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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미래차의 두뇌 경쟁, 그 승자는 누가 (그리고 무엇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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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0-12-13 16:39:14

본문

지금의 자동차가 미래차로 진화하려면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지금 당장은 디젤 게이트로 가속화된 내연기관으로부터의 탈피라는 과제때문에 2차전지, 즉 배터리를 중심으로 전동화 파워트레인 기술에 집중되어 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C.A.S.E.’, 즉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쉐어링 등 모빌리티 서비스, 전동화로 요약되는 미래차의 핵심 요소의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네 가지 새로운 요소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핵심 기술은 전자통신기술이다. 그래서 미래차를 바퀴 달린 스마트 폰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를 스마트폰처럼 만들려는 흐름이 있다. 통합 제어 시스템이 그것이다. 스마트폰은 통신과 데이터 프로세싱, 그리고 입출력 등의 모든 기능을 하나의 프로세서, 즉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처리한다. 바로 이처럼 미래차의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인포테인먼트 등의 모든 핵심 기능을 하나의 프로세서로 처리하도록 통합 설계하는 것이 통합 제어 시스템이다.

이미 통합 제어 시스템을 적용한 브랜드가 있다. 바로 테슬라다. 테슬라는 통합 제어 시스템을 이미 3세대까지 발전시켰으며 이제는 그 두뇌인 시스온칩(SoC) 하드웨어 3.0(HW3.0)을 스스로 설계할 정도다. 이 시스온칩은 연산 프로세서와 그래픽 프로세서, 그리고 학습용 신경망 프로세서와 기타 입출력 장치 등을 통합한 본격적인 시스온칩이다.
 
자율주행 프로세서를 이야기하면 빠지지 않는 회사가 하나 있다. 바로 엔비디아(nVidia)다. 엔비디아가 자동차 혁신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우연한 결과였다. 그것은 엔비디아의 주력 상품인 그래픽 프로세서의 내부구조 때문이었다. 자율주행을 위하여 필요했던 기계학습은 강력한 연산 코어 하나 또는 몇 개를 사용하여 어려운 명령을 빠르게 수행하는 일반 프로세서보다는 단순한 코어를 무수하게 갖고 단순한 처리를 병렬로 한꺼번에 진행하는 그래픽 프로세서에 더 적합했던 것이다. 

하지만 엔비디아에게는 약점이 있었다. 그것은 그래픽 프로세서에만 집중되어 있는 자사의 노하우 구조다. 미래차의 통합 제어 시스템을 완성하려면 여러가지 노하우가 필요하다. 자동차와 교통 시스템에 대한 축적된 데이터베이스와 커넥티비티를 위한 통신 기술 등이 그 대표적 예다. 또한 자율주행 단계가 높아질수록 많아지는 데이터 처리를 위하여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점, 즉 전비의 문제였다. 

후발 주자이지만 바로 이 부분에 강점을 가진 경쟁자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퀄컴이다. 퀄컴은 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강점을 가진 독보적인 존재다. 스마트폰은 전력 소모에 매우 민감한 통신용 제품이다. ‘미래차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퀄컴의 경쟁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퀄컴이 CES 2020에서 선보인 스냅드래곤 라이드는 병렬 결합을 통하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레벨 4-5의 자율주행에 매우 충분할 700 테라플롭스(TOPs), 즉 1초당 700조 번의 연산을 최대 130W, 일반적인 경우에는 70W 대의 전력 소모로 처리할 수 있다. 이것은 테슬라 HW3가 2개 병렬 사용된 현재의 시스템이 72 테라플롭스를 처리하기 위하여 72W를 사용하고, 이전 세대인 엔비디아 자비어(Xavier) 기반 2세대 시스템 HW2가 30 테라플롭스의 연산을 위하여 30W의 전력을 소모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발전된 연산 성능과 함께 고효율을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시스템인 오린(Orin)은 200 테라플롭스의 연산을 위하여 60~70W의 전력을 소모한다. 현재의 테슬라 시스템보다는 훨씬 개선된 성능과 전비이지만 퀄컴의 스냅드래곤 라이드에는 미치지 못한다. 

최근 애플도 인텔 프로세서에서 독립하여 직접 설계한 애플 실리콘 SoC인 M1을 탑재한 컴퓨터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 제품들도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했던 기존 제품들에 비하여 성능은 향상되면서도 전력 소모량은 반대로 줄어든 우수한 전비를 보여주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아이폰 등에 사용했던 자체 설계 AP의 경험을 통한 것이다. 

애플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애플은 이미 기계학습을 위한 신경망 프로세서를 AP에 통합하여 운용한 경험이 많다는 것, 그리고 두번째는 이번 아이폰 12가 라이다 센서를 장비하였다는 것이다. 이 두가지는 앞으로의 자율주행 자동차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그리고 최근 애플이 자동차 관련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는 점은 전혀 우연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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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최강자인 삼성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삼성도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생산자이며 비록 다소 부족하지만 모바일 AP를 자체 설계 제작하는 회사다. 게다가 삼성은 하만을 갖고 있다. 하만은 사운드 시스템으로 자동차 비즈니에서 깊숙이 관계되어 있는 회사이며 동시에 커넥티비티 관련 핵심 기술을 가진 회사다. 물론 현대 E-GMP에 독점 공급하는 등 삼성 SDI라는 배터리 회사도 있다. 따라서 미래차 비즈니스를 등한시할 이유가 없다.

삼성의 미래차 통합 제어 솔루션의 접근은 다분히 실질적이다. 완벽한 1칩 통합 솔루션을 추구하는 지금까지의 경쟁자들과는 달리 삼성의 자동차용 시스온칩인 엑시노스 오토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일단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2021년부터 생산되는 아우디의 차세대 MIB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에 삼성 엑시노스 오토 8890이 탑재되는 현실적인 실적을 기록하였다. 이보다 고성능이며 최대 12개 카메라의 정보를 처리하여 6개의 디스플레이로 각각 전송할 수 있는 고성능 엑시노스 오토 V9으로 구성된 인텔리전트 콕핏의 컨셉 모델이 CES 2020에 전시되기도 했다. 인텔리전트 콕핏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이 매우 중요해질 미래차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기도 하다. 

엑시노스 오토는 인포테인먼트용 V 시리즈, 준 자율주행 및 운전자보조(ADAS)용 A 시리즈, 그리고 통신 기술이 중요한 텔레매틱스 시스템용 T 시리즈로 구분되어 있다. 즉 완전 통합 솔루션의 궁극적이지만 아직은 시간이 다소 필요한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당장 채용할 수 있는 준 통합 솔루션으로 판매 실적을 올리면서도 궁극적 통합 솔루션으로 가기 위한 노하우를 축적한다는 현실적인 방안인 것이다.

지금까지 알아 본 미래차 통합 제어 시스템의 흐름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포인트가 두 가지 있다. 그것은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 그리고 자동차와 통합 제어 시스템의 특수성에 대한 고찰이다. 

첫번째 ARM이 중요한 이유는 그 원천 기술에 있다. 위에서 이야기한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퀄컴, 삼성의 AP가 모두 ARM의 아키텍쳐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ARM의 생태계 안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최근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던 ARM이 치열한 물밑 경쟁 끝에 엔비디아의 품으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엔비디아의 사업 영역이 자동차용 시스템에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선두 업체였다가 최근 경쟁에서 위협을 느꼈던 엔비디아가 경쟁자들을 한꺼번에 제압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잡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두번째로 통합 제어 시스템이 자동차에 올바른 선택인가 하는 점이 최근 토론의 주제가 되고 있다. 지난 2~30년간 자동차가 다양한 기능을 갖게 되면서 최대 100개가 넘는 컨트롤 유닛들이 탑재되었었다. 그리고 이들 사이, 그리고 각종 센서와 액츄에이터들을 연결하는 전선 다발이 지구 둘레를 돌 정도라는 수준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이에 따라 전력 소모도 큰 문제가 되었다. 이를 간소화하여 신뢰성과 정비성을 높이기 위하여 자동차 제작사들은 CAN과 같은 컨트롤 유닛 사이의 데이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샤시 통합 제어 시스템, 인포테인먼트 통합 모듈과 같이 기능군별 통합 설계를 적용하기 시작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동차 제작사들은 테슬라가 보여준 완전 통합 제어 솔루션에는 다소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것은 바로 안전과 보안 때문이다. 완전 통합 제어 시스템은 전력 효율과 성능에서 우수하고 차량의 모든 소프트웨어를 OTA로 무선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편리성과 적응력을 갖는다. 하지만 동시에 승객의 생명과 직결된 주행 관련 기능들은 보다 높은 신뢰도를 요구하고 또한 해킹 등의 위협으로부터 더욱 안전하게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 자동차 제작사들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OTA 업데이트에는 적극적이지만 차량의 핵심 주행 기능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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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향후 통합 제어 시스템의 발전 방향은 1단계로 삼성 엑시노스 오토의 접근처럼 대 분류별 그룹 통합 제어 시스템 – 2단계 완전 통합 시스템을 거쳐 마지막으로는 통합 시스템과 병렬 백업 시스템을 갖는 이른바 통합 – 분산 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다.

미래차가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는 말은 미래차의 새로운 기술의 입장에서는 정확한 표현이다. 하지만 자동차는 인간의 목숨을 책임진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철학적 관점에서의 논의점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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