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이호근 교수는 2002년 국내 최초로 대덕대학에 타이어공학과를 설립했으며, 현재 대덕대학 미래자동차학과에 재직중인 모빌리티 전문가 입니다.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된 깊이 있고 다양한 정보를 '이호근 교수의 퓨쳐 모빌리티'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제공하고자 합니다.

배터리 전쟁의 시작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0-11-05 08:27:59

본문

전기차의 필수품, 전체 차량 가격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전기차 배터리 전쟁이 막 시작될 조짐이 보인다. 테슬라의 “배터리-데이”가 도화선을 당긴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제 막 시작된 글로벌 배터리 전쟁에서 K-배터리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글 /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2019년 대비 2030년 약 27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이 그 수혜를 가장 크게 누릴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는 실정이다.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수출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2.8%의 성장률을 보이며 급성장 중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4.5%로 경쟁국인 중국, 일본 보다 앞서고 있다. 하지만 세계 1위의 전기차 생산업체 테슬라가 내연기관차 보다 저렴한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리더의 위치를 굳히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논의해 보고자 한다. ‘배터리 데이’발표 이후 테슬라의 주가가 떨어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을 제시하기 보다는, 기존 배터리 공정의 생산성을 개선하는 방향을 제시하면서 배터리 원가 하락을 주도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테슬라의 구상을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선전 포고로 받아들이고,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를 통해 밝힌 혁신이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앞으로의 비전과 배터리 공급 부족 문제를 듣고, 현재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경쟁업체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테슬라는 이미 10년 넘게 전기차를 판매하면서 배터리 충방전에 따른 문제 및 상태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전지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가 팩토리를 통해 생산 노하우와 관련 기술도 어느 정도 습득하고 있으며, 여기에 지난해 배터리 셀 제조사인 ‘맥스웰 테크놀러지’와 배터리 장비업체인 ‘하이바’를 인수하며 공정에 필요한 체계까지 갖춘 것이다. 

테슬라가 가격을 낮춘 모델3에 어떤 배터리를 사용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업계는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이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는 파나소닉과 LG화학이 만든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사용돼 왔다. 테슬라를 추격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가격 파괴 전략을 경쟁적으로 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30년까지 판매대수 기준 연평균 20% 이상 커질 전망이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는 2025년까지, 중국-독일-이스라엘 등은 2030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2030년대 후반쯤이면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내연기관차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연히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전기차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글로벌 업체는 대부분 배터리 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배터리 3사인 삼성·LG·SK가 동맹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정의선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과 이른바 ‘K배터리 회동’을 가지고 협업을 시작한 것이 고무적이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안정적인 배터리 확보가 중요한 만큼 공급처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올 상반기 성적표를 보면 1~3위에 한국, 중국, 일본의 선두 업체가 포진해 있다. 상반기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시장점유율 1위는 LG화학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시장점유율 10.4%에서 올해 상반기 24.6%로 성장했다. 2위는 중국의 CATL(23.5%), 3위는 일본의 파나소닉(20.4%)이었다. 3강의 시장점유율을 모두 합하면 68.5%에 달한다.

이들 배터리 시장 3강의 특징은 전기차 글로벌 1위 테슬라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2009년 테슬라와 처음으로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독점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모델3, 모델Y 등 테슬라에 원통형 리튬이온전지를 공급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LG화학은 지난해 8월 테슬라의 모델3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시작하며 파나소닉과 테슬라의 독점 관계를 깨뜨렸다. LG화학은 지난 2월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3 배터리의 전량과, 모델Y에 들어가는 배터리 일부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CATL은 아예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 개발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국내 삼성SDI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3.4%에서 올해 상반기 6.0%를 기록하며 4위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1.8%에서 올해 3.9%로 2배 이상 점유율을 높이며 6위에 안착했다. 특히 국내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현대·기아차와 협업을 강화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전기차 시장 내 합산 점유율이 7%를 넘어 테슬라를 이은 세계 2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신차 출시를 통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입장에선 테슬라 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현대·기아차와 파트너 관계를 지속하는 게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하는 방안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업체인 CATL은 올해 8월 LG화학을 제치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 8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10.8GWh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CATL이 중국 전기차 시장 회복 덕분에 전년 동월대비 18% 증가한 2.83GWh로 LG화학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파나소닉은 최대 고객사인 테슬라의 미국 공장 생산량 회복에 따른 기저효과로 시장점유율이 전월대비 7%포인트 상승하며 3위를 기록했다. CATL과 파나소닉은 2월 이후 처음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의 약진에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다수 있다.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블룸버그NEF(BNEF)는 "중국이 올해 안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에서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지금 이 정도만 해도 우리나라 업체들이 정말 선방하고 있다고 본다. 

f14ddd37a109350a62ddd8c4e0a8b25d_1604537

중국은 간단히 인구수로 내수시장 규모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20배가 넘는다. 대한민국에서 기업이 20개국에 수출하는 것과 유사한 규모인 것이다. 전기차 시장이 정부 보조금을 중심으로 보급이 되는 현실에서, 자국 산업 보호에 노골적으로 나서는 중국 기업을 앞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BNEF는 셀 제조능력, 원자재 확보, 규제·인프라, 최종 수요 등으로 나눠 각국의 경쟁력을 비교했는데, LG화학 등 한국 업체들은 기술력과 셀 제조 능력에서 중국에 앞서지만, 나머지 부문에서 모두 뒤졌다. 특히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양극재를 70% 이상 중국에서 수입하는 등 원자재 확보 측면에서 중국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확보 및 최종 수요를 앞서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자위하지만, 아쉬운 것은 규제와 인프라 부분이다. 친기업적 규제완화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인프라 구축의 적극성 등은 오히려 서두를 수 있는 부분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런 제도 개선 및 인프라 확충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는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너무도 잘 알려져 있기에, 긴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