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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같은 스포츠 모델, 그러나 다른 입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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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2-06-09 12:15:24

본문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지난 5월 이후 각 브랜드들이 트랙에서 앞다투어 행사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같은 트랙 행사라고 하더라도 브랜드에 따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그리고 현재 상황은 제각각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현재 그들의, 그리고 자동차 산업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단면이기도 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물론 모델이나 브랜드의 성격상 트랙 행사가 어울리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자동차 이벤트를 비교적 자유롭게 열 수 있게 된 지금 강렬한 행사를 통하여 시장의 주목을 선점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개최된 여러 브랜드의 트랙 행사는 해당 브랜드의 현재 위치와 지향점, 그리고 동시에 한계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거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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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랙에서 열렸던 미디어 및 대 고객 행사는 다음과 같다. 페라리의 296 GTB 시승회, 토요타의 GR86 시승회, 포르쉐의 ‘포르쉐 월드 로드쇼(PWRS)’, 그리고 BMW의 M 50주년 기념 행사 등이었다. 

근래의 페라리 미디어 시승회는 이전보다는 상당히 적극적이고 큰 규모로 이루어져왔다. 이번 296 GTB 시승회는 더욱 그랬다. 이전에는 전 세계 판매량을 7천대 수준으로 제한하여 희소성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높였다면 스핀오프를 통하여 독립하게 된 이후로는 판매량 증가에도 적극적이기 때문이었다. 페라리 로마가 시장 확대를 위한 첫 번째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296GTB는 또 다른 의미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오랜만에 완전히 새롭게 설계하는 스포츠 모델이면서 V6 터보 PHEV를 통한 V8 터보의 대체를 시작하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즉, 라 페라리와 SF90을 통하여 체득한 전동 파워트레인의 기술을 (페라리의 기준으로는) 양산 모델인 296GTB에 적용함으로써 거의 십년에 걸친 전동화 파워트레인 프로젝트가 일단락을 짓는 중요한 기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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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하여 토요타의 GR86은 사뭇 다른 입장에 서 있는 모델이다. GR86은 스포츠 헤리티지의 연장이다. 이니셜 D의 AE86의 이미지를 오랜 단절끝에 새롭게 가져온 GT86은 글자 그대로 일본 튜닝 업계를 먹여 살린 효자 모델이었고 근래 출시된 대중 스포츠 카 가운데에서는 매운 드문 성공 사례였다. 

그리고 이번에 출시된 GR86은 더 무거운 임무를 갖는다. 그것은 토요타의 고성능 브랜드인 가주 레이싱, 즉 GR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일이다. 지금까지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시도했던 가주 레이싱 브랜드 라인업 전략은 유럽 브랜드들만큼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따라서 가장 성공적인 스포츠 모델인 86에게 그 임무를 공식 부여한 것이다. 또한 사업적으로는 공동 개발 책임자인 토요타 휘하의 스바루의 효용과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목적도 더욱 중요해졌다.

그러나 GR86에게는 한 가지 한계가 남는다. 자칫하다가는 시대에 뒤떨어진 올드 스쿨로 남거나 사업적으로도 확장성에 한계가 지어진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친환경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대세가 될 근미래에 환경을 오염시키며 즐거움을 만끽하는 길티 플레져 guilty pleasure를 주장하는 것은 어쩌면 대중 브랜드의 손을 떠나가는 럭셔리의 영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GR86이 토요타 브랜드의 업 포지셔닝을 수반하는 전략적인 포석인가, 아니면 단순히 현재의 성공을 버릴 수 없어서 연장하는 수준인가 그 전략적인 배경에 따라 모델의 중요성은 앞으로 현격하게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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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의 PWRS와 BMW M 50주년 행사는 행사의 성격은 다르지만 추구하는 바는 비숫하다고 할 수 있다. 두 브랜드 모두 프리미엄 스포츠 시장의 대표 주자들이다. 그리고 시대에 걸맞게 기존의 스포츠 모델은 물론 SUV에 이르기까지 스포츠 모델의 풀 라인업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최근 두 브랜드 모두 PHEV와 순수 전기차로도 친환경과 달리는 즐거움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다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즉, BMW와 포르쉐는 자동차의 전환기 너머에서도 자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타협하거나 버려야 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을 이번 행사를 통해서 선보인 것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가 앞으로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는 미래차 개발 경쟁에서 필수적인 높은 수익성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포르쉐와 BMW M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선포, 헤리티지의 계승, 미래에도 굳건한 프리미엄 스포츠의 지속 가능성 등 다양한 면을 볼 수 있었던 트랙 행사들이었다. 이렇듯, 같은 도구라도 담겨져 있는 메시지와 속사정은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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