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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BMW 라트 허브(rad hub) 뮌헨 - 전환기에는 생각의 폭을 넓혀라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2-07-19 21:29:30

본문

지난 5월 12~13일 독일 뮌헨의 BMW 뮌헨 공장에서 ‘rad hub x Munich 2022’가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BMW 그룹이 미래의 사업 환경 파악을 위한 열린 의견 수렴의 장으로 기획한 BMW 그룹 익스체인지(BMW Group Xchange) 기획의 핵심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라트 허브(rad°hub)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잠재력을 엿보기 위한 일종의 워크샵이었다. 지금의 자동차 산업이나 시장과는 완전히 다르고 훨씬 넓은 영역일 미래 모빌리티 환경은 현재의 자동차 기업 혼자서 기획하기에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을 것이다. 그래서 BMW 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환경의 외연과 잠재성을 가늠하기 위하여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열린 워크샵 형태의 브레인스토밍 기회를 기획했는데 그것이 바로 라트 허브다.
 
실제로 이번에 내가 참석한 라트 허브 뮌헨 행사에는 전 세계에서 60여명이 참석했는데 BMW 소속 인원을 제외하고는 자동차 관련 전문가가 나를 포함하여 단 두 명에 그칠 정도로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이 망라되었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가상현실, 환경기술, 유엔 산하 인권단체, 그리고 심지어는 금융업 종사자도 포함되었을 정도다. 그 이외에도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일종의 플랫폼 관련 전문가인 듯한 참석자도 있었다. 영어로 주로 대화를 나누었지만 이렇게 영어가 어려웠던 적이 없었을 정도로 다양한 관심사와 업종의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다. 

참고로 라트 허브라는 이름도 재미있었다. 독일어로 바퀴를 뜻하는 ‘Rad’, 지구의 자전 속도를 뜻하는 ‘rad°(=rad/sec)’,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는 곳을 뜻하는 ‘hub’를 조합한 이름이다. 즉, 회전하며 변화하는 미래의 지구를 달리는 모빌리티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아보자는 뜻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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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라트 허브 뮌헨의 주제는 한 마디로 주어지지 않았다. 그 대신 세 가지 질문이 주어졌다. 

‘In which digital world do we want to live in 2040?’
(2040년에 당신은 어떤 디지털 세상에 살고 싶습니까?)

‘How do we envision positive futures of mobility?’
(모빌리티의 밝은 미래를 어떻게 그려볼 수 있을까요?)

‘Is digitalization the solution for sustainability?’
(디지털화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해결책일까요?)

요약하자면 ‘2040년의 디지털 사회와 모빌리티’가 주제인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가 미래 모빌리티를 기술 발전과 산업 생태계, 그리고 시장 중심의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것과 라트 허브의 접근법은 매우 달랐다. 미래를 사는 사람과 사람으로 구성된 사회의 관점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자동차 회사로서는 매우 새로운 관점의 접근법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라트 허브와 같은 도구가 필요했던 것이다. 효율적이지는 않을 수 있지만 매우 적절한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 

행사의 구성과 진행도 참신했다. 출발 전 온라인 등록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전문 영역, 미래에 대한 주 관심사와 관심의 폭, 주로 참석하는 커뮤니티 등 폭넓은 정보를 입력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가장 최적의 조를 구성하여 결과물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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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 사이의 커뮤니티 형성에도 라트 허브는 주력한다. 디지털 이름표는 RFID태그의 형식으로 이름표를 서로 가볍게 부딪치면 서로의 연결고리가 형성된다. 행사 기간 중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되는데 이것은 별도의 서버가 관리하여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커뮤니티로 활동할 수 있도록 연락처 및 개인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이 서비스는 초기에 각자 입력한 정보로 맺어준 조와 실제 만남에서 이루어진 커뮤니티의 연관 관계를 비교하여 자신의 매칭 서비스를 더욱 효과적으로 발전시키는 피드백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나는 당시 알게 된 참가자 몇 명과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

재미있는 코너가 행사 틈틈히 삽입되었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100년전 과거의 SF 소설을 읽어주거나, 백 투 더 퓨처와 같은 SF 영화의 원작을 읽어주면서 과거에 상상한 미래가 얼마나 많이 현실에서 이루어졌는가를 보여주는 코너였다. 즉, 우리의 상상이 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이 적지 않음을 통하여 의욕을 불어넣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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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측도 경영진의 질의 응답 참여 등 다양한 형태로 적극적으로 참가하였다. 그 가운데에는 BMW I 팩토리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과거에는 한적한 교외에 있었지만 이제는 도심에 갇혀버린 BMW 뮌헨 공장은 제한된 면적, 도심의 환경 문제라는 도전을 해결하기 위하여 탄소중립성과 생산효율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하여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는데 그 결과가 I 팩토리 프로젝트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자동화 로봇의 밀도가 가장 높은 공장이 바로 이곳이라는 점에서 효율성과 자원의 효율적 활용, 그리고 친환경이 이제는 경쟁력이라는 점을 이미 BMW는 실무에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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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 토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문화, 언어, 전문 영역 등 공통점이 거의 없는 구성원들이기 때문에 시작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자기를 보여주는 시나리오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처럼 미래에도 달리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반대로 도로 위에서 노출되는 시간을 불안해하는 이도 있었고, 선천적 질병 때문에 정기적으로 특별식을 섭취해야 하기 때문에 장거리 여행이나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이도 있었다. 이런 자신의 관심사나 문제점을 출발점으로 어떤 서비스가 어떤 모빌리티 수단을 통하여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식의 접근은 다양한 니즈의 이해라는 점에서 인간 중심의 솔루션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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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 하룻동안의 토론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여전히 막연했다. 그러나 그 방향성만은 알 수 있었다. 열 개로 나뉘었던 조마다 매우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기술이나 도구가 가진 수익성에 미래의 인간과 사회가 맞추는 방향은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각 조의 결과물은 독특한 과정을 통하여 프레젠테이션 되었다. ‘Dream’이라는 앱이 사용되었는데 이 앱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이것을 바탕으로 몽환적이지만 주제를 잘 전달하는 그림을 생성하였다. 우리 1조는 다양한 니즈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개인 정보는 완벽하게 보호하는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 키워드는 아래와 같은 그림으로 형상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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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결과물은 곧바로 사업 계획에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열린 토론은 장기적으로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에는 중요한 요소로 작동할 수 있다. 이미 BMW는 그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있었다. 그것은 행사 막간에 있었던 대화였다.

“지금 유럽 BMW 고객의 98%는 도심이 아닌 교외에 살아요. 그러니까 최소한 유럽에서는 어반 모빌리티가 우리에게 절실한 사업 모델을 아니라는 뜻입니다.”

즉, BMW는 곧바로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는 컨설팅 목적으로 라트 허브를 연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보다는 더 넓고 깊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미래 모빌리티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다분히 전략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BMW가 지난 세기 가장 성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의 하나인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전략적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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