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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제조업의 고민과 미래의 방향을 보다 – 솔리드웍스 월드 2017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7-02-22 03:58:12

본문

인간의 소원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것일 것이다. 그 행복이라는 말에는 사랑이나 성취감과 같은 추상적인 것들도 다양하게 포함되지만 사실 그 바닥에 깔려 있는 본능적인 욕구는 힘든 일은 가능한 한 적게 하고 재미있거나 편안한 것만 많이 갖고 싶어하는 이기적인 마음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조금 일하고 더 갖고 싶다는 인간의 원초적 이기심을 멋진 말로 표현한 것이 ‘더 높은 부가가치의 창출’이요 이를 위하여 필요한 것이 ‘산업의 고도화’라는 산업 사회의 발전 이론으로까지 거창해진 것이다. 그런데 그 ‘부가가치’의 홍수 속에서 중요한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 오늘날에 대한 고민을 엉뚱하게도 솔리드웍스(Solidworks)라는 3차원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의 행사에서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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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최초의 가치 창출, 즉 생산 활동은 자연에서 직접 필요한 것을 얻던 농축산업, 임업, 광업과 같은 1차 산업이다. 자연에서 얻는 것 자체이거나 그것을 단순하게 변경시킨 제품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새롭게 창조된 부가가치는 낮다 않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과 방직기로 대표되는 18세기 말의 1차 산업 혁명은 1차 산업에서 얻은 원료에 새롭게 얻은 동력을 투입하여 공장에서 생산하는 산업화의 성공과 증기기관차와 증기선에 의한 수송 개념의 정립이다. 즉 동력이 집약된 만큼 부가가치가 커진 제품을 대량 생산하여 더 넓은 시장에 판매하여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는 것이다. 19세기 말의 2차 산업 혁명은 증기보다 밀도가 높고 깨끗한 동력인 전기와 그리고 원유를 이용한 내연기관의 발달로 본격적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고 전 세계를 시장으로 하는 세계 규모의 무역과 자본주의의 확산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1970년 초의 3차 산업 혁명은 인터넷과 정보통신, 전자 기술의 발달로 자동화 생산 설비와 세계 시장의 단일권역화가 경제에 관한 한 국가의 벽을 허물어뜨린다. 마지막으로 최근 거론되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바이오 공학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 혁명은 인간의 존재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생산-유통 시스템까지 발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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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업 혁명들은 부가가치의 확대와 인간의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 자연으로부터 재화를 직접 얻던 1차 산업,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2차 산업, 그리고 서비스의 가치가 중시되는 3차 산업으로의 발전 과정이 그렇다. 20세기 말부터는 경제활동의 수단이었던 화폐가 상품이 되고 그것으로 모자라서 가상의 가치를 거래하는 파생 상품이라는 단계까지 나갔다. 가상의 가치까지 상품화할 정도로 부가가치가 극단적으로 강조된 것이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원래의 본질적인 가치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최근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도 노동에 의한 부가가치 창출보다 자본에 의한 창출이 더욱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의 금융 위기도 주택의 과대 평가된 허상의 자산 가치를 바탕으로 한 대출에 문제가 생기면서 허상의 가치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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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일하고 더 많이 갖겠다는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허상의 가치가 주는 달콤함. 여기에 취한 인간들은 점차 노동과 생산을 뒤떨어진 구시대의 것으로 치부하기 시작했다. 20세기 말 금융 시장의 여피족들과 벤처기업가들의 일확천금 신화, 그리고 21세기 구글과 애플 같은 신흥 IT 기업들이 100년 역사의 기업들을 기업 가치에서 간단하게 눌러버리는 현상 등은 이런 분위기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끔 만들었다. 결과는 제조업의 후퇴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자본력과 서비스에 집중하는 대신 중국을 대표로 하는 제 3 세계가 세계의 공장이 되었다. 선진국들은 신 자유주의 경제체제에 따라 국경을 자유롭게 넘어가는 자본력으로 공장들을 소유하거나 주문량으로 공장을 실질적 영향력 아래에 두었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신 자유주의 경제 체제는 더 이상 새로운 시장과 원료의 공급처를 찾기 어려워졌다. 제 3 세계의 대표 국가인 중국과 인도가 국내 시장의 성장으로 더 이상 해외 시장으로의 수출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어진 것. 선진국들도 제조업을 지키지 않으면 언제 주도권을 잃지 않을까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그러나 저렴한 노동력과 사회 비용으로 원가가 낮은 제 3 세계 공장의 방법으로는 선진국이 제조업의 경쟁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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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고민, 특히 선진국의 제조업의 고민을 이번 솔리드웍스 월드 2017에서 볼 수 있었다. 그 첫 번째는 재미의 강조였다. 솔리드웍스는 ‘Apps for Kids’라는 앱을 통하여 네 살 짜리 어린이도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재미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그것이 제조업의 원동력이 되게 만들고 싶었다. 고전적인 대형 제품의 종합 설계에 적합한 카티아(CATIA)라는 3D 설계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 다쏘 시스템즈(Dassault Systemes)는 1997년에 합병한 보다 작은 기계 요소나 제품에 적합한 솔리드웍스에게 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역할을 맞긴 것이다. 이와 함께 두 번째로 3D 프린터가 일으키고 있는 다품종 – 소량 – 직접 생산이라는 새로운 생산 및 유통 구조에 알맞게 소규모 업체도 손쉽게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으로 엔지니어링을 할 수 있으며 드디어 생산까지 솔리드웍스로 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한다. 실제로 이번에 소개된 많은 파트너 업체들은 기타 공방과 도시형 컨테이너 농장과 같은 스타트 업 업체들로서 아이디어를 스스로 제품화하는 솔루션의 즐거움과 부가가치를 동시에 경험한 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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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드웍스 월드가 새로운 제조업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모습에서 나는 오늘날 자동차 산업이 겪고 있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몇 가지 방향을 본다. 첫째, ‘재미’다. 요즘 소비자들의 트렌드는 확실히 즉각적이고 감각적인 것을 좋아한다. 혼자서 심각한 척 할 필요는 없다. 자동차가 신분의 상징이며 고상한 취향의 표현이라고 럭셔리 코드만 부추기다가는 젊은이들에게 시쳇말로 재수없다는 말을 들으며 더 멀어질 것이다. 새로운 젊은 고객이 없다면 나이든 고객들의 은퇴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할 수 밖에 없다. 디젤 게이트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독일 자동차 산업이 오히려 더욱 공격적인 미래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 데에는 여전히 독일 청년들의 80% 이상이 자신만의 자동차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한 통계 조사에서 힘입은 바가 크다. (출처 : VDAT(독일 자동차 튜닝 협회) 2015년 고객 성향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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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자동차 회사도 중앙 집중식 대형 생산 시스템에서 서서히 벗어나야 한다. 이미 모듈형 플랫폼이 대폭 도입되고 있는 자동차 제작 방법은 자동차 회사의 스펙에 따라 전문 업체에서 생산된 모듈을 공급받아 조립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전기차의 경우는 이런 추이가 더욱 강화되어 자동차 제작사는 전체 모듈의 통합과 신뢰성 검증 등의 체제 통합에 더욱 집중하는 방향이 될 것이다. 이번 솔리드웍스 월드 2017에서도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오래된 모델용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자동차 수리 업체와 3D 프린트용 설계 도면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등이 소개되었는데 이는 자동차 수리 및 서비스도 지금보다 자생적이고 자유로운 방향으로 진화할 것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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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시대의 후예는 땅 위를 기어 다니던 작은 포유류였다. 이제 산업도 동작이 민첩하고 환경에 재빠르게 적응하는 기업들의 전성시대가 오고 있다. 그리고 그 솔루션의 모습을 이번 솔리드웍스 월드 2017에서 나는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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