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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테슬라의 모델 전략이 엉켰다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6-02-11 11:30:23

본문

몇 일 전에 재미있는 글 하나 읽었다.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의 제품 전략이 꼬였다는 칼럼이었다. 그리고 그 주범은 작년에 선보인 테슬라 모델 X라는 이야기였다.

 

테슬라는 작년 2015년에 50,58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여 세계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브랜드다.테슬라가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팔았다는 것은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는 다른 브랜드들에게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높은 원가 때문에 정부의 지원금을 감안하더라도 비쌀 수 밖에 없는 것이 전기차다. 그래서 다른 브랜드들은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하여 값비싼 배터리를 많이 실을 필요가 없는 소형 시티 커뮤터를 전기차로 선택하였다. 하지만 반대로 테슬라는 엄청난 고성능과 긴 항속 거리, 그리고 최첨단 장비 등으로 무장한 모델 S를 첫 모델로 선택하였다. 당연히 가격도 높아서 7만5천달러부터 13만달러에 이르는 프리미엄 세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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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선택한 전략은 탑-다운 전략(top-down strategy)이라고 한다. 즉, 최상위 모델로부터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대중적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이런 탑-다운 전략은 수입차처럼 고가의 제품일 경우, 또는 스마트 폰처럼 새로운 제품으로서 시대의 흐름을 앞서는 트렌디함이 성패를 좌우하는 제품에 주로 적용되는 전략이다. 반대로 생활필수품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기본적 기능과 가성비를 만족시키는 합리적 소비로부터 출발하여 생활 수준이 나아지면 기호품으로도 분화하는 과정에서 고가 제품이 등장하는 버텀-업 전략(bottom-up strategy)를 선택하는 것이 보통이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먼저 하는 얼리 어댑터 또는 트렌드 세터의 이미지를 프리미엄의 이미지와 적절히 조합하였다. 테슬라의 창립자인 앨런머스크의 이미지도 적절히 활용하였다. 전기차는 목적지가 아니고 화성 주거지 전략의 일환이라는 거대한 이미지도 활용하였다. 마치 테슬라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은 화성 정복이라는 원대한 인류의 업적에 기여하는 듯한 기분까지도 느끼게 해 준 것이다. 이것은 친환경이나 유지비 절감 등의 퍽퍽한 이성적 기준에 따라 구입하는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와는 생각의 방향 자체가 다른 것이었다. 어쨌든 테슬라는 모델 S를 부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하게끔 성공적으로 유도함으로써 전기차의 이미지를 180도 바꾸는 탑-다운 전략의 1단계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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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탑-다운 전략의 2단계에 해당되는 모델 X에서 테슬라의 제품 전략이 꼬여버렸다는 것이 내가 읽은 칼럼의 논지였다. 모델 S가 대당 4천달러 가량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테슬라전기차에게 긍정적 이미지와 프리미엄 이미지를 심는 데에 성공했으므로 이제는 더 넓은 시장으로 접근하면서 수익성을 노려야 할 단계가 되었고 그 모델이 바로 모델 X였던 것. 테슬라는 모델 S의 플랫폼을 높이면 어렵지 않게 세계적으로 한창 인기가 높은 CUV 장르인 모델 X를 만들 수 있으므로 개발비는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논리적인 접근이었다.

하지만, 테슬라의 경험 부족이 모델 X 프로젝트를 망가뜨렸다. 원래 계획보다 2년이나 더 늦어진 모델 X 프로젝트는 결국 새로운 플랫폼과 더 많은 첨단 기술을 투입하는 쪽으로 변질되었다. 그 결과 모델 X는 가격이 8만달러부터 시작하는 모델 S보다도 5천달러 비싼 모델이 되어버렸다. 즉, 탑-다운 전략이 무너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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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X의 오류는 전략상 세 가지 커다란 타격을 가져왔다. 첫째는 모델 S보다 낮고 넓은 시장에서 많은 대수를 판매하여 거둔 수익으로 본격적 대중화 모델인 모델 3의 개발비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이 무너진 것이다. 둘째는 2년의 시간 지연으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추격할 기회를 허용하고 말았다. 셋째는 최종 목적지였던 3만 5천달러 가격의 대중형 모델 S의 자리에 이미 쉐보레 볼트(Bolt)가 출시를 예고한 것이다. 

제품 전략은 치밀해야 한다. 아무리 논리 정연한 계획이라도 그 가운데 하나라도 삐끗하면 전체 그림이 망가진다. 물론 테슬라는 더 많은 모델 X를 금년에 만들어내서 수익을 얻을 것이고 추가 투자를 이끌어서라도 모델 3를 개발, 발표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모양일 뿐이다. 이미 내부적인 전략의 목표들은 허물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테슬라의 주가에 이미 반영되기 시작했다. 최고였던 작년 7월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금년 2월에만 열흘 동안에 25%나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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