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황금의 손, 미캐닉의 세계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1-21 13:31:56

본문

미캐닉은 완벽한 경주차를 만들기 위한 트랙 바깥의 승부를 벌인다. 0.01초를 당기려는 이들의 노력은 규정과 아이디어의 대결이고 레이싱 메커니즘을 놓고 벌이는 끝없는 두뇌싸움이다. 속도방정식을 푸는 해법은 손끝에 달려 있다.

장인정신으로 경주차에 영혼을 붙어 넣는 황금의 손, 미캐닉이라는 말을 단순히 사전적 의미로 받아들이면 ‘정비사’쯤으로 해석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미캐닉의 독특한 성격을 한 마디 말로 규정지을 수는 없다. 미캐닉은 엔지니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한 일을 한다. 그러면서도 일반 정비기술자들과는 전혀 다른 영역에서 움직인다.

36440_1.jpg

하지만 아무리 차를 잘 고친다고 해도 자동차경주를 이해하지 못하면 미캐닉이 될 수 없다. 이처럼 미캐닉은 모터스포츠분야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존재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차에 대한 접근방식이다.

예를 들면, 지난 1990대 중반 현대자동차가 티뷰론을 경주차로 데뷔시키기 위해 국내 레이서들에게 테스트를 맡겼을 때의 일이다. 경기도 남양만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오가며 진행된 테스트에서 현대의 엔지니어들은 테스트에 참가한 미캐닉들의 날카로운 지적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양산을 전제로 자동차를 대하는 사람들이 엔지니어다. 미캐닉은 자동차가 아닌 경주차를 다루는 사람들이다. 일반도로에서 인기 있는 차라고 해도 미캐닉의 눈에는 결점투성이로 보일 수 있다.

36440_2.jpg

일반적으로 미캐닉은 양산된 차를 다시 뜯어고치는 일을 한다. 그 작업은 단순한 정비의 차원을 넘어서 있다. 뼈대만 남기고 차를 다 떼어낸다. 그야말로 볼트 하나 안 남긴다. 모든 이음새를 다시 땜질하고 엔진과 트랜스미션도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한다. 이렇게 조립만 다시 해도 차 성능이 완전히 달라진다. 물론 국내 레이스의 이야기다. 우리와 다른 경기 카테고리를 갖고 있는 외국의 경우 미캐닉들은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범위에서 일한다. 아예 엔진을 새로 만든다고 할 만큼 고급기술이 쓰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직업적인 미캐닉도 늘고 있다. 프로팀이 등장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정통파 미캐닉이 없다. 정규 기술교육 기관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대부분의 국내 미캐닉들이 일반 정비 분야에서 자동차를 만지기 시작했다. 이렇듯 국내 레이스의 특성상 아직은 미캐닉의 역할이 전문화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레이스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드라이버가 자기 차를 스스로 만들며 미캐닉을 겸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박정룡과 김한봉 씨이다. 이들은 드라이버로서 뿐 아니라 미캐닉 실력으로도 국내 정상급이었다.

36440_3.jpg

레이스계에서도 우리나라에 전문 미캐닉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나마 활동하는 미캐닉들도 가까운 일본과 비교하면 10년 이상의 격차가 있다고 할 만큼 기술수준에 차이가 있다. 제대로 된 확고한 규정으로 레이스를 치른 지 불과 17년. 그만큼 전문인력이 자라날 시간이 없었다. 전문화를 가로막는 또 다른 장벽은 경제적인 문제다. 스폰서의 지원금이 튜닝 의뢰에 따른 용역비 등이 미캐닉의 수입원이다. 이들의 평균수입을 계산하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대체로 일반 정비공장에서 일하는 1급 정비사 수입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경주차가 트랙에 올라서기까지는 미캐닉들의 숱한 손길이 닿는다. 보통 보디 튜닝으로 시작해 휠 밸런스를 잡아주는 것으로 작업이 끝난다. 이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자. 우선 섀시만 남기고 차를 완전히 분해한다. 섀시의 이음새를 일일이 다시 용접하고 약한 곳은 철판을 덧대 보다 단단하게 만든다. 이 때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 무게를 줄이고 롤바와 롤케이지를 단다.

36440_4.jpg

엔진과 트랜스미션도 분해한다. 피스턴 등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다. 국내 경기 규정상 엔진튜닝이 금지되기 때문에 더 이상 손을 대지는 못한다. 다시 조립을 하며 서스펜션을 튜닝하고 엔진을 얹는다. 여기까지 마무리되면 일단 경주차로서의 모양새는 갖추게 된다. 하지만 드라이버가 차를 몰았을 때 느끼는 감각이 중요하기 때문에 몇 차례의 테스트를 통해 세팅을 바꾸는 작업이 계속된다.

미캐닉과 드라이버가 100% 만족하는 세팅은 있을 수 없다. 그나마 경기에 내보낼 만큼 차를 꾸미는 데 최소한 보름이 넘게 걸린다. 여기서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경기일에는 피트 크루로 트랙 밖의 싸움을 벌여야 하고 경기가 끝나면 경주차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다시 재조립을 해야 한다.

36440_5.jpg

이러한 전체적인 과정은 미캐닉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과정이다. 그러나 세팅을 하는 방법이나 특징은 저마다 다르다. 먼저 이론을 앞세우는 스타일이 있다. 아이디어가 뛰어나거나 메커니즘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경우다. 반대로 손재주가 뛰어난 미캐닉들도 있다. 이들은 튜닝에 필요한 정밀한 작업은 손재주 없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머리와 손을 겸비하는 것이 가장 완벽한 조건이다. 그러나 실제의 튜닝에서는 이론과 손기술의 영역이 교묘하게 뭉뚱그려진다.

손끝에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같은 방법으로 세팅을 해도 사람마다 결과가 다르다. 세팅을 하다보면 경주차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된다. 이 말은 대부분의 실력파 미캐닉들도 공감하고 있다. 일부 미캐닉도 ‘깨끗한 차가 빠르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깔끔하고 깨끗한 마무리가 경주차의 성능까지 바꾼다는 말이다. 그만큼 미세한 차이가 미캐닉들의 실력을 좌우한다.

36440_6.jpg

각 미캐닉들의 튜닝 방법은 독특한 아이디어와 스타일의 차이가 았다. 하지만 목표는 누구나 똑같다. 바로 규정 안에서 최대한 경주차 성능을 끌어내햐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노력으로 국내 온로드 경주차들은 점차 빠른 속도의 기록갱신을 계속하고 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