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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현대차의 일본 진출 – 목적은 기세 제압, 제품은 브랜드 자체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2-03-02 10:49:04

본문

왜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 다시 진출하는 것일까? 

솔직히 실익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그것은 일본 자동차 시장의 독특한 측면 때문이다. 물론 일본 내수 자동차 시장은 작년 445만대를 판매한 세계 3위의 커다란 시장이다. 그러나 이십세기 말에 7백만대를 기록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확연하게 위축된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장 규모만이 문제가 아니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디테일하게 살펴볼 수록 독특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은 여러 면에서 자신만의 또렷한 특징을 갖고 있는 이른바 갈라파고스화의 대표적 사례다.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케이카라고 불리는 경차 시장이 전체 세그먼트 가운데 1~2위를 다투는 소형차 천국이라는 점이다. 소형차를 좋아하는 유럽 시장보다도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 또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지 않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 시장은 매우 보수적이다.

위의 두 가지 특징은 새로 진출하는 시장으로 선택하기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 비록 큰 시장이지만 뚜렷한 위축세를 꾸준히 보이고 있으며, 극심한 갈라파고스화를 보이는 시장의 특성은 그 자체로 비관세 장벽과 같은 시장의 폐쇄성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시장 개척을 통한 직접적인 판매량 증대는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일본이 갖는 상징성을 이용한 보다 큰 전략적인 목표를 얻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것은 미래차 산업에서의 리더 지위의 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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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이전 일본차 시장에서 실패한 적이 있다. 이것은 기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기준에서의 패배였다. 경차에 약점이 있었던 현대차가 시장의 주류가 아닌 큰 모델들과 일본 특유의 지역에 뿌리를 내린 딜러 네트워크가 없는 상태에서 도전할 결과는 예상할 수 있었다. 즉, 모델 라인업과 네트워킹이라는 고전적 경쟁력에서 패배한 것이다. 

그런데 새롭게 일본에 진출하는 현대차의 무기는 완벽하게 미래차 산업의 전략을 바탕으로 한다. 새롭게 진출하는 라인업은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수소연료전지차인 넥쏘로 구성되었으며 판매 프로세스는 완벽하게 온라인 시스템으로 운용된다. 즉, 새롭게 진출한 현대차는 일본 자동차 시장 유일의 100% 친환경차 – 100% 온라인 시스템으로 구동되는 완벽한 미래차 브랜드인 것이다. 참고로 심지어는 테슬라도 결재 시스템은 온라인이 아니다. 

이렇듯 일본 시장에 다시 진출한 현대차는 이전의 그 브랜드가 아니다. 예전에 실패하고 문을 닫았던 신흥 자동차 브랜드 현대가 아니라 어느새 일본 브랜드들을 앞질러 미래차에 성큼 다가간 브랜드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외국 발 기사나 유튜브 영상이 아니라 일본 안방에서 직접 체험하게 되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일 것이다. 인정하기 쉽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친환경차 부문에서는 현대차가 최소한 동등한 경쟁자, 혹은 이미 추월당했다는 기분까지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기세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비록 예전 같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레거시 자동차 제작사 가운데에서 넘버 원인 토요타를 갖고 있는 일본의 안방, 그것도 갈라파고스화의 견고한 비관세 장벽으로 굳건하게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일본 내수 시장에 이전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현대차가 놀랄만한 무기로 되돌아온 것은 충격이기 때문이다.

사실 현대차가 친환경 라인업만으로 진출한 것은 영리한 전술이기도 하다. 변변한 경쟁자도 없는데다가 일본 브랜드들이 서둘러 제품을 내놓는다고 해도 현대차가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 선점의 효를 시작부터 얻고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시장 자체가 그리 크지도 않기 때문에 투자 비용 등에 커다란 부담을 갖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리하다.

현대차의 일본 재진출은 다분히 심리전적이다. 제품은 차량이 아니라 미래차 브랜드 현대이고 목적은 시장 침투가 아니라 심리 침투다. 미래차 시장에서는 내가 리더가 되겠다는 심리전인 것이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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