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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공격적인 첫 걸음을 응원한다 – 현대 스타리아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1-04-23 17:56:16

본문

스타리아는 SUV에 밀려 사양길로 접어들었다던 MPV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듯 하다. 

이제는 SUV가 대세라는 말은 더 이상 필요가 없을 정도가 되었다. 이미 세단으로부터 패밀리 카의 지위를 넘겨받았다고 할 정도로 주류 모델이 되어버렸다. 그 결과 세단 시장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고 소형 SUV들은 유럽의 대표 장르인 해치백까지 거의 전부 잠식해 버렸다. 

MPV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7~11인승 중대형 SUV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MPV가 차지하고 있던 이른바 ‘피플 무버(people mover)’의 자리를 큰 폭으로 잠식해버린 것이다. 그 결과 이제 미국 브랜드들은 세단은 물론 MPV도 거의 생산하지 않고 SUV와 픽업 트럭에만 올인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특히 크라이슬러를 중심으로 MPV의 종주국이었던 미국의 MPV 퇴조는 충격적인 수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정도다.

시선을 돌려 우리 나라를 보자. 최근 우리 나라를 대표해 온 MPV는 기아 카니발과 현대 스타렉스다. 봉고 신화로부터 다양한 모델들이 경쟁하던 시대도 있었지만 우리 나라도 SUV 바람에 MPV의 기세가 꺾인 것은 사실이다. 특히 대우 레조와 기아 카렌스 등 다양했던 승용차 기반의 준중형-중형급 다목적 차량의 명맥이 쉐보레 올란도를 끝으로 사라진 것은 커다란 계보의 종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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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과 스터렉스는 위기에 빠진 나라를 지켜야 하는 최후의 장수가 되었다. 그런데 두 모델이 선택한 전술은 완전히 상반되었다. 

단연 1위 MPV 모델인 카니발은 대세에 순응하는 방법으로 안정 지향적인 전술을 선택하였다. 외관 디자인은 대세인 SUV의 모습을 본떴고 1열 인테리어는 K7을 연상시키는 준대형 고급 세단의 분위기를, 7인승의 2열은 애프터마켓 개조 시장에서 유행하는 리무진 시트를 닮은 릴랙션 시트를 적용하였다. 즉, 이미 시장에서 인정받은 요소들을 적절히 조합하여 쉽게 선택받을 수 있는 모델로 탄생시킨 것이다. 

하지만 어두운 MPV 장르의 분위기를 되돌릴 묘수는 없다. 앞서 이야기한 시장에서 쉽게 선택받기 위한 요소들, 그리고 가성비에 집중한 사양 구성으로 현실적 경쟁력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카니발은 한 체급 아래의 SUV 모델인 쏘렌토에 비하여 기술적 사양에서 뒤떨어진다. 예를 들어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도 R-MDPS를 적용하지 않았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삭제되었다. SUV를 닮은 디자인이면서도 4륜 구동은 선택할 수도 없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쏘렌토에는 적용된 1.6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등 친환경 파워트레인도 적용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익숙하고 저렴한 4기통 디젤과 6기통 자연 흡기 가솔린 엔진만 선택할 수 있다. 점차 엄격해지는 친환경 정책과 시대의 분위기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SUV의 분위기를 차용한 덕(?)분에 MPV의 가장 큰 장점인 넓은 객실을 더욱 강화하기 위하여 엔진룸의 크기를 줄이는 디자인 혁신도 없었다. 세단의 분위기가 강한 1열 디자인은 MPV의 다양한 센터 콘솔 활용이라는 강점과 시트 열 사이의 이동성을 희생시켰다. 그러니까 카니발은 SUV같고 고급 세단 같으면서도 가성비도 훌륭하지만 MPV의 강점은 희석되었고 미래를 대비하는 부분도 약하다. 따라서 자신만의 강점이 희박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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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하여 스타렉스의 후속 모델인 스타리아는 다분히 공격적인 전술을 선택했다. 일단 디자인에서 상용차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그리고 카니발과 동일한 3세대 전륜 구동 플랫폼을 선택하였는데 상용 모델을 위한 디젤, 현실적인 친환경 엔진인 LPI 엔진으로 시작하여 추후에는 수소 연료전지차와 하이브리드 등 새로운 플랫폼의 기술적 확장성을 십분 활용하는 플랜을 갖고 있다. 

스타리아의 행보는 유럽 MPV의 대명사인 폭스바겐 트랜스포터도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다. 내년에 출시되는 7세대 트랜스포터는 기존의 상용차 전용 플랫폼을 버리고 폭스바겐 승용 MQB 모듈형 플랫폼을 사용한다. 그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하이브리드와 PHEV 등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는 것이다. 참고로 폭스바겐 트랜스포터는 상용 모델인 트랜스포터, 표준형 미니버스인 카라벨, 다목적 레저용 차량인 멀티밴, 그리고 캠핑카인 캘리포니아 등 다양한 시장에 넓은 라인업을 갖는다는 면에서 스타리아의 승용 시장 도전과 맥을 같이 한다.

스타리아에서 가장 인상적인 면은 단연 디자인일 것이다. 매끈한 외모와 넓은 유리창이 인상적인 스타리아의 디자인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미래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바로 이 부분이 스타리아의 핵심이다. MPV는 다양한 모빌리티 플랫폼과 서비스가 등장할 미래차에서 다시 각광을 받을 장르이기 때문이다. 상당히 많은 미래차 컨셉트카들이 박스형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서도 이런 흐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자율 주행과 전동화가 기반이 되는 미래차에서는 실내 공간을 극대화하는 MPV의 형상이 최적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이 컨셉트카 ID 버즈를 일찌감치 선보인 데에는 과거의 향수와 미래를 잇는다는 목적도 있겠지만 MPV가 다시 중요해질 미래차 시장에서 과거의 주도권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담겨있다. 

스타리아는 디자인 하나만으로도 현재와 미래를 잇는 다리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비젼을 적용하는 것은 대중들이 쉽게 미래를 받아들이게 만드는 가장 직설적이면서 감성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현대 스타리아의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공격적인 첫 걸음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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