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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아이오닉 5와 EV6의 상호 보완 관계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1-03-24 18:07:38

본문

아이오닉 5의 사전 계약이 4만대를 넘어섰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거의 한 달이 지났지만 최종 가격과 공식 에너지 효율이 발표되지 않았고 아직 정식 계약으로 전환되지도 않은 애매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예상보다 다음 단계가 지연되면서 여러가지 루머가 시장에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이런 상황에서 기아 EV6가 발표되었다. 아이오닉 5의 사전계약 개시일로부터 불과 보름만에 티저 이미지를 공개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실내외 이미지를 모두 알려졌다. 아이오닉 5와는 상당히 다른 스포티한 외모와 고성능 버젼이 함께 출시된다는 소식에 단숨에 큰 관심을 끌었고 그 가운데에는 아이오닉 5의 사전 계약자들도 적지 않다. 

즉,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여는 E-GMP 플랫폼 기반 모델들 사이에 적잖은 혼란을 자초한 것이다. 왜 이런 짓을 했을까? 서로 신차효과를 충분히 누릴 만큼 시간 간격을 두는 상식을 깬 이유는 무엇일까? 혹자들은 현대가 아이오닉 5로 전기차 보조금을 휩쓸어갈까봐 기아가 서둘러 EV6를 공개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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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진실은 내부 관계자들만 알 것이다. 어쩌면 보조금을 가져오기에는 EV6가 이미 늦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EV6가 아이오닉5에 몰렸던 관심을 상당 부분 가져간 것은 사실이고 일부에서는 아이오닉5에서 아쉬웠던 점들을 부각시키는 빌미로 사용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분명 두 모델 사이에 없어도 되었을 마찰과 부작용이 있었던 것만큼은 사실이다. 1+1=2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아이오닉5와 EV6의 1+1은 확실히 1보다 컸다. 특히 지배적인 시장 장악력을 갖고 있는 현대차그룹이었지만 테슬라에게 이미지는 물론 판매량에서도 커다란 위협을 받았던 작년의 전기차 시장을 생각하면 현대차그룹은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는 2021년 안방인 국내 시장부터 분위기를 장악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아이오닉5가 첫번째 E-GMP 플랫폼 기반 모델이라는 타이틀과 다양한 유틸리티를 통한 새로운 고객 경험을 내세웠지만 테슬라 모델 Y에게는 절대적 성능에서 다소 밀렸다. 바로 이 때 고성능 모델의 임무를 맡기로 한 EV6가 제로백 3.5초를 내세우며 모델 Y의 고성능 영역에 대응하였다. 즉, 한 테슬라 한 모델에 현대차그룹의 두 모델이 대응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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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와 같은 현상과 해석은 국내 시장에만 적용되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현대차그룹은 국내 시장처럼 지배적인 입장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국내와 같은 시기에 글로벌 언베일을 통하여 공개되었지만 목적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부분이 전략적으로 더 중요하다.

EV6와 아이오닉5의 다른 접근법은 최근 몇 해 동안 두 브랜드가 보여준 행보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현대는 쏘나타 DN8으로부 시작한 새로운 디자인 언어의 시도와 프리미엄 제네시스와 고성능 N, 그리고 순수전기차 아이오닉 등 서브 브랜드의 론칭 등 중장기적 관점의 전략적 행보에 무게를 두어왔었다. 이에 비하여 기아는 보다 이해하기 쉬운 접근법으로 모델의 경쟁력을 키워 브랜드의 힘으로 확산시키는 보다 현실적인 접근법을 선택하였다. 누가 봐도 다이내믹한 디자인이 또렷했던 K5는 국내 시장에서 드디어 쏘나타를 능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K5라는 같은 이름으로 통일성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모델에 강점이 있는 브랜드였던 기아는 미국의 텔루라이드로 준대형 크로스오버 시장에서 단숨에 최강자가 되었고 쏘렌토는 국내에서 싼타페를 다시 한 번 누르고 해외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으면서 브랜드 파워를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 텔루라이드와 쏘렌토의 주요 성공 요인은 주류 시장으로 자리잡아가는 크로스오버 SUV 시장에 어필하기 좋은 익숙한 디자인 언어와 상품성이었다. 대세인 SUV의 디자인 요소를 차용한 카니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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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현대 아이오닉5도 큰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적 접근법을 선택하였다. 그 핵심의 첫번째는 고유모델 포니를 오마주하여 브랜드 헤리티지를 강조하여 현대는 미래를 이끌 수 있는 기술은 물론 전통까지 갖고 있다는 브랜드의 저력이었다. 그리고 두번째는 새로운 고객의 경험이었다. 아이오닉은 바닥이 평평한 실내가 제공하는 새로운 실내 공간의 활용법과 V2L을 이용한 전기차의 새로운 활용법에 중점을 둔다. 

아이오닉5의 디자인과 고객 경험은 철저하게 중장기적이면서도 메인스트림 브랜드라는 자신의 위치에 정확하게 뿌리를 둔 전략적 접근이다. 해치백 혹은 패스트백 디자인을 확대한 듯한 아이오닉5의 디자인은 가장 크고 경쟁이 치열한 전기차 시장은 유럽 시장에 자리잡기에 유리한 익숙한 디자인 언어를 미래지향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또한 첨단 기술을 나열하는 대신 새로운 실내 활용법과 전기 활용법을 강조하는 것도 얼리어답터나 파워유저보다는 메인스트림 브랜드의 핵심 고객인 대중들을 위한 접근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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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하여 기아 EV6는 훨씬 이해하기 쉬운 접근법으로 빠른 시장 반응을 꾀한다. 그 첫번째는 현재에 입각한 디자인 언어다. EV6는 오늘날의 기준으로 볼 때 스포티한 성향이 또렷한 크로스오버 패스트백 모델에 정확하게 자리잡는다. 아이오닉5보다 낮은 지붕과 긴 오버행으로 강렬하지만 익숙하다. 미래적인 분위기는 곳곳에 자리잡은 디자인 요소 혹은 데코레이션들이 담당한다. 실내 디자인도 아이오닉5처럼 낯선 부분은 거의 없고 현대적인 자동차의 모습의 연장선이다. 이처럼 이해하기 쉬운 디자인 언어를 선택한 EV6는 생각하고 익숙해질 시간이 팔요했던 아이오닉5와는 달리 공개와 동시에 즉각적으로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제로백 3.5초의 강력한 가속성능도 테슬라를 상대하기도 하지만 전기차에 국한되지 않고 고성능을 즐길 수 있는 메인스트림 브랜드의 모델로도 매력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항속 거리나 OTA의 수준이 테슬라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 통합 제어기가 없다는 것 등 아쉬움을 표현하는 소리들이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메인스트림 브랜드로서 훨씬 넓은 시장에 어떻게 접근할까를 면밀하게 고민하였다. 그래서 일반 대중들이 일상 생활에서 새로운 혜택을 경험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준으로 새로운 자동차를 선보인 것이다. 그리고 현대와 기아라는 두 브랜드가 E-GMP와 같은 기술적 기반에서 각자 다른 접근법으로 새로운 시장을 성장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접근법을 펼칠 수 있는 데에는 현대차그룹이 갖고 있는 강점이 뒷받침되었기 가능한 것이다. 그 이야기 다음 편에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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