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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성공적인 출발 그러나 남아있는 숙제들 – 현대 캐스퍼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1-09-30 22:18:36

본문

매우 오랜만에 선보인 새로운 경차 캐스퍼. 첫 출발은 성공적이다. 일단 얼리버드 예약 첫날에만 1만8천명이 몰려들어 금년 생산량을 초과해버리는 폭발적인 시장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것도 풀옵션이 2천만원을 넘는 가격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와 의견들을 넘어선 결과라는 점이 놀라웠다. 오랜만의 경차 신모델이고 요즘 시장 트렌드에서는 실패하기가 더 어렵다는 SUV라는 점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성공 요인의 결과다. 

그리고 실제로 시승해 본 결과 제품의 완성도도 상당했다. 즉 가격이 그냥 높은 것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기존 경차들은 물론 엔트리급 소형 크로스오버 SUV들을 능가하는 지능형 안전 기술과 반자율 주행 등의 장비 수준도 그랬지만 차 자체의 만듦새나 승차감 등이 기존 경차의 수준을 확실히 넘어선다. 요즘 흔한 세그먼트 파괴가 일어난 것이다. 게다가 디자인은 경차만이 누릴 수 있는 쾌활함을 한껏 담아서 첫눈에 기분을 좋게 하는 감성적인 요소도 갖고 있다. 

요컨대 성공할 만한 환경적 요소들이 첫 출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이를 뒷받침하여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만한 제품력을 가졌다는 말이 된다. 즉, 모델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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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캐스퍼는 단순히 모델 단위의 성패가 중요한 모델이 아니다. 캐스퍼에게는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가 담겨져 있고 또한 새로운 질문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도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번째 시도는 글로벌모터스라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 – 기업 – 노동자’의 희생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지역 기반 사업 모델의 성패가 관심의 대상이며, 자동차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온라인 직접 판매 시스템 즉 D2C의 도입이 새로운 시도의 또 한가지이다. 

새로운 시도가 완벽한 성공을 보이려면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것이 바로 ‘지속 가능성’이다. 현재 캐스퍼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크게 하나로 귀결된다. 그것은 원가, 즉 수익성이다. 현재 캐스퍼는 비록 경차로서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가성비 혹은 가격 경쟁력은 나쁘지 않다. 그런데 지금의 가격 경쟁력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상생노력, 즉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점에 지속 가능성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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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 직접 출자는 물론 다양한 인프라 지원책은 결국은 모두 국민들의 세금에서 충당된다. 그리고 업계 평균보다 현격하게 낮은 수준에서 합의된 노동자 급여 수준은 노동자들의 직접 희생을 통한 고용 창출이라는 특별한 합의에 바탕을 둔다. 또 하나의 출자사인 현대자동차는 D2C를 채택하여 장기적으로는 판매 비용 절감을 이룩하여 적정 수익을 보장받으려 하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오히려 초기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즉, 캐스퍼의 현재 가격이 적정 마진 수준에서 결정된 것이라면 글로벌모터스의 장기 사업 계획에 커다란 위험 요소가 있다는 뜻이 된다. 왜냐 하면 결국에는 보편적인 상태로 복귀해야 하는 희생적 요소, 즉 원가 상승의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캐스퍼와 글로벌모터스가 사업성을 유지할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가장 기본적인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양산 효과다. 현재 연산 7만대, 최대 10만대 수준의 생산량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어렵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까에 집중해야 한다. 

캐스퍼의 플랫폼은 기존의 경차 플랫폼을 큰 폭으로 강화한 이른바 2.5세대 수준의 플랫폼이다. 즉, 지나친 고가 플랫폼이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사양을 조절하면 제3세계부터 선진국 시장까지 폭넓게 대응할 수 있는 기본 원가 구조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선진국의 수출 시장은 물론 현재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진 인도 생산과 더불어 제3세계 시장을 향한 모듈 혹은 반조립품 수출과 같은 다양한 판매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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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른 한 가지 증산책은 이미 계획되어 있는 전기차다. 보그워너의 인테그레이티드 드라이브 모듈(IDM)을 탑재한 캐스퍼 전기차가 2023년에 계획되어 있다. 그러나 캐스퍼 전기차는 단순히 캐스퍼를 전기차로 만든 것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차체 크기의 한계때문에 40kWh 정도가 한계인 배터리를 탑재하더라도 최대 항속 거리가 300km 정도일 것으로 예상되는 캐스퍼 전기차는 자칫하면 ‘높은 가격과 낮은 항속거리’라는 딜레마에 빠질 우려가 있다. 

즉, 캐스퍼 전기차는 ‘경차’인 캐스퍼 전기차의 새로운 포지셔닝을 제시할 수 있는 제안과 함께 출시되어야 한다. 따라서 경형 전기차를 원래 경차의 자리인 도시형 교통 수단으로 복귀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도시형 교통 수단으로 되돌아온 경형 전기차는 굳이 400km의 항속 거리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진다. 낮은 항속 거리와 작은 배터리는 당연히 차량 가격의 인하 요인이 된다. 즉,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도시형 모빌리티 솔루션들은 전동 킥보드나 전기 자전거와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 솔루션으로부터 시작하여 초소형 전기차를 거쳐 캐스퍼 전기차가 속한 경형 전기차까지를 포함시켜야 한다. 즉 캐스퍼 전기차는 도심 환경에서는 가장 넉넉한 개인 교통 수단이 되는 것이다. 경형 전기차까지는 도심 통행시 특별한 혜택을 주고 그 이상의 세그먼트 모델들은 크기와 교통 유발 효과에 따라서 도심 통행시 무혜택으로부터 페널티 부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벌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형 전기차는 도심에서 일정 시간의 무료 주차와 무료 충전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초소형 전기차는 이에 더하여 도로변 일시 주차 허용과 같은 더 많은 혜택으로 선택을 촉진하는 식으로 그 안에서도 차등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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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는 순수 내연 기관 모델도 전동화 모델로 대체하여 긴 모델 수명을 꾀해야 사업성을 향상시킬 수 있고 전동화 모빌리티에서 경차가 담당해야 할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별도의 하이브리스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보다 전기차의 IDM 구동계에서 배터리를 최소화하고 현재 가장 저렴한 엔진인 스마트스트림 1.0 엔진을 발전기로 사용하는 시리얼 하이브리드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 이미 닛산은 전기차의 매커니즘에 엔진 발전기를 결합한 e-power 시리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독자적인 포지셔닝을 구축해 가고 있다. 

캐스퍼는 성공적인 첫 출발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지방정부와 노동자, 제작사 등의 희생을 통하여 이루어 낸 특별한 환경에서 출발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순히 고사 직전이었던 경차 시장을 되살렸다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그 다음 단계로 경차라는 세그먼트가 앞으로의 모빌리티 시장에서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하는가를 증명할 의무가 캐스퍼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캐스퍼의 성공적인 출발을 축하한다. 그리고 더 큰 족적을 우리 나라 자동차 산업과 상생 기업 문화에 남기기를 바란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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