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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어떻게'보다 '왜'가 중요하다 – 제품의 테마 선점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5-10-25 15:22:02

본문

현대 사회는 ‘어떻게’가 지배하는 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시절에 ‘어떻게’ 하면 성적이 향상될까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어떻게’ 하면 좋은 직장을 얻을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부와 명예를 쟁취할 수 있을까등우리 인생 자체가‘어떻게’로 가득하다. 사람이나 사회, 그리고 제품들도 ‘어떻게’라는 방법, 즉 테크닉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자동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어떤 첨단 기술을 적용하고 어떤 장비를 어떤 가격으로 판매할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비교 우위의 시장은 매일매일 승자가 뒤바뀔 수 있으므로 누구도 장기적 포석을 가져가기가 어렵고 항상 새로운 것에만 집중하게 된다.즉,품질의 안정을 기할 여유가 없다.결국은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에게 손해다. 짜릿하고 새로운 첫 입맛만 찾다가 건강과 영양 밸런스는 무시한 요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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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왜’라는 의문을 던지고 주제를 선점함으로써 시장을 주도하고 나아가 회사의 수익성 제고에 성공한 브랜드와 모델들이 있다. 남들보다 어떻게 하면 앞서나갈까,즉 비교 우위를 생각하는 대신 자기 브랜드는 왜 태어났고, 왜 이런 가치를 추구하며, 왜 이런 제품을 만드는가 등의 보다 근본적인 대답을 내 놓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론은 고객에게 ‘당신이 왜 우리 제품을 가지면 행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으로 끝난다. 이것은 비교 경쟁이 아니라 가치를 추구하는 자기 계발이다. 그 대표적인 예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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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는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대부분 최소한 이름이라도 아는 브랜드이다. 왜일까? 그것은 강력하고 또렷한 브랜드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볼보’하면 ‘안전’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로 볼보 브랜드는 안전이라는 이미지와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볼보 자동차는 지난 이십 년간 주인이 두 번 바뀌고 한 해 판매량이 오십만대 미만인 그냥 그런 회사일 뿐이다. 하지만, 볼보는 다시 일어서고 있다. 그 힘은 바로 주제 선점의 힘이다. 볼보는 ‘시티 세이프티’를 통하여 비상 자동 제동(AEB Automatic Emergency Braking)이라는 새로운 안전 장비를 제시하였고, 이젠 AEB가 없으면 미국 IIHS, 즉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가 최고의 안전도를 보증하는 ‘Top Safety Pick Plus’에 선정될 수가 없다. 그리고, 볼보는 IIHS가 시행하는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충돌 시험인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최초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회사의 절대 규모나 시장 점유율에서는 취약한 볼보는 과거부터 지녀왔던 안전이라는 테마를 새롭게 강화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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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출시된 S 클래스는 다양한 첨단 기술의 집합체였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아도 자율 주행에 가장 근접한 주행 보조 시스템을 탑재하였고, 일반 전구는 단 하나도 사용되지 않고 모두 LED로 대체된 세계 최초의 승용차였다. 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런 신기술을 강조하지 않았다. 그들은 ‘인텔리전트 드라이브Intelligent Drive’, ‘고효율 테크놀로지Efficient Technology’,‘럭셔리의 정수Essence of Luxury’라는 테마를 S 클래스와 함께 제시하였다. 즉,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를 추구하다 보니 거의 자율 주행이 가능한 차가 만들어지게 되었고, 높은 효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테크놀로지 가운데의 하나가 100% LED 조명이었으며, 최고의 럭셔리함을 추구하다 보니 안락한 드라이브를 위하여 다양한 주행 보조 장치를 탑재하게 되었고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조명을 추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LED를 전폭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는 식이다. 기술은 추구하는 테마를 완성하기 위한 도구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결과, S 클래스를 이야기할 때 적용된 기술보다는 그 업적, 즉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럭셔리 세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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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 시리즈는 새로운 테마로 ‘드라이빙 럭셔리’를 내세웠다. 그 동안의 대형 럭셔리 세단과는 차별되는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과 궁극의 럭셔리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위하여 카본 파이버 강화 플라스틱(CFRP)이 대폭 적용된 차체 구조, BMW 브랜드 이미지로 재해석된 럭셔리를 위하여 제스쳐 컨트롤이나 무인 주차 기능과 같은 기능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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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 시리즈가 기술적으로 대단한 혁신을 이루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이런 BMW 7 시리즈의 주장이 메르세데스 벤츠 S 클래스처럼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다는 보장은 없다. 게임 체인저가 되려면 디테일보다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테마가 큰 울림과 함께 공감을 얻어야만 하기 때문이자.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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