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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미래차 전면전 2라운드가 다가온다 – 스타트업 시대의 퇴조 및 산업 구조의 경쟁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2-11-14 10:46:41

본문

최근 폭스바겐과 포드가 투자했던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아르고 AI가 폐업을 결정했다. 그리고 핵심 구성원들은 포드와 폭스바겐으로 흡수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것은 단순히 회사 하나의 부침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그보다는 발전 단계의 완료 혹은 시대의 전환이 시작되었다는 생각이다. 

우리 나라 테헤란로를 뜨겁게 달구었던 벤처기업의 시대가 대략 이십년 전에 있었다. 작지만 신선한 아이디어로 부각되었던 벤처기업들이 무수히 많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지금은 그들 가운데에서 옥석을 가려 다음 단계인 유니콘으로 성장하였거나 상장 절차를 거쳐 개방된 어엿한 중견 기업으로 자리잡은 이들이 남았을 뿐이다.

물론 우리 나라에도 여전히 벤처, 혹은 스타트업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전처럼 참신한 아이디어와 독창적인 기술로 스스로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케이스보다는 대기업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으로 태동기와 육성기를 보다 안전하게 지내는 경우가 더 많다. 확률이 높아졌지만 반대로 출발의 기회 자체가 쉽지는 않다는 차이점이 있다.

자, 다시 자동차 산업 이야기로 돌아오자. 자동차 산업에도 스타트업들의 존재가 급격하게 부각되던 시절이 있었다. 디젤게이트 이후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즉, 갑자기 시간표가 당겨진 전기차 시대에 주도권을 잡기 위하여 기존의 자동차 산업은 투 트랙으로 접근한다. 하나는 기존 모델을 바탕으로 한 과도기적 전기차 모델의 출시를 통한 기선 제압, 다른 하나는 향후 전기차, 그리고 전기차를 바탕으로 한 미래차 시대의 주도권을 결정지을 핵심 원천 기술의 확보였다. 전자는 기존 자동차 산업의 OEM-티어 시스템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지만 후자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였고 이 때 부각된 것이 신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의 존재다.

여기에 하나 더하자면 카 쉐어링과 같은 새로운 사업 모델의 실증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필요했다. BMW의 드라이브나우, 메르세데스 벤츠의 카2고와 같은 사내 스타트업의 형태도 있었지만 고정밀 지도와 관련 기술을 획득하기 위하여 과거의 경쟁자인 아우디 – BMW – 메르세데스 벤츠가 연합한 경우도 있었다. 새로운 관계와 사업 형태의 무한 출현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미래-전기차 1라운드는 배터리의 내재화와 같은 보다 현실적이고 사업성에 치명적일 수 있는 부문으로 진화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체 단계에 접어든다. 즉, 이제는 사업적 결과를 보여야 하는 단계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위험 – 고수익의 대명사인 스타트업의 존재는 서서히 옥석을 가려내야 하는 단계로 (= 폐업과 정리가 시작되는 단계로) 접어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미래-전기차 산업의 2라운드가 시작하려고 한다. 그것은 본격적인 사업성의 경쟁이다. 대표적인 것이 기존 자동차 산업군과 미래차 산업으로 진입하려는 IT 산업군의 산업 체계 전쟁이다. 즉, 자동차 산업의 OEM – 티어 시스템과 IT 산업의 팹리스 – 파운드리 시스템의 경쟁인 것이다. 

기존 자동처 업계는 자동차의 전체를 아우르는 자동차 제작사, 즉 OEM과 분야별 기술력을 갖추고 부품을 공급하는 티어(tier)들로 이루어지는 생태계를 갖고 있었다. 물론 모듈형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티어들의 존재가 부각되고 OEM들은 체계 통합과 디자인 방향으로 범위가 좁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 방향은 전기차에 어울리는 방향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독일 로버트 보쉬 등 강력한 티어1들이 OEM들이 손쉽게 전기차로, 커넥티비티 기능을 탑재할 수 있는 다양한 모듈을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기성품의 형태로 선보이기 시작하였다. 특히 ZF는 기존의 자동 변속기 고객사들이 손쉽게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구성할 수 있도록 기존의 변속기와 똑같은 크기의 구동 모터 내장형 변속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IT 기업들은 기획과 설계만 담당하는 팹리스와 생산에만 집중하는 파운드리 시스템에 익숙하다. 따라서 미래차 산업에도 이런 시스템을 갖고 진입하려고 한다. 아이폰을 전담 생산하는 파운드리인 폭스콘이 이번에 선보인 전기차 모델이 대표적인 예다. 이 방향은 폭스콘은 물론 TSMC라는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를 가진 대만이 미래차 시장에서 급격하게 부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산업의 구도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가 하면 중간적인 형태가 있다. 중국의 배터리 기업인 CATL이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인 CIIC (CATL Intelligent Integrated Chassis)다. 이 플랫폼은 베트남의 빈페스트가 출시할 전기차의 기반이 될 예정이다. 이 접근은 배터리 공급자였던 CATL이 전기차 종합 부품사, 즉 기존 자동차 산업의 입장에서 보자면 티어1 혹은 티어 0.5 정도의 지위를 획득하면서 동시에 생산을 주도하지는 않으나 커다란 영향력을 갖는다는 관점에서는 IT 산업의 파운드리의 성격을 부분적으로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비슷한 형태를 보았다. 바로 LG와 마그나의 합작사인 LG 마그나 e파워트레인이다. 자동차 산업에서 파운드리의 역할을 담당했던 마그나는 동시에 주요 부품 공급사인 티어이기도 했다. 그리고 자동차 새시를 제외한 모든 자동차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티어인 LG그룹은 주요한 IT 기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두 회사가 서로의 하이브리드적 성격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GM이나 재규어 랜드로버 등의 OEM들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전기차 핵심 역량에 깊게 침투하면서 티어 0.5 혹은 세미 파운드리의 성격을 갖는 매우 끈끈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미래차 산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에서 승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규칙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정하는 것이다.
지금 그 게임을 위한 게임이 시작되는 것이다. 흥미롭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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