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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볼보가 던진 작은 공 – 자동차, 수입차, 그리고 경쟁력 제고의 묘수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1-11-08 20:20:02

본문

지난 달 선보인 볼보 XC60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완전 신모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미디어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 첫번째 이유는 ‘더 국산 같아졌기’ 때문이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1. 수입차의 시장 적응력 강화
최근 수입차에게 국산 같아졌다는 말은 절대 모욕이 아니다. 다양한 기능들이 적용되면서 요즘은 ‘신토불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브랜드들이 우리 나라 실정과 소비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편의 기능을 제공하면서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수입차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비교 우위 포인트를 강화했기 때문이었다. 

그 중에서도 수입차들에게 아킬레스 건과 같았던 것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이었다. 수입차 초기에는 국내에서 별도의 국산 내비게이션 드라이브를 순정 디스플레이에 연결하는 불완전한 방법이 사용되었고 나중에는 본사의 기술 지원을 받아 순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의 일체성을 향상시켰다. 그러나 최근 들어 내비게이션 정보를 이용하는 주행 보조 장치와 같이 차량의 시스템과 완전히 융합된 경우에만 제공할 수 있는 편의 기능은 여전히 수입차에게는 불가능한 국산차만의 전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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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음성 인식 기술을 이용한 차량 제어, 커넥티비티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및 카 페이 시스템 등에서도 수입차들은 국산 브랜드들에 비하여 뒤처질 수 밖에 없었다. 라틴어 기반의 언어와 달리 조사와 어미 변화가 많은 우리 말에 대한 인식률에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었고 커넥티비티를 이용한 서비스의 경우 비록 콜센터와 컨시어지 서비스 등이 일부 수입차 브랜드를 통하여 먼저 소개되었지만 국내 토착 기업이 더 넓은 연계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근본적인 차이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것을 한 방에 처리할 수 있는 해결책을 볼보가 XC60 페이스리프트를 통하여 선보인 것이다. 그것은 SK 텔레콤의 통합 솔루션을 볼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통합하는 것이었다. 그 구성 요소는 티맵 내비게이션, 누구 오토 인공지능 서비스, 그리고 Flo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였다. 즉, 국내 굴지의 서비스 프로바이더와의 연계를 통하여 단숨에 국산차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서비스 수준과 차량 일체화 수준을 이룩한 것이다. 특히 어떤 매체에서 시도했던 ‘아리아, 벤츠가 좋아, 볼보가 좋아?’처럼 차량과 우스개를 나누는 수준까지 자연어 인식 수준이 향상된 것은 국산차와 수입차 사이의 벽을 허문 단적인 사례였다.

2. 보안과 개방의 절충 - 안드로이드 오토 운영체제
그런데 사실 이와 같은 수입차의 시장 토착화를 가능하게 한 기술적 기반이 중요하다. 그것은 오늘 다룰 두 번째 주요 포인트인 자동차 시스템의 개방성 확대다. 볼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운영체제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운영체제(OS)를 채택한 최초의 시스템 가운데 하나다. 이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안드로이드 오토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즉, 이번 볼보가 채용한 것은 운영체제로서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이며 후자는 단순히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안드로이드 오토 OS가 차량과 보다 상위 레벨에서 통합되면서 안드로이드 기기들이 차량과 보다 많은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XC60에서 선보인 누구(NUGU) 오토가 대표적 예다. 누구의 음성 인식 기능을 이용하여 차량의 공조장치 등 이전의 인포테인먼트 이상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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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자동차 시스템의 외부 기기 연결은 대단히 폐쇄적이었다. 즉, 자동차가 외부 기기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즉 ‘자동차가 말을 하는 것’만 제한적으로 허락할 뿐 외부 기기가 자동차의 기능을 제어하는, 즉 ‘자동차가 말을 듣는 것’은 철저하게 봉쇄했었다. 물론 자동차와 승객의 안전을 위한 분명한 이유가 있는 정책이지만 오늘날처럼 자동차가 지능화되고 외부와 연결되어가는 시대에는 재고의 여지가 있는 생각이기도 했다. 왜냐 하며 자동차 회사가 새로운 기능을 모두 독자적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개발 역량과 속도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갈 수도 없고 설령 따라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혼자 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값비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핵심 요소인 안전과 빠르게 진화하는 신기능의 조화를 위하여 적절한 수준에서의 타협은 불가피하다. 바로 이런 고민의 결과가 이번 볼보 XC60이 보여준 안드로이도 오토 운영체제의 적용이다. 즉, 안전과 직결된 주행과 관련된 차량 제어는 여전히 폐쇄적인 보안 영역에 남겨두되 인포테인먼트와 더불어 차량의 공조 등 일부 편의 기능은 안드로이드 오토 운영체제를 통하여 서드 파티 장치가 제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즉, 볼보는 안드로이드 오토 운영체제를 차량에 적용하여 개방성을 일부 허용하였고 SK 텔레콤은 안드로이드 오토 운영체제 하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을 XC60에 통합하여 기능의 업그레이드와 국내 시장 토착화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구글은 최근 안드로이트 오토 앱의 추가 개발을 중단하며 앞으로는 안드로이드 오토 운영체제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그것은 안드로이드를 자동차의 운영체제로 편입시켜 자동차 제작사들과 긴밀한 관계인 솔루션 공급 업체, 즉 티어 1 급의 관계를 갖겠다는 사업적 방향의 선포인 것이다. 이것은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넘어서는 보다 고차원의 체제 통합을 통하여 자동차 산업에 비포마켓부터 참여하겠다는 뜻이다. 

3. 라이프사이클 매니지먼트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볼보 XC60은 이미 작년에 파워트레인의 교체라는 대규모의 업그레이드를 감행했었다. 즉, 최소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로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그리고 ‘리차지’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면서 모든 파워트레인의 전동화를 이룩한 것이었다. 게다가 국내 시장에서는 디젤 엔진의 전면적 단종도 실행에 옮겼다. 페이스리프트보다도 훨씬 큰 의미를 갖는 전략적 선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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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에는 전형적인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한 것이다. 외모의 부분적 변화와 지금까지 설명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개편, 그리고 주행 보조 기능의 업그레이드 등 고객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편의 사양 강화와 디자인의 신선도 제고에 집중한 것이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두고 일부 언론사들은 ‘볼보가 차를 너무 자주 바꾸는 것이 아닌가’하는 질문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것은 앞으로 우리가 더 자주 보게 될 현상이고 이것을 볼보가 앞서 제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한층 중요해진 ‘라이프사이클 매니지먼트’의 중요성 때문이다.

많은 자동차 제작사들이 2030년 혹은 2035년까지만 내연 기관 모델을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발표된 것 하나가 더 있는데 그것은 새로운 내연 기관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담겨져 있는데 그것은 새로운 내연 기관용 플랫폼의 개발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십여 년 동안 기존 내연 기관과 자동차 플랫폼을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로서는 순수전기차들은 수익성이 나쁘고 미래차에 대한 커다란 투자들을 계속해야 하는 자동차 제작사들의 입장에서는 그나마 수익성이 좋은 내연 기관 모델들을 일정 수량 이상 팔아야만 회사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 판매하려면 앞으로 계속 등장할 새로운 법적 기준과 더욱 새로운 기능을 추구하는 고객들을 만족시키면서 내연 기관 모델들을 판매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업그레이드는 계속되어야 한다. 바로 이런 면에서 볼보가 ‘기존 내연 기관의 전동화’를 작년에, 그리고 ‘개방형 안드로이드 오토 OS 적용’을 금년에 진행한 것은 기존 모델의 경쟁력을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가를 선도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판매량이 늘어나긴 했지만 볼보는 여전히 작은 브랜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세기의 패시브 세이프티, 21세기 초의 액티브 세이프티, 그리고 최근의 발빠른 전동화 전략에 이어 이제는 자동차 제작사의 개방적인 개발 문화의 변신까지 새로운 테마를 꾸준히 잡아나가고 있다. 

이래서 나는 항상 볼보를 주시한다. 테마의 선점은 어쩌면 회사의 규모보다 더 중요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으며 볼보는 항상 여기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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