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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제네시스 전동화 전략 – 하이브리드의 필요성을 다시 증명하다.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1-08-25 13:15:17

본문

제네시스 브랜드의 순수 전기차 시장 진입은 순조롭다.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G80  전동화 모델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2000대 이상의 사전 계약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이다. 

내연 기관용 플랫폼을 개조해서 만든 G80 전동화 모델이었지만 그 성공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절묘한 포지셔닝이었다. 현재 대부분의 순수 전기차들은 크로스오버 SUV들이다. 그리고 현재 구입할 수 있는 전기 세단은 포르쉐 타이칸과 테슬라 모델 S가 전부인데 이들은 모두 스포츠 세단이고 1억대를 가뿐하게 넘어가는 고가 모델들이다. 

즉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은 프리미엄 고급 세단의 안락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1억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거의 세계 유일의 순수 전기 세단이라는 뜻이다. 정장 차림으로 출퇴근과 업무 스케쥴을 소화하기에 잘 어울리는 유일한 비즈니스 설룬이라는 말이다. 또한 국산 전기 세단이기 때문에 내수 시장에서는 의전차량 내지는 고급 공무원용 공무 차량으로도 자신만의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자신만의 시장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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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은 순수 전기차면서도 안락한 승차감과 고급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접근 가능한 가격대를 유지한 거의 유일무이한 고급 세단이라는 뜻이다. 즉, 전동화 모델들이 잃어버리기 쉬운 표준적 시장의 공감대를 유지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보편적 관점의 고급 세단이라는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발견되었다. 그것은 바로 뒷좌석 바닥의 높이였다. 세단의 차체 형상에 배터리 팩을 바닥에 삽입한 결과 배터리 팩의 높이를 살짝 높아진 차체 높이와 높아진 차체 바닥면으로 분산 수용한 것이 원인이다. 

크로스오버 SUV 모델의 경우는 차체 바닥이 살짝 높아지더라도 여유 있는 실내 높이 덕분에 뒷시트의 높이가 살짝 높아지더라도 헤드룸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세단의 경우는 뒷시트를 높이면 헤드룸이 비좁아진다. 그래서 G80 전동화 모델의 경우는 차체 바닥이 높아졌음에도 뒷좌석 헤드룸을 확보하기 위하여 일반 모델에는 옵션으로 제공되던 뒷좌석 파워 시트와 통풍 시트 옵션을 삭제하는 결정까지 감수할 정도였다. 어쨋든 그 결과 뒷좌석의 안락함이 일정 부분 희생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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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G80에게는 오너 드라이버의 비중이 절대 낮지 않다. 하지만 비즈니스 설룬으로서 쇼퍼 드리븐 시장도 매우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고급 세단의 보편적 가치를 거의 완벽하게 지켰다는 점에서 강점을 찾았던 G80 전동화 모델은 뒷좌석의 거주성이라는 고급 세단의 보편적 가치를 희생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보편적 고급스러움은 신생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에게는 우수한 디자인 아이덴티티만큼이나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다. 

이 시점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내연 기관 모델에서 바로 순수 전기차로 넘어간다. 즉, 하이브리드 혹은 PHEV 모델은 계획에서 아예 배제되어 있는 것이다. 신생 브랜드인 제네시스에게는 하이브리드를 거쳐서 순수 전동화 모델로 차근차근 넘어갈 시간이 없으며 투자를 분산시키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전략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바로 ‘보편적 경쟁력의 약화’다. 순수한 내연 기관 모델과 순수한 전동화 모델의 극단적인 라인업은 고객들의 선택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순수한 내연 기관 모델을 선택한다는 것은 시대의 조류에 뒤떨어지는 듯한 기분을, 반대로 순수 전동화 모델로 직행한다는 것은 보수성이 분명 존재하는 보편적 프리미엄 승용차 시장의 고객의 성향을 감안할 때 핵심 고객층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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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딜레마는 제작사 입장에서도 불확실성을 높인다. 연비에 악영향을 주는 가솔린 엔진과 SUV 모델들의 비중에 높아지는 최근 트렌드를 감안할 때 제네시스 브랜드는 이산화탄소 배출가스 총량제를 순수 전동화 모델만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전동화 모델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마진을 삭감(혹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고 이를 벌충하기 위하여 내연 기관 모델의 수익성을 높여야(=가격을 인상해야) 한다. 이것은 시장 경쟁력의 근본적인 위협 요소가 된다. 

그리고 순수 내연 기관을 유지한다는 것은 혁신성의 부족의 이미지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것은 신생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브랜드에게는 매우 위험하다. 순수한 내연 기관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거의 없다. 최소한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라도 모든 내연 기관을 전동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그리고 제네시스 브랜드는 금년 유럽 진출을 선언했다. 유럽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각축장이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그린 뉴딜을 선포한 유럽은 순수 내연 기관 모델을 거의 적대시하고 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등의 내연 기관 전동화는 거의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PHEV를 플러그인 차종으로 구분하여 순수 전기차와 함께 통계에 포함시키는 유럽 등의 통계를 생각할 때 PHEV는 브랜드 성적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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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근본적인 효과가 있다. 현대차도 이 부분에서 상당히 고민을 했을 것이고 무수한 사업성 시뮬레이션을 수행했을 것이다. 하지만 신생 브랜드의 시장 진입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 등의 기회 비용 손실은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개발비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최소한 유럽 시장을 위한 하이브리드와 PHEV 모델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성품 전동화 트랜스미션과 현지 위탁 조립 업체를 사용하여 시장 특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ZF는 기존의 자사 8속 트랜스미션을 사용하는 모델에 거의 개조 없이 대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모터 내장형 트랜스미션을 공급하고 있다. 그 범위도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부터 고출력 PHEV까지 모두 대응이 가능하다. 

그리고 마그나는 제네시스의 4륜 구동 시스템 납품 경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ZF와 마그나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개발하고 현지에서 차량을 완성하는 방법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유럽 현지의 국내 배터리 공장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아 탑재하면 물류도 개선될 수 있다. 혹시 발생할 수도 있는 보호 무역의 분위기에도 안전 장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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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것은 현대차는 앞으로 새로운 내연 기관을 개발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의 순수 내연 기관으로 십년을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고, 더군다나 유럽 시장에서 순수 내연 기관은 중기적으로 도태 대상이라는 것이다. 새롭게 진출하는 제네시스 브랜드, 그것도 배터리를 비롯한 전동화 기술에 강점을 가진 대한민국의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내연 기관의 전동화는 필수적이다. 

G80 전동화 모델은 훌륭했다. 그러나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에서 개조 모델의 한계도 분명히 보았다. 만일 100마력 이상의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PHEV 모델이라면 이런 희생 없이도 충분히 전동화의 목적을 달성했을 것이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분명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이다. 이미 공개된 GV60 등 앞으로 출시될 순수 전기차들은 분명 중요하지만 그들만이 정답일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이젠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20세기에 등장하여 성공한 유일한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하이브리드가 없는 ‘구린’ 브랜드로 만들기에는 너무나도 아깝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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