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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미니 일렉트릭의 당돌한 도전은 성공했을까?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2-03-31 11:42:16

본문

미니는 힙한 브랜드다. 자신의 개성에 만족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며 당돌하게 행동하는 스웩이 넘치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와 회사는 작지만 프리미엄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십년동안 미니는 조금은 느슨해졌다. 판매량과 매출이 늘어났고 차도 커졌다. 컨트리맨이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자신보다 시장을 더 중시하는 무난한 브랜드가 되어가는 듯 했다. 즉, 보편성이 브랜드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져가는 대신 원래의 미니 브랜드가 갖고 있던 명료한 이미지는 조금씩 희석되어갔다.
본래 개성의 거침없는 표현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미니의 가치였었다면 점차 프리미엄 브랜드의 보편적인 경쟁력인 고급스러움이 미니 브랜드에서도 경쟁력의 요소로 더 큰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갑자기 전기차 시대가 다가왔다. 그리고 미니는 2030년까지 전체 라인업을 순수전기차로만 꾸리는 퓨어 일렉트릭 브랜드가 되기로 결정했다. 마치 오리지널 미니 브랜드, 그리고 BMW 미니 브랜드 초창기의 역동성이 연상되는 과감한 결정이었다. 

물론 미니처럼 야무지고 스웩이 넘치는 브랜드가 아니면 누가 또 이런 결심을 하겠는가 수긍이 가기는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절대로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엄연히 수익을 위한 사업이므로 그저 멋만 부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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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시장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면 미니는 최초의 전기차로 컨트리맨 일렉트릭을 만들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큰 UKL2 플랫폼과 크로스오버 SUV의 높은 차체는 넉넉한 항속 거리에 필수적인 더 큰 배터리팩을 싣기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간이 넉넉하면 전동화 모델로 컨버젼하기도 쉽다. 즉 개발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크로스오버 SUV가 판매량에서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점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니는 3도어 해치를 최초의 전기차로 선택했다. 그것도 십년도 넘는 이전인 2008년 공개되었던 실험작 미니 E와 스펙에서 거의 다르지 않았다. 그 동안의 기술 발전을 생각하면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즉, 미니 일렉트릭이 선택한 스펙은 단지 기술적 제약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의도적으로 기획된 스펙이라는 뜻이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미니 일렉트릭의 스펙은 가솔린 모델인 미니 3도어 해치 쿠퍼 S와 매우 흡사하다. 즉, 현존 미니 라인업 가운데 가장 미니의 맛과 스웩을 담은 모델인 쿠퍼 S의 전기차 버전을 상상했다면 바로 미니 일렉트릭인 것이다. 

약간 낮은 출력, 약간 느린 제로백, 약간 무거운 차체 중량 등의 핸디캡은 훨씬 민첩한 동력 응답성과 더욱 빠른 0-60km/h 발진 가속 성능 등의 생동감으로 보상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한 것은 미니 3도 해치는 이른바 고 카트 필링이라는 달리는 쾌감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그것은 앞서 살펴보았듯 미니 브랜드의 본질적 이미지와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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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술적 한계 때문에 아직 전기차가 엔진차의 장점을 완전히 실현할 수는 없다. 그래서 미니 일렉트릭은 과감하게 두 가지를 희생하는 대신 두 가지를 선택했다. 희생한 두 가지는 낮은 최고 속도, 그리고 가장 중요한 희생인 1회 충전 당 항속거리를 희생하였다. 그 대신에 얻은 것 두 가지는 모두 작고 가벼운 배터리 팩을 선택한 선물이다. 즉, 전기차 보조금을 감안하면 동일한 가격대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 그리고 대부분의 전기차가 잃어버리는 경쾌한 핸들링이다. 미니는 미니 3도어 해치 쿠퍼 S와 미니 일렉트릭을 동일 선상에 놓고 고객이 선택하도록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도시를 즐기는 스프린터 모델이라면 항속 거리는 다소 짧더라도 민첩한 응답성의 전기차가 더 어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쾌한 도시형 전기차를 성공적으로 실천한 모델은 별로 없다. 같은 모델에서 작은 배터리 팩을 선택한 트림은 가격적인 메리트는 물론 실제로 경쾌한 감각으로 시가지 운전에서 나은 선택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짧은 항속 거리를 가진 저가 트림으로 인식되어 관심에서 사라지기 일쑤다. 

미니는 도시형 전기차를 성공시킬 수 있는 몇 안되는 브랜드다. 특히 전기차의 가격이 여전히 높은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아주 저렴한 초소형 전기차를 제외한다면 미니와 같은 컴팩트 프리미엄 모델을 만드는 브랜드가 도시에 어울리는 프리미엄 전기차를 선보이는 것이 전기차 시장 전체의 질적 성장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소형이건 대형이건 모든 전기차와 소비자들이 맹신하는 항속거리 400km 이상이라는 도그마를 깨뜨리고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 이렇듯 미니 일렉트릭의 디테일이 모두 정해졌다. 이제 남은 것은 실제로 차를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미니 해치 쿠퍼 S를 독창적으로 해석한 전기차 버전. 그것이 전기차 브랜드 미니의 첫출발인 미니 일렉트릭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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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결과 미니 일렉트릭은 훌륭한 전기차였다. 가솔린 버전에 비해 오히려 더 정숙하고 견고하게 느껴졌으며 승차감도 좋았다. 예상했듯이 신호등에서 스타트는 제원보다도 훨씬 강렬했다. 

다만 한 가지가 아쉬웠다. 미니 해치가 가져야 하는 핵심 캐릭터인 고 카트 필링의 실종이다. 서울 도처의 코너를 매우 빠르게 달렸지만 지나치게 안정적이었다. 안정적이라서 아쉽다니? 이것이 미니라는 브랜드의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빠른 차는 많다. 그러나 미니처럼 발칙하게 재미있는 차는 별로 없다. 바로 이것이 도시형 전기차에 감성을 통하여 존재의 이유와 상품성, 부가가치를 모두 부여할 수 있는 핵심 가치인 것이다.

하지만 미니의 전기차 도전기는 이제 시작이다. 출발은 나쁘지 않다. 다만 더 반짝일 필요가 있을 뿐이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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