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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전기차는 지각 변동의 척후병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5-08-27 06:48:22

본문

‘골프 GTE의 배터리는 누가 공급하나요?’  경쟁 브랜드의 홍보 대행사에서 전화로 질문을 받았다. 내가 골프 GTE 시승회의 동영상 인터뷰를 했었기 때문에 내게 물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폭스바겐은 여러 회사에서 배터리를 공급받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골프 GTE의 배터리를 어느 회사에서 공급하는지, 혹은 공급자가 두 군데 이상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자료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독일 본사의 보도 자료에도 골프 GTE의 배터리 공급처는 명기되어 있지 않았다. 자동차 제작사들이 세계 유수의 배터리 제작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배터리를 공급받는다고 보도 자료에 명기하는 대부분의 경우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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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조사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폭스바겐은 배터리의 성능과 구입 비용에서 가장 앞선 테슬라를 능가할 계획을 세웠고 거의 완성 단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었다. 테슬라가 파나소닉과의 전략적으로 제휴하고 18650이라는 원통형 기성품 배터리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이룩하고 원가를 조절할 수 있었다면, 폭스바겐은 반대로 어느 베터리 제작사에게도 독점권을 주지 않으며 무한 경쟁을 유도하여 가격 결정권을 자기가 갖는 길을 택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물량의 차이에서 오는 힘이 아니었다. 폭스바겐은 어떤 회사의 어떤 모양의 배터리 셀이라도 스스로 원하는 배터리 팩으로 패키징할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즉, 폭스바겐은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원하는 성능의 배터리 셀을 공급하도록 배터리 제작사들 사이의 경쟁을 부추길 기술과 물량을 함께 갖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의 자동차 제작사들이 타이어를 만들지는 않지만 원하는 스펙과 가격을 제시하며 세계 굴지의 타이어 회사들을 좌지우지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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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매우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배터리 제작사와 전략적 제휴를 하는 것은 당장의 개발비나 구매 가격을 최적화하는 방법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이미 보쉬나 델파이, 컨티넨털 등의 솔루션 제공자들에게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자동차 제작사들의 입지를 가까운 장래에 극단적으로 위협할 수도 있다. 이미 순수 전기차는 오늘날의 자동차 공장처럼 거대한 조립 라인을 필요로 하지 않고 자본 또는 노동집약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구글이나 애플이 전기차를 기반으로 하는 자율 주행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폭스바겐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려는 이 시기에 어떻게 하면 현존하는 자동차 산업의 맹주로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그리고, 배터리를 스스로 만들 필요까지는 없지만, 배터리 제작자들에게 휘둘리지 않을 만큼의 노하우는 가져야만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을 이미 파악한 것이다. 폭스바겐이 작년 12월 5일 미국의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 사를 매입하였는데, 이는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3배까지 연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즉, 배터리 제작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기술을 갖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들과 경쟁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그들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고 공생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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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 현재 판매중인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들을 통하여 이 메시지를 배터리 제작사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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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폭스바겐이 전략적 관계를 맺기 위한 44개의 협력 업체를 선정하였다. 이름하여 FAST initiative. 여기에 고전압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된 것은 전혀 다른 LG 화학이었다. 폭스바겐은 자고로 메이저 플레이어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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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자동차 메이저들에게 전기차는 새로운 먹거리이다. 하지만, 동시에 전기차 세상에는 지금의 자동차 제작사들이 오히려 사냥감이 될 수도 있다. 테슬라는 시장 규모가 훨씬 큰 아래쪽 시장으로 내려오려 하고, 배터리 제작사들은 자동차 제작사들의 목줄을 조여오고 있다. 이것이 현재의 자동차 공룡들이 처한 현실이다. 그리고 폭스바겐은 결연하게 결전을 대비하고 있다.


전기차는 자동차 산업 지각 변동의 척후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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