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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니로, 어쩌면 브랜드보다 더 소중한 모델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1-11-29 17:14:20

본문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니로의 2세대 모델이 공개되었다. 자세한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디자인만으로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사실 니로는 대단한 성공을 거둔 모델이다. 모델 수명의 마지막 해인 금년까지도 기아의 대표 모델 노릇을 하고 있을 정도다. 2021년 10월 현재 니로는 기아 브랜드의 1위 수출 모델이고 순수전기차로서는 현대차그룹 전체에서 수출 실적 1위를 기록한 모델이기도 하다. 내수 시장에서도 신형 모델들이 즐비한데도 불구하고 10월 1900대를 기록할 정도로 꾸준하다. 특히 HEV와 BEV의 판매 비울이 2:1일 정도로 순수전기차의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와 같은 실적은 니로에게서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니로는 하이브리드(HEV)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 순수전기차(BEV)의 친환경 모델로만 라인업이 구성된 친환경 전용 모델이기 때문이다. 즉, 절대적 진입 가격과 가성비가 중요한 소형 세그먼트로서는 커다란 핸디캡인 높은 가격을 안고 경쟁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로는 판매에서도 커다란 성공을 거둔 것이다.

니로는 신차효과만 누리던 모델이 아니었다. 앞서 살펴보았듯 모델 수명의 끝자락에도 많은 판매와 수출을 기록하는 스테디 셀러이기 때문이다. ‘친환경 전용 모델이 스테디 셀러인 브랜드’. 니로가 기아 브랜드에게 가져다 준 이와 같은 브랜드 이미지는 전기차를 바탕으로 하는 미래차 시장이 시작되는 오늘날에는 대단히 소중한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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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니로에게는 자매 모델이 있었다. 현대의 아이오닉이다. 아이오닉과 니로는 거의 같은 시기에 출시된 친환경 전용 모델이라는 점에서 양 브랜드의 친환경 전략의 출발점과 같은 모델들이었다. 같은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두 모델은 각각 해치백과 크로스오버 SUV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아이오닉은 유럽 시장을 또렷하게 겨냥한 반면 니로는 SUV 트렌드를 타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결과는 두 모델 모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아이오닉의 해외 판매 실적도 위축되는 해치백 시장을 감안하면 상당히 훌륭했다. 토요타가 수십년에 걸쳐 이룩한 효율을 단숨에 따라잡았다는 질적 평가도 받았다. 아이오닉이라는 이름은 더욱 확장되었다. 현대의 순수전기차 라인업의 브랜드 이름으로 격상된 것이다. 

니로는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아이오닉의 효율성과 함께 크로스오버 SUV 바람을 접목한 적절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라이프스타일 모델에 강점을 가진 기아 브랜드의 이미지와도 잘 연결되는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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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니로는 아이오닉처럼 미래차 혹은 전기차 브랜드로 확장되는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기아는 EV 라는 보다 직설적인 전기차 브랜드 네임을 선택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2세대 니로는 아이오닉과는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이번에 공개된 2세대 모델의 방향성이 더욱 중요했던 것이다. 

2세대 니로의 디자인으로부터 확인한 방향성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하다. 첫째는 ‘존재감’, 둘째는 ‘업그레이드’ 셋째는 ‘극강의 효율성’이다. 이것은 1세대 모델이 ‘디자인 빼고 다 좋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실용성과 경제성 등 이성적 측면에서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모델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절한 보완과 확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존재감’은 단정하고 기능적이지만 감성적이지는 못했던 1세대 모델에 비하여 확연히 볼륨감과 매끈함을 강조한 디자인 언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업그레이드’는 확연히 커진 차체와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인테리어 등에서 느껴진다. 그리고 마지막 ‘극강의 효율성’은 C 필러에 내장된 에어로다이내믹 슬릿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치백 형태의 공기역학적 특성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테일게이트 주변의 압력감소와 소용돌이에 의한 공기 저항과 뒷유리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C 필러 뒤로 매끈한 층류(laminar flow)의 공기 흐름을 연장하기 위하여 공기 통로를 내장시킨 것이다. 슈퍼카가 아닌 양산 모델로서는 찾아보기 힘든 과감한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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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니로는 존재감을 더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소곳하고 성실한 모델에서 자신의 존재를 다방면으로 드러내기에 주저하지 않는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변신하고자 하는 것이다. 비록 아이오닉처럼 서브 브랜드의 이름으로 확장되지는 못했지만 니로라는 모델 자체의 존재감을 강화하여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다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걱정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현재의 니로를 선택한 조용하지만 수많은 고객들이다. 다른 글이나 자리에서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듯이 미래차 시대라고 해서 고객들이 반드시 새롭고 강인한 이미지의 제품만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모두 얼리어답터일 수 없다. 부담스럽지 않은 선택을 원하는 고객들이 훨씬 더 많다. 이런 면에서 1세대 니로는 안성맞춤이었다. 비록 디자인은 무덤덤하지만 효율성(=연비)이나 실용성(=SUV)이라는 점에서 더 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던 것이다. ‘친근한 이미지와 함께 시대를 리드하는 친환경 모델’로서 대성공을 거둔 1세대 니로. 이것이 니로가 메인스트림 브랜드인 기아에게 얼마나 소중한 모델이었는지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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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니로가 지금보다 강력한 이미지와 존재감을 원한다면 두 가지 전술적 포석이 필요하다. 첫번째는 1세대 니로처럼 여전히 부담스럽지 않은 선택지를 친환경 모델 안에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1세대 니로의 주요 고객층이었던 장년층 이상의 고객들을 등한시할 수 없다. 그것이 2세대 니로의 한 가지 트림이 되었든, 아니면 다른 모델이든 상관은 없다. ㅡ러나 가능하면 니로라는 이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니로 라인업 안에 포함되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둘째 포석은 새로운 니로는 매우 영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래로는 가성비에 우수한 내연기관 모델들 혹은 일반 모델의 하이브리드 버젼이 있을 것이고 위로는 EV 브랜드의 순수 전기차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EV 브랜드 전기차들의 고성능보다는 극강의 효율성과 함께 현실적인 가격대를 추구해야 한다. 즉, 오늘과 내일 사이의 징검다리이지만 니로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대륙같은 섬처럼 또렷하게 자기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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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로의 2막이 시작된다. 니로는 어쩌면 어지간한 브랜드보다 더 소중한 모델일 것이다. 미래를 나의 것으로 가져다 준 우리나라 최초의 성공적 친환경 모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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