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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원선웅 기자의 애프터서비스.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분석, 가속화 되고 있는 전동화 전략,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미래 자동차 기술부터 소소한 자동차 관련 상식까지 다양한 주제와 깊이있는 분석이 더해진 칼럼을 전해드립니다.

자율주행 시대의 명암, 그리고 위험 항상성 이론

페이지 정보

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3-21 19:58:27

본문

미래 모빌리티 환경을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자율주행’이다. 구글의 자회사인 웨이모는 완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선보이기 위해 거대한 시험장을 만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91에이커의 대지에 가상의 도시를 건설하고 이를 통해 방대한 실증 데이터를 확보와 인공지능을 통한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와 캘리포니아주 역시 새로운 자율주행 시험장을 건설하거나, 일반도로에서의 테스트를 허락하는 등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 무사고의 시대도 머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교통사고 없는 자동차의 시대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현재, 자동차 제조사들은 부분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들을 양산차에 도입하고 있다. 아우디는 신형 A8에 양산차 최초로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일부 국가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역시 앞차와의 간격 조절과 차선유지 기능을 포함하는 주행 보조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차량간 충돌과 인명사고 등을 예방하는 적극적인 주행 보조 기술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교통사고가 전혀 없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을까? 기술의 발전 속도는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 또한 지울 수 없다. 최근 지인과의 차안에서의 대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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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지인과 함께 동승한 적이 있다. 최근 신형 중형 세단을 구입한 그는 이제 가족들과 여행을 갈 때 차가 넉넉해져 편할 것 같다는 얘기를 꺼냈다. 뿐만 아니라, 옵션으로 선택한 충돌방지보조시스템과 스마트크루즈 컨트롤 등 최신 주행보조기능을 장착해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는 얘기도 전했다. 백만원 정도의 옵션 추가 비용으로 가족의 안전을 챙길 수 있어서 만족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동승석에 앉아 있는 내내 기자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운전자가 차량을 운행하는 모습 때문이었다. 운전 중 센터페시아의 오디오 조작 뿐만 아니라, 문자메세지를 확인하기도 하고 후진 주차를 할때도 차량 주변을 살펴보는 일에 소홀하고 있었다.

 

 "저기, 할 말이 있는데 해도 될까? 운전을 좀 위험하게 하는 것 같아"

 

 "아, 그런가? 어디가 그래?"

 

 "일단 운전할 때 전방 주시를 잘 안하는 것 같은데. 내가 긴장하게 되네"

 

 "아 그래? 미안 미안. 그런데, 이 차, 충돌방지보조기능이 있거든. 너무 빠른 속도만 아니면 자동으로 멈춰"

 

분명 지인의 차는 충돌방지 보조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는 차량이다. 전방의 장애물을 감지하고 완전히 멈출때까지 감속을 한다. 운전자가 잠시 부주의한 상황에서 충돌을 막아주는 안전장치임은 분명하다.

 

"주차장에 후진으로 차 세울 때도 뒤를 잘 확인 안하는 것 같은데..."

 

"뒤에 벽하고 가까워지면 경고음이 울려서 괜찮은데"

 

그의 말은 분명 사실이지만, 기능에 대한 과신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안전성을 높여주는 기능임은 분명하지만 모든 장애물을 확실히 인식한다고 할 수 없고, 위급한 모든 상황에서 완벽하게 충돌을 방지해 주는 기능 역시 아니다. 그는 분명 기능을 과신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이러한 주행안전 보조 시스템이 탑재된 차량을 운전하는 많은 사람들 역시 이러한 경우가 많다.

 

 

자동차 사고에 대한 흥미로운 이론

자동차가 더욱 안전해 질수록, 즉 충돌을 피하고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기능이 더해질수록 오히려 운전자의 드라이빙 스킬은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이론이 있다. 바로 ‘위험 항상성 이론‘이 그것이다. 위험한 작업을 할 때는 인간의 주의력이 올라가서 더 주의하게 되고 덜 위험한 작업일수록 인간의 주의력도 떨어져 결국 사고 가능성은 위험한 작업이나 덜 위험한 작업이나 비슷해 진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운전자는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도로에서 속도를 더 내는 경향이 있다. 평소 산행에 서툰 사람도 비싸고 좋은 장비를 사게 되면 위험한 겨울 산에 예사롭게 오르곤 한다. 우리는 기술의 진보를 통해 수많은 안전장치가 구비되고 결과적으로는 리스크가 감소했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안전하다고 믿기 때문에 위험한 행동을 더욱 과감히 하게 되어 사고 위험 자체가 감소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교통사고 제로의 사회는 도래할 수 없는 것일까? 적어도 주행안전 지원 기술을 통한 교통 사고 제로는 어려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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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CES에서 토요타의 인공지능 연구기관인 TRI (Toyota Research Institute)의  길 프랫(Gill Pratt) CEO는 인류가 부상이나 죽음으로 몰 수 있는 기계들에 대한 두려움이나 저항감을 이젠 거의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기계는 자동차와 비행기, 바이크 등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기계들을 이야기한다.

 

인간은 평균 시속 4km의 속도로 걷는다. 100m 달리기 부분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가지고 있는 우사인 볼트도 시속 38km의 속도로 달리는 정도이다. 하지만, 자동차를 타는 순간 우리는 순식간에 시속 100km, 200km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최소 1톤 이상의 거대한 금속 덩어리와 함께 이러한 속도로 달린다는 것은 편리한 이동수단에서 언제든 큰 사고로 이러질 수 있는 존재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를 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인다. 특히 지난 수년 간 더해진 다양한 안전장치들로 인해 운전자와 동승자의 안전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하지만, TRI의 길 프랫은 다양한 주행 안전장치에서 완벽한 자율주행을 위해 개발 되고 있는 인공지능조차 오류의 가능성을 0%로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레벨 5의 수준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인간의 판단력과 인지력 이상의 수준을 달성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시뮬레이션과 테스트가 거듭 되야 하며, 아직까지는 섣불리 목표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을 수 차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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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버의 자율주행 테스트 중 발생한 사망사고는 이러한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자동차에 탑승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운전의 주체는 운전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되고 있다. 다가오는 보행자를 알아서 피하고, 앞지르려고 하는 차량을 탑승자도 모르게 피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이나 진행하는 과정을 모두 운전자에게 전달해 항상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켜야 한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는 안전기술 개발보다 운전자들에게 주기적인 안전운전 교육을 실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이 아닌 ‘교통사고 없는 사회’이다. 그것은 결코 기술적인 발전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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