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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원선웅 기자의 애프터서비스.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분석, 가속화 되고 있는 전동화 전략,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미래 자동차 기술부터 소소한 자동차 관련 상식까지 다양한 주제와 깊이있는 분석이 더해진 칼럼을 전해드립니다.

부가티-리막의 탄생,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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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21-07-27 22:52:14

본문

‘테슬라’가 시작된 나라에서 새로운 전기차의 역사가 시작 되려 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아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전자기학의 혁명적인 발전을 가능케 한 인물인 니콜라 테슬라가 탄생한 크로아티아에서 전기 슈퍼카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려 하고 있다.

 

지난 2021년 7 월 6 일, 슈퍼카 업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포르쉐와 리막 오토모빌리(Rimac Automobili)가 부가티와 함께 합작 회사, “부가티-리막(Bugatti-Rimac)”을 설립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슈퍼카 제조사의 탄생이다. 

사실 포르쉐와 관련이 깊었던 이번 프로젝트는 일찍부터 소문이 파다한 상황이었다. 디젤게이트 이후 폭스바겐 그룹은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서도 가장 급진적인 전동화 전략을 추진했다. 하지만, 폭스바겐 그룹 산하의 람보르기니와 부가티 등 슈퍼카 브랜드의 존재가 전동화 전략 추진에 짐이 되고 있었던 것. 이런 이유로 매각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 매각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8년 포르쉐 AG는 리막 그룹의 주식 18%를 취득 (이후 24%까지 주식 보유를 늘렸다)했기 때문에 폭스바겐 그룹에 속해 있는  스포츠카 & 슈퍼카 브랜드에 극적인 재편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2020년 폭스바겐 그룹 감사위원회의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도 바로 리막과의 합작사 설립 안안이었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젊은이들이 일으킨 슈퍼카 메이커
포르쉐와 부가티-리막의 합작사 설립을 통해 부가티와 리막은 먼저 두 하이퍼카 모델, 부가티 시론과 순수 전기차 리막 네베라를 생산할 예정이다. 부가티는 이번 합작 회사 내에서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모든 부가티 제품은 프랑스 몰샤임(Molsheim)에 위치한 부가티 공장에서 생산되며, 장기적으로는 합작 개발한 부가티 모델 생산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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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막은 부가티-리막의 지분 55퍼센트를, 포르쉐는 45퍼센트를 각각 보유한다. 포르쉐는 리막의 지분 24퍼센트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부가티는 모기업 폭스바겐 산하의 새로운 합작 회사로 편입되며, 이후 지분은 포르쉐로 이동될 예정이다. 합작사 설립을 통해 리막은 자사의 제품을 부가티의 글로벌 판매망을 통해 판매할 수 있게 되었으며, 포르쉐는 최신 EV 기술을 리막과 공유하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부가치의 새로운 차량 개발도 예정되어 있다.

크로아티아를 본거지로 하는 리막은 도대체 어떤 회사인가? 창업은 2009 년. 자동차 운전을 좋아하는19세의 청년이 혼자서 시작했다. 사무실은 그의 차고였으며 그 청년이름은 마테 리막(Mate Rimac). 리막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BMW E30을 기반으로 만든 전기차가 0-100km/h 가속시간 3.3초의 기록을 달성하면서 기네스북과 국제자동차연맹(FIA)으로부터 인정받으면서부터 였다. 또한, 전기파워트레인과 관련된 여러 특허를 취득하고, 여기에서 얻은 수익으로 ‘리막’이라는 전기차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그 명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일렉트릭 하이퍼카 제작에 대한 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2011년에 이미 전기 하이퍼카 컨셉인 '컨셉 원'을 발표했다. 

이후 그들은 매년 3 월에 개최되는 제네바 모터쇼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그들이 가장 기술력 뿐만 아니라 생산능력을 알려왔다. 단순히 슈퍼카를 조립하는 생산능력 뿐만 아니라 전기모터와 동력시스템, 제어장치 등 모든 자원을 보유한 전기차 제조사임을 알리게 되었다. 


EV 테크 기업으로 변화한 리막
리막의 초기 계획은 전기 하이퍼카를 통해 슈퍼카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점차 다양한 모델들로 생산 대수를 늘려 가는 것이었다. 이러한 점은 테슬라와도 유사한 전략이다. 한대 수 억원의 하이퍼카로 시작해 점차 생산량을 늘려 가격을 낮추고 마지막으로는 람보르기니, 페라리와 어깨를 나란히하는,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EV 슈퍼카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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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컨셉카를 통해 고객에게 한번도 양산되어 판매되지 않았던 차량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과거에도 많은 신흥 제조사들이 기술력만을 앞세우다 자금부족으로 인해 계획이 물거품이된 경우에서도 알 수 있다. 

리막 역시 처음에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1년, 최고출력 1,088마력, 차량 가격 15억원이라는 놀라운 숫자들의 연속이었던 리막 ‘컨셉 원’은 결국 8대만 판매되고 생산이 종료되었다. 그속에서도, 창업자였던 메이트 리막은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며 차량 개발과 새로운 기술 개발에 신념을 가지고 추진해 나갔다. 

리막이 지금에 위치에 서게 된 것은 유럽과 미국 중,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의EV붐이 일어나면서 그 기술력이 높게 평가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세계의 제조업체와 공급업체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하면서 리막은 전기슈퍼카 제조사를 넘어 EV분야의 첨단 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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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지난 2019년 리막에 8천만 유로를 투자한 것도 리막의 기술력이 높이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투자를 계기로 현대차그룹과 리막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게 되었다. 고성능 전기차 기술의 핵심은 고전압, 고전류, 고출력 등 고부하 상황에서 안정적이면서도 유연하게 차량 성능 및 차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리막의 기술력이 고성능 전기차에 특화되어 있는 만큼,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 대한 선행 단계의 연구개발을 넘어 신속하게 고성능 전기차 기술을 전동형 차량에 이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리막그룹은 1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그 중 약 300명은 부가티-리막 소속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설립되면 자그레브 본사에 약 300명, 몰샤임 부가티 부지에 약 130명 등 총 430여 명의 직원을 새롭게 고용할 예정이다.


리막에게 주어진 두 가지 임무
리막의 CEO인 마테 리막은 앞으로 두가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첫번째는 부가티의 미래를 책임질 슈퍼카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것. 부가티 또한 전동화의 변화를 벗어날 수 없었던 만큼, 리막과의 제휴를 통해 기술 개발 에 대한 투자 부담을 덜게 되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지난 7월 14일,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줄이는 종합 계획 Fit for 55를 발표하면서 내연기관 퇴출이 더욱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리막과의 제휴를 통해 부가티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리막에도 장점은 있다. 리막은 지난 6월, 4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최대출력 1,914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는 2인승 배터리 전기 하이퍼카 ‘네베라’를 공개했다. 전 세계 150대 한정으로 판매되는 이 하이퍼카의 가격은 200만 유로. 약 27억원에 달하는 초고가의 차량을 부가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 그룹은 페르디난드 피에히의 유산을 청산할 수 있게 되었고, 타이칸과 같은 고성능 전기차를 선보인 포르퀘는 고성능 차량에 필요한 최신 전동화 기술을 얻을 수 있게 되어 강력한 성장 동력을 얻게 되었다. 

두번째 마테 리막 CEO의 계획은 바로 양산 전기차에 필요한 기술 개발, 그리고 차량 개발이다. 마테 CEO는 그간 최첨단 EV 기술을 양산 모델에도 적용해 나가겠다는 주장을 확고히 해왔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폭스바겐 그룹의 다양한 양산 브랜드에 리막의 전기차 기술이 전해지는 것도 이제는 시간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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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제네바 모터쇼에 참석해 왔던 리막. 기자 역시 오랫동안 제네바 모터쇼를 취재하면서 현장에 전시된 리막의 컨셉카을 보며 과연 수년 후 어떤 회사로 성장할 지 궁금했었다. 스웨덴의 슈퍼카 제조사인 코닉세그가 리막의 배터리를 공급받는 것과 관련해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 내용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자동차 개발과 생산에 필요한 모든 영역을 수행할 수 있었던 코닉세그가 전동화의 변화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크로아티아의 리막으로부터 전기모터와 배터리 제어에 대한 기술 공여를 요청했다는 사실이었다. 

환경문제, 지구온난화로 인해 자동차 산업은 급변하고 있다. 전동화로의 변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하지만, 이번 합작사 설립을 보면서 아쉬운 점도 있다. 110년 역사의 부가티라는 브랜드가 설립된 지 10여년이 된 신생 기업에 인수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다행히도 ‘부가티-리막’이라는 이름으로 사명까지 없어지진 않았지만,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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