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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전기차 시대에 어울리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있었다, 혼다 i-MMD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2-02-23 15:20:00

본문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가속화될 것이다. 그러나 단숨에 가기에는 현실이 녹록치 않다. 
따라서 현실적인 징검다리가 꼭 필요하다. 

작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폭발적이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의 발표에 의하면 2021년 전 세계에서 판매된 플러그인 전기차(순수전기차 + PHEV)의 숫자가 660만대로 전체 자동차 시장의 약 8.6%를 차지했다고 한다. 2020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4.1%, 2019년이 2.5%였으니까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 가운데 대략 30%가 PHEV이므로 순수전기차는 약 460만대 정도다. 상당한 숫자다. 

그러나 속사정을 살펴보면 전기차가 이런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까 단순히 낙관할 수만은 없다. 여기에는 중요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번째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불안정성이다. 작년 전기차 시장이 거의 세 배나 성장하며 세계 전기차 시장을 이끌었지만 이것은 지속될 가능성이 희박한 가수요에 의한 것이었다. 바로 전기차 보조금의 중단이다. 중국 정부는 금년 2022년에 이미 전기차 보조금을 30% 축소했으며 내년인 2023년부터는 전격 중단할 예정이다. 이를 피하여 전기차 수요가 작년에 집중되었던 것이다. 

두번째 위험 요소는 서플라이 체인의 문제다. 물론 현재 자동차 시장을 직격하고 있는 반도체 공급 문제에 전기차가 더 민감하다는 점도 포함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위협적인 것은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원료 가격이다. 순수전기차 가격의 삼분의 일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원가의 하락세가 예상과는 달리 2019년부터 둔화되기 시작한 것은 코발트와 리튬 등 핵심 소재의 확보 경쟁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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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지는 대신 오히려 품귀 혹은 자원 무기화 현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게다가 이 원료 문제는  게다가 중국 중심으로 저가형 전기차에 사용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핵심 소재인 카보네이트의 가격이 무려 다섯배 이상 폭등한 것은 위의 두 가지 전기차 시장 성장의 불안 요소는 결정적으로 순수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악화로 연결된다. 그렇지 않아도 내연기관 준대형 모델이 순수전기차 준중형 모델과 가격적으로 경쟁할 정도로 순수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은 열악하다. 

그런데 앞서 살펴보았듯 단기적으로라도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개선하기 위한 리튬인산철 배터리 조차도 원가 상승으로 그 효과가 불투명해졌다.

이렇듯 순수전기차는 분명 장기적으로는 가야 할 방향이지만 단숨에 대세가 되기에는 너무나 많은 불확실성을 갖는다. 이것을 사업적으로 번역하면 커다란 투자가 필요한 순수전기차에 전적으로 의존하기에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끌고 나가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순수전기차가 분명 관심의 대상이기는 하지만 주류 고객들이 선뜻 구입하기에는 아직 먼 존재라는 뜻이 된다.

이것을 요약하면 보다 현실적인 전동화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말이 된다. 즉, 자동차 제작사들은 배출가스 총량제 등에 의한 배출세를 적절하게 제어하는 ‘컴플라이언스 모델’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안정적으로 자동차 수요를 대응하고 동시에 수익성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확실한 전동화 트렌드에 뒤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가격과 연비 등 경제성을 두루 갖춘 ‘안심할 수 있고 적당한’ 제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물론 여기에 적당한 솔루션이 있기는 하다. 바로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기술적 발전에 의한 효율성 향상과 세제 혜택 등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게다가 경제성에서 경쟁 상대였던 디젤 모델들이 더욱 엄격해지는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한 추가 부품 등에 의한 원가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에 불안한 미래를 굳이 감수하면서 구입할 가치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즉,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만이 적절한 현실적 솔루션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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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이유에서 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순수 내연기관 – 순수 전기차로 이루어지는 투 트랙 전략의 위험성을 누누이 지적해 왔다. 심지어는 최근 진출한 유럽 시장만을 위해서라도 모듈형 변속기로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에서 PHEV까지 모두 구현할 수 있는 ZF 변속기 일체형 솔루션을 채택하여 유럽 현지에서 이미 협력 관계를 가졌었던 마그나 등을 통하여 조립하는 것 까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었다. 실제로 유럽은 충전식 자동차의 절반 이상을 PHEV가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위의 ‘제네시스 솔루션 제안’은 단기적 대안에 불과하다. 이보다는 좀 더 세밀한 전술을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위하여 개발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언제든지 순수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적용이다. 

현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대체적으로 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엔진과 전기모터가 각각 혹은 동시에 바퀴를 굴릴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전체 시스템 출력에서 엔진이 더 큰 부분을 담당하는 엔진 중심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다. 하이브리드의 최전선이라고 평가받는 토요타의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캠리 하이브리드를 예로 들자면 엔진은 178마력인 데에 비하여 전기 모터는 120마력이다. 

참고로 현대의 최신형 1.6 터보 하이브리드의 경우는 방향성이 약간 다르다. 앳킨슨 사이클로 효율만을 추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열효율이 높으면서도 고출력을 내는 터보 엔진을 적용하고 듀얼 클러치 변속기로 직결감을 향상시키며 전기 모터로 응답성을 보강하는 다분히 스포티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이런 방식은 폭스바겐이 가장 먼저 도입했다. 그러나 역시 전기 모터의 기여가 제한적이라는 것을 출력에서 알 수 있다. 참고로 투싼 하이브리드의 엔진 출력은 180 마력인데 전기 모터는 44.2 kW, 즉 60마력이다. 역시 엔진 중심의 시스템이다.

자동차 엔지니어들의 입장에서는 이와 같은 병렬 및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 구성이 가장 꺼려지는 부분이라고 한다. 특히 앞서 살펴보았듯 유럽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PHEV는 그 복잡성과 중량 부문에서 극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풀 하이브리드와 PHEV 전략은 결코 달갑지 않은 방향인 것이다.

그렇다면 앞서 말했듯 순수 전기차에 가까우면서도 최대한 간결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무엇일까? 아마도 시리얼 하이브리드 혹은 레인지 익스텐더가 추가된 전기 파워트레인(EREV)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이들은 순수 전기차와 동일하게 모터로만 바퀴를 구동하지만 작은 배터리만을 탑재하는 대신 이를 계속 충전할 수 있는 고효율 내연기관을 탑재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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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그리고 해외에는 몇 가지 모델이 있거나 있었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도 이미 그런 모델이 도입되어 현재 판매되고 있다. 바로 혼다가 ‘2 모터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i-MMD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그것이다. 

혼다 i-MMD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는 CVT나 DCT같은 변속기가 없다. 고정된 기어비의 감속기가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런 시스템을 이미 본 적이 있다. 바로 순수 전기차가 그렇다. 즉, 혼다 i-MMD는 이미 순수 전기차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구조적으로 매우 단순하다.

그래서 구동용 전기 모터 출력 자체가 다른 하이브리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 현재 3세대 시스템은 최고 출력 135 kW (184 마력), 최대 토크 315 Nm의 고성능 모터를 사용한다. 이 모터의 출력을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 5와 비교해 보면 얼마나 본격적인 모터인가를 알 수 있다. 아이오닉 5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2WD는 각각 125 kW – 350 Nm, 160 kW – 350 Nm로서 거의 대등한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혼다 i-MMD는 주행의 거의 대부분을 전기 모터만으로 수행한다. 3가지 주행 모드 가운데 EV 모드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들과는 달리 거의 모든 주행 상황을 전기 모터로 처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2 모터 가운데 다른 하나와 엔진이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그 첫번째는 전기 구동을 돕고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 기능이다. 최대 102kW 전력을 만들 수 있는 발전기를 구동하기 위하여 최고 출력 145마력, 즉 107kW의 엔진은 꼭 필요한 정도다. (이미 우리는 엔진 출력이 얼마나 큰지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i-MMD의 구조에서 이해하였다.) 발전된 전기는 주로 전기 모터의 구동 에너지로 보내지며 일부는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에 사용한다.

엔진의 두 번째 기능은 의외로 바퀴를 직접 굴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최소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 상황, 즉 엔진을 직결하고 바퀴를 굴리는 것이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상황에만 국한된다. 대부분의 순수 전기차들이 고속도로 전비가 시가지 전비보다 나쁘고 최소 속도에서도 불리하다는 것에서 우리는 내연 기관이 효율적인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는 i-MMD의 열린 설계 사상을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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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이전에 일반적인 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IMA(Integrated Motor Assist)와 듀얼 클러치 일체형 모터를 활용한 i-DCD(Inteligent Dual Clutch Drive) 등의 하이브리드 시스템들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 그 경험에서부터 순수 전동화 시대에도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에 가장 가까운, 그러면서도 가까운 미래까지는 순수 전기차보다 대응 범위가 넓으면서도 경제적인 i-MMD를 개발하여 선보인 것이다. 게다가 원료 전쟁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전기 모터의 희토류 의존도를 3세대에서 제거하기도 했다.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현대차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필요성은 잘 알면서도 사용 가능 기간이나 투자 비용 등 비즈니스 케이스에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현대차가 혼다의 i-MMD와 같이 미래의 지속 가능성과 순수 전기차와의 기술적 연결성을 확보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한다면 지금의 걱정은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현대차는 다양한 엔진과 다양한 전기 모터를 확보하고 있다. 남은 것은 조합과 시스템 설계다. 그리고 그 조합은 단순한 구조에서 수익성을, 그리고 최소한 십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것이다. 

현대차는 분명 전기차에서는 혼다보다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에서는 여전히 혼다에게 배울 것이 남아 있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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