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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전기차, 과잉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2-05-06 21:38:19

본문

‘과유불급’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이다. 바로 지금 전기차를 휩쓸고 있는 과잉사양에 대한 이야기이다. 

초기의 전기차들은 도심형 친환경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소형 – 저출력 모델이 중심이었다. 물론 성숙되지 못한 기술과 양산 규모의 제약에 따른 높은 가격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그 결과 초기의 전기차들은 마치 초식동물처럼 연약한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전기차의 이미지는 굳어지는 듯 싶었다. 논리적으로는 흠이 없는 옳은 방향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반작용은 생각보다 빠르고 강력했다.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전기차도 고성능과 장거리 주행 능력을 갖춘 럭셔리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전기차 방향성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테슬라는 초식동물과 같았던 전기차에게 포식자의 이미지를 제공했다. 그 결과 먼저 전기차를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레거시 브랜드들은 마치 전기차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가 되어버린 듯한 입장에 서 버렸다. 즉,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초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듯한 모양새가 되어 버린 것이다. 

물론 테슬라처럼 강렬한 이미지를 가진 제품은 긍정적인 기능을 보여주었다. 모든 제품의 초기 시장 형성이 중요한 얼리 어답터들에게 열광적인 인기를 끌어 현재 테슬라가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자동차 기업 가운데 시가 총액 1위에 이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고 자동차 시장의 주류 고객들이 전기차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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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것이 테슬라 성공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테슬라가 전기차 경쟁의 룰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했고 졸지에 레거시 브랜드들이 전기차에 관한 한 테슬라를 뒤따르는 듯한 형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 결과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은 초기 모델들에 비하여 상당한 고성능과 항속 거리를 가진 모델들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메인스트림 브랜드인 현대와 폭스바겐도 200마력 이하의 전기차 모델을 손에 꼽을 만큼 전기차들의 고성능화가 커다란 흐름이 되었다. 게다가 400km 수준의 항속거리를 막연하게 요구하는 흐름도 대세가 되었고 그 결과 배터리 크기가 소형 및 준중형 급에서도 60kWh를 넘어 70kWh 이상을 표준으로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게다가 한 가지가가 더 있다. 전기차와 미래차의 동일시 현상이다. 물론 미래차는 전기차를 플랫폼으로 한다. 그것은 자율주행과 강력한 인포테인먼트 및 커넥티비티 성능에 필요한 커다란 전력량을 감당하기에 전기차 플랫폼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즉, 미래차는 기본적으로 전기차를 바탕으로 하는 편이 효율적이며 개발에도 용이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역은 반드시 성립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즉, 모든 전기차가 반드시 미래차의 모든 기술적 요소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펌웨어 OTA와 이를 위한 기술적 기반의 한 가지인 통합제어기 아키텍쳐다. 물론 얼리 어답터들과 적극적 소비층이 더욱 관심을 갖는 주제이기는 하지만 펌웨어 OTA와 통합제어기가 없는 전기차는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단정하는 경향까지 보이기도 한다.

그 결과는? 전기차의 가격 상승이다. 높은 전기차 가격은 테슬라나 레거시 프리미엄 브랜드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주류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메인스트림 브랜드의 임무인 전기차 대중화에는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여러 대의 승용차를 보유하여 대당 평균 마일리지가 낮은 상위 소비자들이 전기차의 주요 고객층으로 고착되면 전기차도 평균 연간 마일리지가 낮아질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보조금 대비 환경 개선 효과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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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전기차와 자동차, 그리고 모빌리티의 미래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역할을 위하여 새로운 기술과 우수한 성능을 시연하는 데에 집중한다면 메인스트림 브랜드들은 일상 출퇴근용 커뮤터 및 도심형 승용차를 중심으로 한 기본에 충실한 전기차를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여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지금처럼 프리미엄 브랜드와 메인스트림 브랜드들이 한데 뒤엉켜서 경쟁하는 상황은 시장 전체에 대한 피로감 혹은 잘못된 학습 효과로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접근에 오히려 방해 요소가 될 우려가 있다.

그리고 최근의 상황은 대중형 전기차에 대한 결심을 더욱 시급하게 만들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의한 원자재 수급난이 자동차 원가를 빠르게 밀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자동차 제작사들은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공급 능력과 함께 차량 가격의 상승이라는 두 가지 난맥상에 맞닥뜨리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계약서가 쌓여 있어도, 아무리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증액되어도 출고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너무 많은 기능으로 미래차의 모습을 갖추려는 시도를 일부 포기하면 반도체 공급난의 여파를 일부 완화할 수 있고, 가격 인상이 확실시되는 배터리의 용량을 줄일 수 있다면 차량의 가격도 낮출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을 줄이면서도 어느 정도의 항속거리를 유지하려면 출력을 낮추면 된다. 그 동안의 눈부신 기술 발전을 감안하면 그렇다고 해서 초창기의 전기차들처럼 형편없는 성능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당분간 자동차 반도체 공급난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배터리 가격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와 양적 완화의 부작용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사라지기 전에 매력적인 가격으로 접근하는 도시형 전기차를 대중형 모델로 공급할 수 있다면 여러모로 쓸모가 있을 것이다. 

전기차에 만연한 과잉을 걷어낼 수 있는, 그리고 걷어내야만 하는 시기가 왔다.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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