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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전기차, 다음 단계로 – 쉐보레 볼트 EV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7-06-01 05:12:17

본문

쉐보레 볼트 EV는 전기차에게서 굴레를 벗겨냈다. 그 굴레는 바로 실용성에 대한 제약이었다. 그 동안의 시승과는 달리 여정과 달리기 자체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최초의 전기차 장거리 시승이었던 것이다.


지난 주말 제주도에서 전기차 에코 랠리가 있었다. 국내의 다양한 전기차 모델들이 참가했는데 아쉽게도 쉐보레 볼트 EV는 정식 참가자가 될 수 없었다.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 아니라 반대로 지나치게 좋기 때문이었다. 이번 에코 랠리는 제주도 해안도로와 한라산 종단 도로를 포함하는 규정 코스를 달린 뒤에 얼마나 남은 주행거리가 많이 남았는가로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 따라서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공인 거리가 100km대인 다른 모델들과 무려 400km에 육박하는 볼트 EV를 같이 경쟁시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배터리 소모량이 충분히 커야만 총 주행 거리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으므로 배터리가 거의 소진된 경쟁차와 아직 절반도 닳지 않은 볼트 EV의 예측 결과를 비교하는 것은 신뢰도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볼트 EV의 에코 랠리는 그렇게 ‘우리만의 리그’가 되었다. 아예 별도로 진행한다니 조금은 허탈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금새 바뀌었다. ‘메이저리거가 하위 리그에 낄 수는 없잖아!’ 이런 자부심의 근거는 단순했다. 볼트 EV는 정해진 시간 안에 배터리를 모두 소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여유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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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여유가 핵심이었다. 지금까지의 전기차들은 내가 지금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내 목적지까지 충전하지 않고 가는 데에 문제는 없을까, 가다가 충전을 해야 한다면 루트는 어떻게 잡아야 할까 등 내 여정 자체보다는 그 여정을 성공시키기 위한 궁리와 불안감의 해소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만 했다. 테슬라가 최초의 럭셔리 전기차로 자리잡은 이유도 바로 이 여유였다. 배터리에 여유가 많으니 주행 거리도 길고 성능을 한껏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물론 테슬라는 가격표도 럭셔리하지만 말이다.


테슬라가 배터리의 여유를 전기차의 럭셔리로 해석했다면 쉐보레 볼트 EV는 이것을 ‘본질 회복’을 위하여 사용했다. 이제는 전기차가 갈 수 있는 거리에 의하여 인간의 행동 반경이나 양식이 제한되는 일이 거의 사라진, 즉 인간이 주인의 자리를 되찾는 전기가 되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번 랠리 동안 나는 주행 거리를 늘리기 위하여 에어컨을 한 칸, 1 도도 줄이지 않았고 달리는 즐거움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진동과 소음이 없는 에어컨과 모터의 즉각적 응답성과 토크를 만끽하면서 달렸다는 것이 옳을 듯. 이렇게 ‘여유롭게’ 달렸음에도 주행한 거리와 남은 거리를 합하면 400km를 거뜬하게 넘는 행동반경을 약속한 볼트 EV였다. 수행자의 태도로 달린 우승자는 300km를 달리고도 330km를 더 달릴 수 있다고 표시되었다니 최소한 우리 나라의 국토 안에서는 더 이상 제약이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1회 충전 주행 거리 400km가 주는 실질적 혜택은 따로 있다. 그것은 충전으로부터의 자유다. 우리 나라가 갖고 있는 전기차 보급의 걸림들은 여러 가지이겠지만 가장 큰 것은 충전 네트워크의 물리적 부족이다. 아파트와 거대 도시를 중심으로 구성된 우리 나라의 주거 문화는 전기차의 효용성은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충전 네트워크의 구축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0km 레인지의 쉐보레 볼트 EV는 일일 출퇴근 거리 평균 40km라는 우리 현실을 감안하면 주중 출퇴근과 주말의 근교 나들이까지 한 번도 충전하지 않고 해낼 수 있다는 뜻이므로 충전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횟수 자체를 줄일 수 있다. 도심에 급속 충전소를 무한정 늘릴 수 없는 우리 현실에서 볼 때 한 번 충전으로 일 주일이라는 것은 실질적으로 충전소를 몇 배 증설하는 것과 같은 효용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는 충전하는 동안 글자 그대로 허송세월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임 매니지먼트의 효율화에도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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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볼트 EV는 실제 체험해 보면 전기차가 얼마나 우리 생활로 파고들 수 있는가, 그리고 실제로 쓸모가 있는 물건인가를 실감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된다. 한국 지엠 측에서도 내년에는 보다 많은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 전기차가 실생활로 들어오는 제 2막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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