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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하드웨어만큼 중요한 소프트웨어 – 볼보의 새로운 서비스 정책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7-08-23 17:58:19

본문

‘Productive product’라는 표제에서 알 수 있듯이 본 칼럼은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이야기를 한다. 따라서 자동차와 그에 따른 전략 전술을 주로 다룬다. 하지만 자동차만이 자동차 산업의 제품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부품, 액세서리, 라이프스타일 제품들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자동차 산업의 또 다른 제품은 애프터서비스 전체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는 자동차의 기능이 제공하는 장점을 개인적 생활의 혜택으로 개인화되는 기능 중심적인 체험이다. 즉 하드웨어의 경험인 것이다. 이에 비하여 애프터서비스는 좁게는 자동차의 기능의 무결성을 유지 관리하는, 그리고 더 넓게는 고객의 만족도를 포괄적으로 유지 관리하는 회사의 정책을 경험하는 것이다. 즉 소프트웨어의 경험인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차는 좋다고 인정 받으면서도 수입차가 시장 점유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이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애프터서비스의 불편함일 것이다. 일단 절대적으로 서비스 네트워크가 부족하다. 물론 서비스 네트워크를 국산차 수준으로 촘촘하게 갖춘다면 되겠지만 총 등록 대수를 고려한다면 이런 정책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 채산성이 없기 때문이다. 과도한 투자는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것이고 결국에는 네트워크의 와해로 이어져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편과 브랜드의 치명적 타격으로 연결될 것이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있을까? 여기에서 등장하는 것이 프리미엄 브랜드들이다. 대량 판매하는 대중적 브랜드들과는 달리 한정적인 고객층에게 제한된 수량을 판매하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네트워크의 부족을 해결하는 방법을 이미 경험적으로 터득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들은 아예 고객들이 서비스 센터로 방문할 필요가 없는 픽업 &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든 예약과 대체 차량의 배치, 그 이외의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보다 약간 낮은 럭셔리 브랜드들은 최상위 모델들에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


볼보는 럭셔리에는 미치지 못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판매량은 50만대 수준이므로 오히려 독일 럭셔리 브랜드 3사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독일 3사보다는 비용 합리적이면서도 더 심각하게 부족한 서비스 네트워크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제공해야 하는 까다로운 입장인 것이다.


이번에 새로 이전한 볼보 자동차 코리아 사무실의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발표된 여러가지 정책들 가운데 이에 대한 해답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볼보 개인 전담 서비스(VPS, Volvo Personal Service)’였다. 이 정책의 핵심은 모든 볼보 고객들에게 개인 전담 정비사가 지정되어 애프터서비스의 전체 과정을 전담 정비사가 책임진다는 뜻이다. 지금까지지는 예약 – 차량 점검 – 수리 – 수리 내역 설명 – 해피콜 등의 단계가 모두 다른 사람에게 의해 이루어지므로 전문성은 좋지만 고객과 차량의 세세한 요구 사항이 완벽하게 공유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즉 고객의 차는 물론 고객의 심리 상태까지 함께 꿰뚫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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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비스 프로세스의 각 단계별 책임자의 전문성을 추구하고 사람보다는 시스템에 의존하는 안정성 등 기존의 방법에도 이유는 있다. 볼보의 VPS는 반대로 정비사 개인의 역량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볼보는 두 가지 대책을 제공한다. 첫째는 개개의 정비사에게 다양한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고객 응대를 위한 고객 만족 교육도 물론 포함된다. 둘째는 MST(Multi Skilled Team)이라는 2인 2조의 테크니션 팀이다. 즉, 기존 시스템은 차량 한 대에 한 명의 정비사가 배정되는 것에 대비하여 볼보 VPS는 2명의 정비사를 배치하므로 신속한 정비, 안정적인 작업 완성도, 그리고 팀원 개개의 장단점을 보완하는 완벽성을 추구한다.


일단 볼보의 VPS는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한다. 모든 정비사에게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고 차량 1대당 2명의 정비사가 배정되므로 작업 효율이 2배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정비사를 채용해야 한다. 또한 정비사와 고객 사이에 유대를 기본적 강점으로 하는 정책이므로 정비사의 이직을 방지하기 위한 치밀한 인력 관리 정책도 필요하다. 즉, 고객 만족 뿐만 아니라 정비사의 직업 만족도 또한 더욱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이것을 또 다른 비용의 문제인 후생 복리와도 연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보 자동차 코리아가 VPS를 도입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번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발표되었듯 볼보는 국내에 앞으로 1000억원의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여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한다. 현재 판매는 상승세에지만 결국은 이것이 서비스 수익으로도 연결되지 않으면 이 공격적 투자는 각 딜러사의 경영 부담으로 귀결될 것이고 그것은 브랜드의 안정성 문제로, 결국은 고객의 신뢰도로 연결될 수도 있는 하나의 커다란 베팅인 것이다. 따라서 이 도박에서 성공하려면 고객이 볼보 브랜드에 더 큰 만족을 느껴야 하고, 딜러사와의 유대도 긴밀해져야 한다. 그래서 ‘인간적 요소’가 필요한 것이다.


필자는 수입차의 역할론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야기했었다. 그것은 바로 ‘소프트웨어 전파론’이었다. 단순히 해외 브랜드의 좋은 차가 우리 나라에 들어오면서 국내 소비자의 안목이 높아지고 여기에 자극 받은 국내 브랜드들이 좋은 제품을 내놓는다는 것에 그치지 말자는 것이다. 해외의 유명 브랜드들이 왜 지금의 위치에 도달할 수 있었는가, 그들이 차를 잘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역사가 길었기 때문인가, 그리고 왜 그 브랜드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을 많이 가질 수 있었을까 등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갖게 하자는 것이다.


이 소프트웨어 가운데에 가장 중요한 자산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애프터서비스 정책의 경험일 것이다. 필자는 강의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정비는 차를 고치는 것이고, 서비스는 고객의 상한 마음까지 고치는 것이다’ 즉, 정비는 잘 해야 본전이지만 서비스는 잘 하면 오히려 고객의 마음을 얻는 대단히 공격적인 대 고객 마케팅인 것이다. 게다가 자동차에 다양한 자동 기능이 적용되는 요즘은 자동차 회사의 철학, 즉 또 다른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설계-제작 단계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히 카탈로그에 수많은 장비들을 나열하는 양적 스펙의 경쟁은 절대 우위를 가져올 수 없다. 이보다는 ‘우리 브랜드는 고객의 **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 기능을 다른 브랜드들과는 달리 이렇게 설정하였습니다’라고 보다 탄탄한 개연성과 휴먼 팩터를 녹여 넣을 수 있는 철학이 필요해진 시대인 것이다. 그리고 그 철학은 장비에 내장된 소프트웨어에 로직의 형태로 내장된다.


이제는 소프트웨어의 시대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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