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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CES 2023의 모빌리티 트렌드-미래산업의 흐름 구체화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3-01-16 18:03:24

본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웨스트 홀. 새롭게 개관된 이 곳은 CES 2023이 자동차와 모빌리티 테크놀로지에게 온전히 할애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부족해서 노스 홀의 일부, 그리고 행사장 곳곳을 자동차 및 모빌리티 관련 업체들이 차지할 정도로 모빌리티 테크놀로지는 CES의 주력 분야이가 가장 성장세가 가파른 분야가 되었다.

반대로 말한다면 모빌리티 테크놀로지는 더 이상 꿈을 팔던 초창기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즉, 더 이상 화려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이제는 비즈니스와 직결되어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발전 단계가 이번 CES 2023의 출품작과 업체들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첫번째 트렌드는 자동차 제작사의 출품 감소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관점에서 볼 때 자동차 제작사는 이전보다 부품사에게 더 크게 의존하며 체제 통합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성격이 변화하며 결국은 대 고객 플랫폼 사업에 무게를 더 둘 수 밖에 없다. 즉,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의 성격이 강해지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중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보여주는 것은 이미 충분히 이루어졌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품화 및 신규 비즈니스 모델의 론칭으로 이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가 된 것. 따라서 현재의 자동차 제작사들은 전기차 중심의 초기 미래차 시장의 주도적 입장에 선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로 분명하게 갈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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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 전기차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현대차 그룹은 CES 2023을 통하여 새로운 비젼을 다시 제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핵심 그룹사이자 미래차 시장에서 주요 부품 공급사로 약진하기 원하는 – 또한 그룹의 지주회사가 될 가능성이 있는 – 현대모비스가 크랩워크와 새로운 모빌리티 플랫폼 등으로 기술력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가름하였다. 

그런가 하면 현대차의 핵심 경쟁자인 폭스바겐은 현행 MEB 플랫폼 기반의 모델이 판매 실적에서는 성공적이었지만 기술적으로는 800볼트 기반의 현대의 E-GMP에 비하여 다소 아쉬움을 보였고 경영진 교체 이후 향후 미래차 플랫폼인 SSP(Scalable Systems Platform)와 이를 기반으로 한 폭스바겐 트리니티 프로젝트의 출시 연기 등으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였다. 이에 따라 현행 MEB 플랫폼의 업그레이드형인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ID.7의 프로토타입으로 주도권 유지를 꾀하였던 것이다. BMW도 i Vision DEE 컨셉트 모델을 통하여 새로운 디자인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선보임으로써 차세대 플랫폼 기반인 노이에 클라세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였다. 

이에 비하여 후발 주자들의 움직임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새로운 콕핏 컨셉과 자율 주행 기술, 신형 플랫폼 등의 목업 전시에 집중한 스텔란티스 그룹은 아직 구체화 단계에서 경쟁자들보다 한 걸음 뒤처진 모습이었다. 또한 소니는 2000년 CES에서 첫 번째 컨셉트 모델을 선보였고 지난 해에 혼다와의 연합을 공표하였지만 금년 CES에서 발표한 아필라(Afeela) 컨셉트 모델조차도 2026년 출시 계획이라고 발표한 데에서 경쟁에서는 상당히 뒤처져 있음을 자인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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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대한 출품은 이미 시들하다. 이유는 두 가지. 현행 기술들은 이미 제품화가 한창이고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 2차전기 기술은 생각보다 양산으로부터 거리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은 생각보다 멀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레벨 3의 상용화가 시급한 자율주행 분야는 보다 현실적인 제안들이 부쩍 늘어났다. 대표적 예로서 퀄컴의 자동차용 SoC인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랙스로 소프트웨어 기반 모빌리티 시대를 향하여 한 걸음 더 진화하였고 동시에 퀄컴과 현대모비스의 레벨 3 자율주행기술을 위한 공조가 발표된 것도 시사점이 크다. 또한 테슬라가 시도했던 카메라에만 의존하는 자율주행의 한계가 드러남으로써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고정형 라이다, 카메라를 대신하여 360도를 커버하는 레이더 어레이 등 센서의 상용화 제품군의 부각이 두드러졌다. 또한 LG와 마그나가 배터리에 이어 자율주행기술 관련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로 한 것도 매우 중요한 발표혔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CES에서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 기반 회사로의 변신을 발표했던 로버트 보쉬가 이번에는 자신들이 자동차용 센서 분야에서 지난 반세기동안 독보적인 1위 기업임을 강조하는 것이 남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확실한 전쟁의 서막이 보인 분야가 있었는데 그것은 자동차용 운영 체제와 관련된 IT 거인들의 출사표였다. 바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이번 CES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이미 분명한 의지를 밝힌 애플이 그들이다. 미래차는 소프트웨어 기반 플랫폼 위에서 만들어질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지자 이들의 움직임도 또렷해진 것이다. 이미 폭스바겐이 사내 소프트웨어 개발 전담 기업인 카리아드의 개발 계획 지체에서 겪었듯 기존의 자동차 제작사들이 소프트웨어 기반 모빌리티의 핵심인 운영체제를 직접 개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존 자동차에서 많이 사용되던 오토사(Autosar)의 진화버전인 오토사 어댑티브가 양측의 간격을 효과적으로 메우고는 있지만 IT 및 소프트웨어 기업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하드웨어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CES 2023에서는 IT 업계의 관점에서 자동차용 운영체제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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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하여 자동차와 스마트폰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의 많은 역할을 성공적으로 잠식한 애플과 구글은 각각 카플레이 OS와 안드로이드 오토 OS의 형태로 스마트폰과 자동차의 내부 시스템 사이의 보다 긴밀한 연계성을 추구하는 방향성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이미 볼보와 재규어 랜드로버, 한국의 르노코리아 등이 안드로이드 오토 OS를 통하여 스마트폰 기반 어플리케이션들이 차량의 기능에 깊게 통합되는 광경을 보여주었고 향후에는 애플이 바라는 ‘아이폰 스타일의 자동차 UI’도 멀지 않을 일이 될 듯 하다. 아마존은 인공지능 비서인 알렉사와 방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에서 기회를 보고 이미 BMW, 리비안 등과의 공조를 시작한 상황. 즉, 소프트웨어 기반 플랫폼이라는 것이 산업의 구조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는 구체적인 행보가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이렇듯 이제는 앞선 자와 뒤처진 자의 간격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기반의 본격적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앞둔 대결전의 서막이 올랐다. 이제는 더 이상 꿈을 팔고 투자를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즉 미래가 더 이상은 멀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CES 2023이었다. 

덕분에 컨설턴트인 나도 직접 가지는 않았지만 그 어느 해보다도 뒤에서 바빴던 CES 2023이었다. 이제는 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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