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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현대 팰리세이드 페이스리프트 – 메인스트림 브랜드 기함의 현명한 선택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2-05-31 18:17:49

본문

현대 팰리세이드 페이스리프트는 메인스트림 브랜드의 기함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정확하게 보여준 적절한 제품 진화의 사례였다.

메인스트림. 이 말은 주류, 즉 큰 흐름이라는 말로 변역할 수 있다. 시장에서 메인스트림, 즉 주류 시장은 대다수의 고객들의 선택을 받아 형성되는 가장 큰 시장을 뜻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주류 시장을 담당하는 브랜드가 메인스트림 브랜드인 것이다. 

따라서 메인스트림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폭넓은 고객층과 많은 판매량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보편적 상품성과 구매 결정을 촉진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이 필수적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처음 출시될 당시의 팰리세이드는 매우 충실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중년 남성들의 마음을 빼앗은 듬직한 외모와 넓은 실내 공간을 가진 국산 최초의 대형 8인승 SUV라는 점에서 탁월한 제품 경쟁력을 갖추었다. 거기에 더하여 실수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력적인 가격이 폭발적 판매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러나 부족한 점도 없지 않았다. 출시 초기에 지적되었던 실내 소음과 진동 등 NVH 대책은 싼타페 TM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주류 패밀리 카로서의 SUV가 갖추어야 할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다. 그리고 팰리세이드가 출시된 2018년 말 이래로 현대차는 3세대 플랫폼으로의 전환과 본격적인 전기차 라인업 출시, 그리고 대폭 강화된 능동 주행 보조 장치와 안전 장비 등 미래차를 향한 빠른 발전을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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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팰리세이드는 자칫하면 가성비만 좋은 구식 대형차로 밀려날 우려가 있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풀 체인지를 앞둔 그랜저마저 바뀌면 팰리세이드는 현대 브랜드 유일의 2세대 플랫폼 기반 모델이 된다. 게다가 현대차를 포함하여 어쩌면 현재 혹은 바로 다음 세대가 내연기관 모델의 마지막 세대가 될 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하이브리드도 없는 팰리세이드는 더 불안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페이스리프트에 매우 차분하게 대응했다. 신선도를 높이고 단점을 보완하는 페이스리프트의 원칙을 정확하게 지킨 것이다. 플랫폼만 놓아두고 내외관을 완전히 바꾼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반대로 외관은 최대한 페이스리프트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오히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바꾼 싼타페의 사례와 같은 과욕은 부리지 않았다. 

사실 과욕을 부리기에 충분한 명분은 있었다. 싼타페 페이스리프트처럼 새로운 플랫폼과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파워트레인으로 마지막 내연기관 세대의 제품 주기를 연장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팰리세이드는 자신의 고객층을 정확하게 이해했고 메인스트림 브랜드라는 현대의 위치를 잊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앞서 말했던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기준의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지키면서 페이스리프트로 신선도와 완성도를 더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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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팰리세이드를 이해하는 데에는 얼리어답터들의 열정이나 미래차 기술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차를 잘 모르는 일반 고객의 관점에서 더욱 매력적이고 고급스러운 제품이 된 것이다. 바로 메인스트림 브랜드의 기함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먼저 디자인은 팰리세이드가 중년 남성들을 열광시켰던 존재감을 강화하면서 현대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의 대표적 디자인 요소은 파라메트릭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가장 웅장한 형태로 표현한 것이다. 값비싼 철판 금형의 변경 없이 라디에이트 그릴과 범퍼 등 플라스틱 부분의 집중적 변경 만으로도 충분히 신선하고 더욱 또렷한 디자인을 완성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초기에 가장 실망했었던 진동과 소음 부문에서도 괄목할 개선이 이루어졌다. 거기에 더하여 옵션이었던 2열 독립 시트가 포함된 7인승 시트 구성을 기본 적용하여 팰리세이드 페이스리프트는 SUV 시대에 딱 어울리는 대형 SUV 리무진으로 포지셔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되었다. 대중적 관점에서 필요로하는 고급차의 질감과 시트 구성에 정확하게 집중하여 개선한 결과다.

가격표 상의 가격은 인상되었다. 그러나 실제 구성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가격이 오른 것 같지만 엔트리 트림인 익스클루시브는 오히려 가성비가 향상된 판매 전략용 트림이다. 스마트 크루즈를 비롯한 주행 보조 장비, 프로젝션 풀 LED 헤드라이트, 12.3인치 내비 등을 인기 있는 아이템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센터 에어백이나 다중 충돌 방지 자동 제동 장치 등의 안전 장비, 그리고 소음 감소용 2중접합 차음 유리의 확대 적용 등 내용이 충실하다. 즉, 팰리세이드 고객들이 원하는 필수 장비들과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3백만원의 가격 인상보다 더 충실하게 적용했다. 그리고 이제는 18인치 휠 타이어의 푹신한 승차감과 LED 헤드라이트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 에센셜 플러스 패키지만 선택하면 릴랙션 시스 등 럭셔리한 아이템도 실속있게 즐길 수 있다. 에센셜 플러스를 포함해도 4100만원대로 대형 SUV를 괜찮은 스펙으로 가질 수 있다. 

익스클루시브 트림의 경쟁력 강화는 이전에는 캘리그래피 트림에 과도하게 집중되었던 판매 분포를 이상적으로 분산시케 팰리세이드의 고객층을 다변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싼타페와 지나치게 붙어있었던 스티커 프라이스의 적절한 가격 간격을 꾀하는 효과도 가져와서 팰리세이드의 이미지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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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하여 다른 트림들은 실질적으로 가격이 인상된 부분이 없지 않다. 이전의 캘리그래피 트림에서 제공되던 옵션을 일부 가져온 프레스티지 트림과 릴랙션 시트와 HDA2 등 이전에는 없던 고급 장비들을 추가한 캘리그래피 트림은 가격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캘리그래피 트림은 이미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트림이다. 따라서 이전 모델보다 다른 트림과의 외관상 차별점을 확대하여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내장과 사양을 더욱 고급화하는 것으로 최상위 트림의 업그레이드는 고객의 취향과 모델의 상위 포지셔닝, 그리고 제작사의 수익성 사이에서 적절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VIP 패키지의 가치는 더 희박해진 것이 아닌가 한다. 이제는 캘리그래피 트림이 충분히 고급스럽고 가격 포지셔닝도 적당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너무 낮은 가격 포지셔닝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하여 나중에 추가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던 VIP 패키지이기도 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시 하이브리드의 부재다.  4기통 디젤과 V6 가솔린으로만 구성된 팰리세이드의 파워트레인은 디젤의 사양화와 가격 인상이 급격한 요즘 트렌드를 감안하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비슷한 파워트레인을 갖고 있던 기아 카니발이 하이브리드를 추가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팰리세이드의 하이브리드 부재는 아쉬움이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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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이브리드를 추가한다면 차량 가격에 꽤 큰 인상 요인이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우수한 가성비와 존재감으로 어렵지 않게 다가설 수 있는 메인스트림 브랜드의 기함급 SUV 베스트셀러라는 점을 지키기 위해서 타협할 수는 있다. 디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6기통 차량을 소유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 때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 않은가. 대략 한두 해 기름값은 차량 가격이 대신 내 주는 셈 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팰리세이드로 현대차가 내연기관 모델의 종료를 이야기한 2028년까지 버틸 수 있을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모델을 2024~5년에 발표하는 것은 수명이 너무 짧아서 아까운데…

아니다. 지금 팰리세이드는 지금 당장의 호사를 만끽하면 되는 차다. 솔직히 우리 대부분이 오늘을 즐기기에도 바쁘지 않은가. 아이오닉 5보다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대형 SUV. 이거면 만족할 수 있다.

자동차 전문가의 미래 걱정은 일단 접어두자. 나도 소비자다. ​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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