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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테슬라, 역할이 더 중요하다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7-03-31 03:19:30

본문

테슬라는 단순히 새로운 자동차 브랜드이어서는 미래를 확신할 수 없다.


지난 3월 15일 드디어 테슬라가 우리나라에 전시장을 열었다. 테슬라가 우리나라에 진출한다는 뉴스가 처음 났던 것이 2015년 초였으니 2년이 걸린 셈이다. 그리고 그 2년동안 테슬라는 우리나라 진출과 관련하여 다양한 뉴스를,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슈를 양산했었다.


굳이 이슈라는 표현을 쓰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새로운 브랜드가 진출하는 경우 대부분의 뉴스는 그들이 우리 나라 시장에 대하여 갖는 포부와 비젼, 네트워크와 모델 라인업 등의 실행 계획, 그리고 판매 목표 등 앞으로의 사업에 대한 의욕과 청사진을 선보인다. 그 자체가 새로운 브랜드로 고객들을 흡인하는 중요한 마케팅 도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테슬라의 접근법은 확실히 달랐다. 그것은 바로 신비주의와 이슈화 접근법이었다.


테슬라 코리아의 설립 관련 루머는 2013년부터 시작되었었다. 그러나 이를 부정하는 인터뷰 및 기사가 작성되어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 했다. 그러더니 2015년 1월 인증 전문 업체로부터 입수된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진출 기사가 났다.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아무것도 공식화된 것은 없다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기사로 톤이 살짝 바뀌었다. 이어서 7월에는 테슬라 공식 채용 사이트에 한국과 일본의 영업 총괄 부사장의 채용 공고가 뜬다. 그리고 이후 2015년 11월 테슬라의 공동 창업자이자 CTO가 우리 나라에서 열린 에너지 관련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참가하고 우리 나라 전기차 시장에 대한 인터뷰를 하는 등 시기가 가까웠음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그의 방문 몇 일 전에 테슬라 코리아 유한회사가 이미 설립되었다는 것이 12월에서야 비로소 알려진다. 짐작은 가능하지만 확언은 주지 않으며 실제로는 물밑으로 움직인 것이었다.


그 후 2017년 3월 청담 전시장과 하남 스타필드 전시장이 오픈할 때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에 주로 나온 뉴스는 충전 네트워크 관련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상, 커넥티드 서비스를 위한 통신사와의 협상 등 사업의 인프라와 관련된 뉴스들이었다. 그런데 주로 전달되는 메시지의 톤이 일반적인 경우와는 사뭇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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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가 잘 진척되어가고 있다는 소식으로 소비자들을 안심시켜서 구매 욕구를 이끌어내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인 데에 비하여, 테슬라의 뉴스는 잠재 파트너와의 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과 전시장의 오픈 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 등 여전히 불확실하고 부정적인 뉴스들이 많았다. 특히 지자체와의 충전 네트워크 협상과 ‘over-the-air’ 온라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위한 통신 파트너는 테슬라의 특장점을 현실화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출발에 상당히 부정적일 수 있는 뉴스였다.


하지만 나는 테슬라의 이와 같은 접근법에는 의도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것은 테슬라의 앞선 면모를 부각시키는 것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기차의 이미지를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얼마나 세상을 앞서가는 리더인지, 그리고 그렇지 못한 우리나라의 전기차 인프라와 정책과 부딪쳐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면서 개척자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어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나라에는 테슬라 코리아가 설립되기도 전에 이미 모델 3를 사전 예약한 대기 고객들이 이미 천명을 넘는다는 뉴스가 있었던 것처럼 테슬라의 앞선 이미지에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팬덤이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농도 짙은 충성 고객들과 차별화된 이미지로 견고한 브랜드를 세우는 것이 가망 고객층에게 친절하게 접근하는 것보다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바로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 정도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 애당초 그러려고 시작한 브랜드가 아니지 않은가? 테슬라는 자신이 전기차를 만드는 목적이 화성 이주시 사용할 교통수단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었고, 쏠라시티와 함께 아예 에너지 시장의 생태계를 새로 짜겠다고 한 큰 그림을 그리려는 회사라고 스스로를 소개했었다. 그렇다면 목표도 그에 걸맞아야 한다.


따라서 테슬라의 한국 진출은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자신이 창조한 시장에서 실적을 거두는 선순환을 보여주어야 한다. 즉, 아직은 허약한 우리나라 전기차 생태계에 의미 있는 자극제가 되고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 발전의 전기가 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애플 마케팅의 고자세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들이 지금까지 해 온 역할 때문이다. 애플은 글자 그대로 세상을 뒤바꾼 스마트 폰이라는 혁명의 창시자였고 스마트폰이 어려운 IT기기나 컴퓨터가 아니라 생활에 완벽하게 녹아 들어간 문화적 도구가 되었다는 점에서 위대한 것이다. 즉, 그들은 없던 시장을 만들었고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갔기 때문에 고자세에도 불구하고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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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코리아는 다른 브랜드와 다른 점이 많다. 다른 회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직책인 ‘대외 협력 담당’도 그 가운데 하나. 회사를 알리는 홍보 및 마케팅과는 달리 법률 및 정책 등의 문제로 중앙 및 지방 정부, 그리고 사업 파트너들과의 접촉을 전담하는 창구다. 보다 근본적인 변화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자칫하면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는 상당히 민감한 조직이다. 일개 사기업이 또한 테슬라 코리아는 모든 판매점과 서비스 센터를 직접 운영할 계획이며 특히 애프터서비스는 고객 만족에만 집중하며 수익을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 자동차 딜러사 또는 판매사의 수익이 이미 판매된 차량의 정비에서 발생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런 테슬라 코리아의 정책은 이례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신차 판매에서는 본사가 매해 수천억의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그렇다.


이렇듯 테슬라는 브랜드의 출사표에서부터 우리 나라의 조직, 그리고 서비스 정책에 이르기까지 큰 그림의 성공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원하든 원치 않든 테슬라 코리아는 지금까지의 자동차 브랜드들과는 다른 방법을 선택해야만 한다. 그것은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시장의 흐름을 완전히 석권하여 자신의 발 아래 두는 것이다. 즉 실적이 아니라 역할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렇지 테슬라 코리아는 살아남기 힘들다.


배수진. 이것이 테슬라 코리아의 한국 진출 전략이다.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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