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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스팅어, 기아 브랜드의 방향을 확실히 보여주다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7-07-10 10:46:02

본문

스팅어는 단순한 모델 하나로 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출시 이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고 왜냐 하면 그 안에 담긴 의미가 모델 하나의 수준을 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조심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왜냐 하면 스팅어는 기아차가 추구하는 브랜드의 캐릭터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모델이며, 동시에 기아차가 갖고 있는 – 혹은 의식하고 있는 자신의 위치를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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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팅어는 기아 GT 라인업의 맏형이다.


현재 기아 브랜드를 이루고 있는 두 가지 핵심 이미지는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이다. 2007년 피터 슈라이어 사장의 영입과 함께 시작된 이른바 디자인 경영은 2009년 K7과 2010년 K5를 통하여 기아 브랜드를 남성적인 디자인 브랜드로 탈바꿈시킨다. 그리고 스포티지와 카렌스로 대표되는 SUV와 MPV의 강자인 기아의 라이프스타일 이미지는 21세기 SUV 바람과 함께 더욱 소중한 자산이 된다. 이 두 가지 캐릭터의 시너지가 기아 브랜드 이미지의 핵심인 것이다.


이와 동시에 기아차는 형제인 현대차와의 차별화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두 브랜드의 많은 모델들이 기술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 많은데다가 현대차도 디자인에 중점을 두는 등 기아차로서는 자칫하면 자신만의 차별성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 강세라는 외형적 차별점 이외에 다른 돌파구를 찾는다. 그것이 바로 감성적 차별화였다.


기아는 지난 몇 해에 걸쳐 꾸준하게 섬세한 차별화를 시도해 왔다. 먼저 일반 모델들을 대상으로 인테리어의 질감이나 버튼의 촉감과 같은 감각적 차별화와 함께 대중 브랜드의 생명인 보편성에는 해가 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섬세하게 살짝 ‘조여진’ 서스펜션과 엔진의 반응처럼 아주 작은, 그러나 섬세한 튜닝을 했다. 그 다음으로 K5를 통하여 GT 라인을, 그리고 금년에는 K5 GT를 선보이면서 차별화의 정도를 키웠다. 기아의 GT가 보여준 차이는 엔진 출력 향상을 통한 양적 고성능이 아니라 조종 성능과 제동 성능 등 핸들링 향상을 통한 질적 고성능이었다. K5 GT가 보여준 새시 튜닝의 수준은 국산 중형 세단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질적 고성능은 노력에 비하여 가시적 성과가 작다. 마력이나 속도처럼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 힘들어 마케팅에도 어려움이 많다. 고객층 또한 단순히 빠른 차보다 섬세한 감각을 중시하는 보다 진지하고 수준이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그 결과 K5 GT는 판매 실적으로는 성공적일 수 없었다. 아무리 차가 좋아도 존재감과 시장의 이해가 없다면 주목 조차 끌지 못하고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했다.


바로 이런 시점에 스팅어가 등장한 것이다. 스팅어는 기아의 본격적 스포츠 성향의 후륜 구동 승용차라는 점, 그리고 기아차가 디자인 경영에서 다음 단계로 진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이미 주목을 끌고 있었다. 그리고 시승회와 초기 고객 반응에서 높은 수준의 핸들링과 동력 성능에서 이미 호평을 받았다. 게다가 상위 트림에는 GT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로써 기아의 GT 라인업에 부족했던 시장의 주목과 수준의 호평을 한 번에 끌어낸 것이다.


이렇듯 스팅어는 기아 브랜드가 추구하는 어른스러운 스포츠 성향을 집약한 GT 라인업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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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팅어는 기아의 실용 전략의 결정체다.

 

스팅어는 다이내믹하고 농도 짙은 기아 GT임과 동시에 기아의 새로운 럭셔리 라인업의 축이다. 사실 스팅어의 포지션은 애매하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와 G90(EQ900) – G80 – G70의 세단 라인업의 럭셔리 리무진부터 스포츠 세단까지 각자 또렷한 성격으로 폭넓은 시장을 겨냥한다. 이에 비하여 기아차는 일단 독자적 럭셔리 브랜드라는 거푸집이 없다. 게다가 기존의 럭셔리 모델인 K9은 기술적으로는 의미가 컸지만 시장 관점에서는 뚜렷한 성격이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적으로만 단순히 에쿠스 또는 EQ900와 G80 사이에 포지셔닝되었을 뿐이었다. 즉 애매할 뿐 자신만의 매력이 약했던 것이다.


스팅어도 포지셔닝은 G80과 곧 출시될 G70의 사이에 위치하므로 K9의 신세와 별로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는데 그것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모델의 캐릭터인데 그것이 바로 유럽의 럭셔리 스포츠 GT 세단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스팅어는 우수한 성능과 스포티한 달리기 실력을 갖고 있지만 본격 스포츠 세단이라고 하기에는 안정 지향적인 성격을 갖는다. 즉 날카롭고 단단하며 맹렬하고 화끈한 성격이라기 보다는 절대적인 접지력과 주행 안정성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와 적당한 스포츠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럭셔리 스포츠 GT 세단 시장은 유럽 시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스팅어의 바디 실루엣에서 아우디 A7 등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스팅어가 적당히 스포티한 GT 세단의 시장을 선택한 것은 매우 영리한 결정이다. 왜냐 하면 본격적인 스포츠 세단은 고객들의 눈높이나 기대 수준이 훨씬 높고 까다로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즉, 처음부터 위험부담이 높은 본격적인 시장으로 직행하는 대신 적당한 스포츠 성과 기본기, 그리고 K9으로는 전달하지 못했던 유럽적 스포츠 감성으로 21세기 초의 자동차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유럽 럭셔리 브랜드의 후광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제네시스는 BH와 DH를 통하여 쌓은 노하우와 별도 브랜드의 지원을 바탕으로 G70로 유럽 스포츠 세단 시장을 정조준하는 것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브랜드 이미지를 견고하게 쌓고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때가 왔기 때문이다.


이렇듯 스팅어는 기아 브랜드와 모델들의 성향이 나아갈 길을 정리한 결정판이며 향후 진출할 시장을 향하여 현명하게 한 발을 뗀 출사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제한된 자원으로 최고의 성과를 보이기 위한 멀티 롤 (multi role) 전략이 몸에 밴 듯한 스팅어의 1인다역, 아니 1차다역의 모습이 어깨가 무겁게 보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기아차가 방향을 정했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지극히 보편타당성에 젊음과 생동감을 더하는 것에 비하여 기아차는 보다 진지한 다이내믹 이미지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한 것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좀 더 미주 지향적으로, 기아차는 보다 유럽 지향적인 색깔을 갖게 되는 듯 하다. 적절한 역할 분담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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