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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공격적인, 그러나 현실적인 토요타 렉서스의 2023년 출사표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3-02-22 18:48:58

본문

오랜만이다. 
그동안 시장 외적인 이유로 조용히 지냈던 일본 브랜드의 리더인 토요타와 렉서스가 드디어 공격적인 플랜을 발표한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대단히 공격적이고 야심차다. 두 브랜드 공히 새로운 슬로건으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 그 시작이다. 구성되는 ‘사람을 향한 전동화’라는 솔루션을, 그리고 토요타는 다양한 전동화 차량의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먼저 가치를 보는 당신’ 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발표하였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리더였으나 이제는 팔로워가 되었다. 하이브리드 대표 브랜드로서 전동화의 리더였으나 순수전기차 시대에서는 뒤처졌으며, 국제 정치적인 이유와 국산차의 약진으로 수입차 강자의 지위도 내려놓아야 했었다. 렉서스는 작년에 두 대의 플러그인 모델을 국내 시장에 최초로 선보였었다. PHEV인 NX450h+, 순수전기차인 UX300e였다. 하지만 보조금 대상이 아닌 PHEV와 국가 표준이 아닌 차데모 플러그를 사용한 모델로 전동화 트렌드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2023년은 달라질 것이라는 포부다. 이것은 새로 부임한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의 출사표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훨씬 실질적이고 동시에 토요타 그룹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점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다가왔다.

특히 토요타의 경우가 그랬다. 무려 6종의 전동화 모델을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 순수전기차는 작년에 해외에서 발표되었던 bZ4X 한 차종인데 그 마저도 금년 하반기 출시도 확정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다. 나머지는 모두 HEV 혹은 PHEV다. 즉, 기존 토요타의 강점을 십분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안정적이겠지만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갑자기 일본 야구가 떠오른다. 일본 야구를 우리는 ‘스몰 볼’이라고 부른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작전과 주루 플레이, 그리고 다양한 구종과 정확한 제구력을 갖춘 투수들이 승부를 치밀하게 완성해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호쾌한 타격과 파이어 볼 강속구로 화끈하게 경기를 지배하는 미국의 ‘빅 볼’과 대비된다. 우리 나라의 스타일은 그 가운데 어디쯤일 것이다.

토요타는 ‘스몰 볼’을 하려는 것이다. 순수 전기차에서 강력한 스타플레이어는 없다. 하지만 현실적인 전동화 모델들을 빽빽하게 라인업하여 물샐 틈 없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겠다는 뜻이다. 얼리어답터 혹은 적극적인 신기술 소비층을 겨냥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신기술과 새로운 조류에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는 일반 대중들을 겨냥하겠다는 뜻이다. 마치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며 6이닝 이상의 퀄리티 스타티를 보장하는 강력한 선발투수가 없는 팀이 스타일이 서로 다른 투수 여러 명을 동원하는 계투 작전으로 시합을 지키려는 스타일이다.

그 첫 주자가 이번 기자 간담회와 함께 공개된 RAV4 PHEV다.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준중형 크로스오버 SUV 시장, 이미 경쟁력을 검증 받은 모델에다가 충전 걱정이 없는 전기차인 PHEV를 5천만원대의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가진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공식들로만 무장한’ 첫 모델인 것이다. 게다가 일부 토요타 마니아 층이 간절히 바랬던 GR 라인업이 이번 국내 출시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RAV4 PHEV가 306마력의 고출력으로 다소나마 성능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공인 63km의 순수 모터 주행 거리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토요타가 정말 마음을 독하게 먹었구나 싶었던 대목은 이제부터다. 브랜드 최고의 헤리티지 모델이자 실질적 기함의 새로운 변신인 크라운 크로스오버, 일본식 럭셔리 MPV의 대명사인 알파드, 북미 준대형 SUV의 대표 모델인 하이랜더, 그리고 몰라보게 다이내믹한 디자인으로 환골탈태한 프리우스의 PHEV 버젼 등이다. 

이들의 특징은 첫째, 라인업의 폭이 세그먼트는 물론 장르 면에서도 훨씬 넓어진다. 둘째, 각국 시장을 대표하는 성공 모델들을 망라한다. 셋째, 이미지 면에서도 훨씬 역동적이고 존재감이 강해졌다. 

그러면서도 다시 한 번 야구를 생각한다. 토요타 브랜드는 팀 플레이를 하려는 것이다. 전동화라는 같은 플레이 스타일을 갖되, 강력한 경쟁력의 순수 전기차라는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지는 않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스타 플레이어를 아직 영입하거나 키워내지는 못한 것이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팀 플레이의 생명은 감독의 작전 능력,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팀의 훈련 상태, 즉 팀 워크다. 그리고 탄탄한 기본기는 기본이다. 이 부문에서 토요타코리아는 자신들의 팀 워크를 믿는다. 그것은 항상 최선두권을 유지하는 소비자 만족도 조사 결과다. 하지만 불안한 부분은 분명 있다. 지난 3년 동안 약화되었을 판매 조직의 훈련 상태다. 이전에는 캠리나 프리우스라는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단순한 영업 스타일이었다면 이제는 다채롭고 새로운 라인업을 고객들에게 정확하게 어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팀 플레이는, 스몰 볼은 결코 쉽지 않다. 어느 한 곳이라도 허점이 드러나면 경기가 와르르 무너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할 수만 있다면 행복할 것이다. 구단주는 연봉이 높은 스타 플레이어가 없이도 승리했다는 효율성에, 고객들은 아기자기한 경기 내용에 흥미진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심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하여 스타 플레이어를 기다리는 마음은 한 구석에 여전할 것이다. 불안하니까. 

그 때까지 토요타코리아의 벌떼 작전이 성공하기를 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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