 아마추어들의 랠리인 만큼 안전장비와 서스펜션 외의 특별한 준비는 필요하지 않다. 점차 참가자가 늘어나 스폰서가 경주차를 제공할 수 없게 되었다. 이 때문에 현재는 랠리카를 임대하거나 개인 스폰서를 받아야 참가할 수 있다.

 

b98de7bbcf9d353c0cdbd5aa5ce41311_1438052

올해로 25회를 맞은 트로페 아이샤 데 가젤은 지난 3월 20~4월 4일까지 프랑스 니스와 북아프리카 모로코 사하라사막에서 열렸다. 프랑스 니스에서 개회식을 치른 뒤 모로코의 수도 라밧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레이스구간은 3,000km 가량, 레이스 클래스는 쿼드/모토바이크/SSV, 크로스오버, 트럭 등이었고 150여 개 팀 316명의 여성 랠리스트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올해도 프랑스를 비롯해 캐나다, 이태리, 포르투갈, 벨기에, 모로코, 미국, 콜롬비아 등에서 온 여성 팀들이 모험의 장에 참가했다. 참가자의 나이는 20대부터 50대까지로 폭이 넓다. 올해 트로페 아이샤 데 가젤에서는 사하라사막의 많은 ‘와디’(비가 올 때만 사막에 형성되는 강)로 인해 여러 참가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b98de7bbcf9d353c0cdbd5aa5ce41311_1438052

“대회에 나온 여성 랠리스트들은 일상의 단조로움에서 탈피하고 모험을 통해 자신을 초월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한다. 또 남자 없이도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독립심을 확인한다”는 것이 주최자의 설명이다. 이 행사는 여성 참가자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장단점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현대여성에 대한 일종의 정신건강요법이기도 하다.

 

b98de7bbcf9d353c0cdbd5aa5ce41311_1438052

재미있게도 300여 명의 여성 랠리스트들이 참가한 이번 모험에는 그에 맞먹는 남성 진행요원(오피셜, 의료팀, 야전캠프 및 식사준비요원, 안전 및 구급요원, 헬리콥터 조종사, 정비사 등)이 투입되어 경기를 도왔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