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차가격 비교에 이어 이번에는 국내 소형차 모델들의 가격과 옵션가를 비교해 본다. 경차가격이 소형차와 비슷하거나 유사해지고 상위 등급인 준중형차의 하위모델과도 비교되는 국내 소형차들은 현재 상당히 모호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경차의 사이즈가 커지고 레이와 같은 유틸리티성이 극대화된 차량들이 출시되면서 편의성에서도 밀리고 있고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으로 준중형 모델들에게 밀리면서 이러한 포지션이 되어 버린 것. 생산업체 쪽에서도 소형차에 투자하면 할수록 더 높은 수익성의 준중형차들의 판매량에 영향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가격 문제에 있어서도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소형차인 기아 프라이드는 최고 200여만이 인상되면서 사상 초유의 인상폭을 보인 것. 기아차의 신형 프라이드 1.4 기본모델(수동변속기 기준)의 시판가격을 1천110만원으로 결정했는데 이는 기존에 비해 121만원이 오른 것이다.

차량 가격 결정에 대한 후문도 있다. 가격인상을 주장하는 재경본부와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상폭을 낮출 것을 주장하는 영업본부가 맞서면서 가이드라인 조차 마련하지 못해오다 결국 지난 재경본부의 주장이 전격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대폭적인 인상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국내 출시 중인 소형차들의 제원과 가격, 옵션가 등을 비교해본다.

국내의 대표적인 소형차 라인업, 기아 프라이드와 현대 엑센트, 쉐보레 아베오의 기본사양들과 가격이다. 최저 1109만원부터 1660만원까지 모델에 따라 500만원 정도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 프라이드와 아베오의 경우 가솔린 모델만 운영되고 있으며 현대 엑센트는 1.6 디젤 엔진이 추가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일반적으로 가솔린 모델보다 디젤 모델의 가격이 150~200만원 정도 비싸기 마련인데 기아 프라이드와 엑센트 디젤 모델의 가격은 65만원 정도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

차량의 크기와 중량에 있어서는 세 모델모두 큰차이는 없다. 아베오의 전고가 60mm 높고 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공차중량에서 86kg 정도 무거운 정도이다.

기본적인 제원표상의 성능에서는 역시나 현대기아차의 우세가 돋보인다. 자동차의 가치를 출력만으로 논하긴 어렵지만 소비자층이 젊은 소형차의 경우 이러한 성능 또한 중요한 상품성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연비 부분이다. 제원표상에는 프라이드와 엑센트 모두 16.7 km/l. 쉐보레 아베오가 15.0 km/l 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마케팅 인사이트의 시내연비와 경제연비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차량들이 공인연비에 미치지 못하는 연비성능을 보였고 특히나 현대기아차의 경우 전체 18개 모델 중 단 4개모델만이 경쟁사를 앞서는 결과를 보였다. 쉐보레의 경우 공인연비와 체감연비의 근접성 측면에서 ‘시내연비(%)’와 ‘경제연비(%)’ 구분 없이 발군의 성적을 보였다. 공인대비 ‘시내연비(%)’는 10개 차급 중 4개, 공인대비 ‘경제연비(%)’는 10개 차급 중 5개에서 1위를 차지해 경쟁업체들을 압도했다.

옵션 구성에 있어서도 비슷한 가격대의 트림을 선택해 비교하였다. 역시나 기본사양의 적용도 현대기아의 경우 쉐보레보다 많았으며 선택사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옵션의 구성 또한 쉐보레가 최소화된 옵션을 구성했다면 현대기아의 경우 차량의 고급화를 위한 다양한 옵션을 추가하고 있다. 각 자동차 메이커의 역량이라는 부분도 있겠지만 지나치게 많은 옵션 구성은 불필요한 선택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쉐보레 아베오의 최고급 사양의 경우 ABS와 커튼에어백에 썬루프 만이 추가되었을 뿐이다.

각 모델들의 최고사양 풀옵션 선택의 경우이다. 기아프라이드가 1885만원, 엑센트가 1720만원, 쉐보레 아베오가 1671만원이다. 역시나 옵션의 경우 고급화를 위한 추가구성이 프라이드와 엑센트라면 아베오의 경우 단순한 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