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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과잉의 시대에서 균형의 시대로 – BMW M2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6-12-01 11:53:14

본문

금년은 스포츠카가 풍년이었다. 4기통 터보 엔진을 의혹의 눈초리로 쳐다보던 사람들을 출시 후 성능으로 증명했던 포르쉐 718 박스터와 카이맨, 처음엔 가격에 놀라고 나중엔 높은 수준의 주행 성능에 놀랐던 머슬카의 수준을 뛰어넘은 미제 스포츠카 쉐보레 카마로 SS,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BMW의 M2 등 나름 의미도 있고 성능도 준수한 모델들이 많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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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서도 BMW M2는 스포츠카로서는 엄청나게 많은 대기자가 몰렸을 정도로 출시 이전부터 관심 폭발이었다. 인증 절차가 지연되면서 기다림은 더욱 길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탈하는 대기 고객은 많지 않았다는 후일담이다. 그리고 출고가 진행중인 지금도 색상에 따라서는 내년 여름 도입분까지 이미 계약이 끝났을 정도로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그만큼 M2는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일까? 사실 M2는 C 세그먼트 쿠페라는 관점에서는 엄청나게 비싸다. 가격 경쟁력이 인기의 이유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형들인 M3나 M4에 비해서는 출력도 당연히 떨어지고 수치상의 성능도 그만큼 뒤쳐진다. 그리고 곳곳에서 상위 클래스의 M 모델들과는 다른 비교적 저렴한 내장재와 구성도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최소한 카탈로그 상으로는 M2가 형들에 비해 이토록 매력적일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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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M2의 매력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사람들이 M2에서 기대하는 것은 수치상의 성능이 아니라 바로 예전 BMW M3에서 느낄 수 있었던 정교한 조종 성능과 예리한 주행 특성이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M2를 ‘M의 귀환’이라고까지 부르며 기다렸던 데에는 이런 갈증이 있었던 것이다.
역대 M3 최고의 출력과 동력 성능을 가진 현행 M3. 그런데 왜 지금의 M3나 M4는 고객들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오히려 과잉이 만들어 낸 부작용이었다. 현행 M3들이 사용하는 엔진은 토크가 지나치게 강했던 것이다. 그 결과 뒤 타이어의 접지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 되었을 정도였다.

 

예를 들어 코너에서 탈출하면서 가속 페달을 밟으며 맹렬하게 가속하려고 하면 뒷바퀴가 미끄러지거나 주행 안정 장치가 개입하기 일쑤였다. 과도한 출력이 최고의 스피드를 내기 위한 그립 주행에는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차라리 코너 처음부터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며 드리프트 주행을 하는 편이 쉽기도 하고 마음이 놓일 지경이 되었다. 드리프트도 즐겁지만 사실 M3의 진가는 레이스에서 증명되었듯 궁극의 운동 성능과 예리한 핸들링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아쉬운 점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작은 M2가 그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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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실제로 시승한 M2의 첫인상은 의외였다. 예리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엄청난 안정감과 접지력으로 서킷에서 최고의 랩타임을 노리는 냉정한 승부사였던 것이다. 코너 진입시 브레이크를 완전히 놓지 않을 때 발생하는 트레일 브레이크 슬라이드의 양도 매우 작았고, 가속 페달의 움직임에 뒷바퀴의 선회 궤적이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매우 진지한, 하지만 갖고 노는 재미는 다소 덜한 성격을 M2는 갖고 있었다. E36 또는 E46 M3 시절의 예리하지만 뜨거운 감성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M2는 너무나도 모범생처럼 느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것이 BMW가 M2를 통하여 얻고자 했던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M2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메시지였다. 최근 들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린 출력 경쟁이 한편 잘 만들어진 자동차의 소중한 가치 가운데 하나인 밸런스 또는 균형감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것을 BMW는 이번 M3들에서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일단 고출력을 다룰 수 있는 견고한 차체와 허용 한계가 큰 서스펜션 설계를 M2에서 추구했다. 다들 M2가 당연히 M3들보다 가벼울 것이라고 예상하셨겠지만, 우리 나라 공인 인증 중량에서는 M2 쿠페가 1590kg으로 1540kg의 M4 쿠페보다 오히려 무겁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M2가 크기에 비해 무겁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중량의 대부분이 차체의 강성 보강에 사용되었다는 것을 서킷 주행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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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M2가 추구한 것은 다루기 좋은 고출력이다. 비록 M2가 M3들보다 최고 출력이나 토크가 작기는 하지만 여전히 370마력의 고성능 엔진을 사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M2의 엔진이 준 첫인상은 출력이 줄어들었다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졌다는 것이다. M3들의 경우에는 가속 페달을 부드럽게 밟더라도 강력한 토크가 갑자기 나와서 접지력을 유지하기 까다로운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M2는 터보 엔진임에도 토크가 늘어나는 모습이 자연 흡기 엔진과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이렇다면 터보 엔진이라서 다루기 까다롭다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런 성격이라면 다시 출력을 높여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바로 이것이 M2의 두 번째 임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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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는 막내다. 하지만 맏이다. 왜냐 하면 이번 M2가 보여준 성격의 변화는 앞으로 BMW가 고성능 모델을 만들면서 어떻게 밸런스를 유지할 것인가를 실험한 쇼케이스, 또는 파일럿 프로젝트와 같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BMW M 모델들은 훨씬 더 예리해질 것이다. 그러면서도 고출력-고성능도 더욱 추구할 것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M2의 실험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M2는 돌아온 M3가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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