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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원선웅 기자의 애프터서비스.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분석, 가속화 되고 있는 전동화 전략,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미래 자동차 기술부터 소소한 자동차 관련 상식까지 다양한 주제와 깊이있는 분석이 더해진 칼럼을 전해드립니다.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 반도체 산업의 지각변동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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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21-03-29 21:23:39

본문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지난 3월 23일 발표한 신경영 전략은 반도체 업계에 놀라움을 주고 있다. 인텔이 발표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IDM 2.0'은 회사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인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수직 통합형 반도체 제조)를 진화시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의 지배력이 흔들리고 있는 미국의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는 점이다.


전 세계 반도체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자동차 감산, 생산 중단으로 까지 이어이는 상황 속에서 인텔의 새로운 방향성은 주목해야 할 변화이다. 인텔의 IDM 2.0이 추구하는 목표와 방향성을 정리해 본다. 


조 단위의 거액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공장
반도체 생태계는 3가지 기업의 형태로 구성된다. 반도체 설계와 생산, 조립•검사, 유통 과정을 모두 수행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도 있고, 파운드리나 팹리스처럼 특정 역할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기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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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IDM은 웨이퍼 생산 설비인 팹(fab)을 갖추고 있고, 반도체 설계, 웨이퍼 가공, 패키징, 테스트로 이어지는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모두 수행한다.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를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으로 설계를 제외한 웨이퍼 생산, 패키징, 테스트 등은 모두 외주로 진행되며, 외주를 통해 생산이 완료된 칩의 소유권이나 영업권은 팹리스에 있어 자사 브랜드로 판매한다. 팹리스와 같이 ‘설계’ 전문 기업이 있다면, ‘생산' 전문 기업인 파운드리도 있다. 파운드리는 생산 공정을 전담하는 기업으로 자체 제품이 아닌 수탁생산을 주로 하고 있다. 즉 반도체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직접 설계하여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제품을 대신 생산해 이익을 얻는 기업이다.   

인텔은 초창기부터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었으며, 설계·제조·유통을 수직 통합하는 IDM 기업이다. 이것이 인텔의 강점이었다. IDM은 반도체 공장이라는 '천문학적인 초기 투자'로 위험부담이 있지만, 일단 공장이 완공되고 생산이 시작되면 그대로 수익이 되는 것이 강점이다. 

이에 따라 인텔은 오랫동안 매출 총 이익률이 60% 이상을 기록하며 높은 수익을 자랑했다. 이로 인해 인텔이 만드는 반도체를 보석이라고 야유하는 관계자도 있을 정도였다. 


인텔의 ’잃어버린 10년‘
하지만, 이러한 과거의 영광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2021년 1월에 발표한 2020년 회계 연도 결산에 따르면, 인텔의 이익률은 56%로 2019년의 58.1%보다 2.1% 하락했다. 이익률 56%라는 숫자는 제조업에 있어서 여전히 ​​놀라운 숫자이지만, 장기적으로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인텔은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빠진 가장 큰 요인은 인텔에게 2010년대가 기술적으로 '잃어버린 10년'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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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들보다 큰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인텔의 생산 시설과 기술이 타사보다 1~2년 앞선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부터 서서히 경쟁 업체들에 쫓기는 형국이 되어 버렸으며, 자사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보다 파운드리 기업의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이 고성능 반도체를 제조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텔도 지난 해부터 첨단 제품의 생산을 파운드리에 위탁해 왔다. 

하지만, 인텔의 선택은 자사의 공장을 버리는 것과 같다. 지금까지의 상황 속에서 인텔은 딜레마에 빠져 앞으로의 방향성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이것이 2021년 초까지 인텔의 상황이었다.


지정학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반도체 공급망의 필요성
하지만 2021년 1월 팻 겔싱어 신임 CEO 임명 이후 인텔은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펫 겔싱어 CEO는 18세에 인텔에 입사했으며, 회사에 근무하며 산타클라라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스탠포드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1980년대에는 성장의 발판이 되었던 프로세서인 ’Intel 386'의 개발자로 참여했다. 이후 인텔의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2000년대 후반에는 차기 CEO 후보로 올랐다. 하지만, 당시의 CEO 레이스에서는 탈락했다.

2008년 EMC (현 Dell EMC)로 이적하고, 2012년에는 인텔 산하 소프트웨어 벤더인 VMware의 CEO가 되어 회사가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인텔에 재직하던 때에는 기술에 정통한 경영자로 유명했지만, EMC와 VMware를 이끌면서 장기적인 전략과 회계까지 이해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경영자로 성장했다. 

펫 겔싱어는 인텔에 복귀하자마자 인텔의 새로운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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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가 이번에 발표된 IDM 2.0이다. 발표전 까지는 자사의 공장과 외부 파운드리를 함께 활용하는 소극적인 전략을 예상했지만, 결국 발표된 내용은 인텔이 업체에 위탁 생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180도 반대되는 ‘적극적 방법’이었다.

펫 겔싱어 CEO는 "반도체를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 현재 파운드리의 첨단 제조 시설의 대부분은 아시아에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균형을 맞추기 위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텔의 제조 시설은 미국과 유럽에 집중되어 있다. 신뢰할 수있는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라는 기업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의 배경에는 팹리스 반도체 업체와 고객 (예를 들어, 이번 반도체 부족사태에 가장 큰 피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 심지어 미국과 유럽 각국의 정부가 지정학적으로 균형잡힌 파운드리의 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번 반도체 부족 사태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대만 중국에 집중된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들
현재 최첨단 반도체 공장의 80%는 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다. 반도체 생산업체인 TSMC와 삼성, 그리고 대만의 UMC, 중국 SMIC 등 대부분의 공장은 한국과 대만, 중국 3개국에 집중되어 있다. 

자동차 산업이 우려하는 반도체 수요 불균형의 요인에 한국과 대만의 파운드리가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은 업계관계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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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은 파운드리와 계약을 진행하고 실제 생산을 개시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수요가 늘어나고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주요 파운드리를 살펴보면, 삼성과 대만 TSMC가 1,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중국의 SMIC가 빠르게 이들을 추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의 SMIC가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미국과 유럽의 기업은 이용하기 어려워졌다. 또한 TSMC와 삼성 또한 각각 중국과 북한 등 지정학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인 위험을 안고 있는 동아시아 지역에 반도체 제조가 집중되어 있는 만큼 이번 반도체 부족 사태는 어찌보면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에 생산공장이 있는 인텔은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 위험을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인텔이 위탁 생산 서비스를 시작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과 유럽 각국의 정부는 동아시아 지역이 아닌 곳에서 생산이 가능한 새로운 파운드리를 찾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는 시점에, 인텔은 새로운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전략의 전환점에 선 인텔과 반도체 제조사
인텔은 한화 22조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 공장 2개소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또한 펫 겔싱어 CEO는 “7나노 기반 공정 흐름을 재설계 및 단순화해 극자외선 사용을 100% 이상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2023년 7나노 공정의 중앙처리장치를 내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인텔의 '잃어버린 10년', 그리고 새로운 CEO가 취임한 단 2개월 만에 인텔은 새로운 전략과 목표를 통해 업계 관계자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반도체 업계 뿐만 아니라, 현재 반도체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반도체 업계에서 모두 인정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던 지정학적 리스크 문제에 대해 인텔이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산업 구조 자체를 변화시킬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물론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자체 보다는 정부의 지원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인텔의 의도가 어떻든 아시아에 치중된 반도체 생산 구조가 변화를 맞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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