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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Quantum Leap – 토요타 캠리

페이지 정보

글 : desk(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7-10-27 15:36:17

본문

양자 도약quantum leap이라는 물리학 용어가 있다. 고전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불연속적인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양자 물리학의 설명이다. 이로써 모든 물질은 연속적 – 확정적 특징을 갖는다는 고전 물리학의 신앙은 무너졌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하지만 영어 문화권에서는 이 quatum leap이라는 단어를 일상적 영역에서도 많이 사용한다. 바로 어떤 대상이 이전과 비교하여 차원을 달리 하는 수준의 급격한 발전을 이룩하였을 때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 말로는 비약적 발전, 혹은 일취월장日就月將이라는 표현이 가장 가까울 것이다.


이번에 만난 토요타 캠리가 quantum leap의 사례가 아닐까 한다. 이전 세대와는 질적으로 차원을 달리하는 비약적인 수준의 향상을 이룩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비약적인 수준의 향상은 자동차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그러나 요즘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폭풍에 자칫 잊혀지기 쉬운 자동차의 기본기인 주행 안정성과 조종 성능이다.


기술적으로는 신형 프리우스를 통하여 처음으로 선보였던 TNGA 플랫폼의 적용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TNGA 플랫폼에는 낮은 무게 중심, 경량화, 그리고 더블 위시본 후륜 서스펜션 등 조종 성능 향상에 기여할 요소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즉 플랫폼까지 바꿨다면 당연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부분이다. 새롭게 개발된 다이나믹 포스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된 가솔린 모델, 그리고 성능과 효율을 높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으로 동력 성능과 효율이 향상된 것은 신모델이 나오면 의례 그렇듯 진보해야 하는 것 정도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토요타가 캠리에 대하여 접근하는 자세가 달라졌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토요타에 대해 작게는 아쉬움, 크게는 실망감을 많이 갖고 있었다. 포뮬러 1에도 섀시와 엔진을 함께 공급하고 WEC 내구 레이스에도 참가하자 마자 시리즈 챔피언이 될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토요타임에도 불구하고 대중형 모델은 정말 적당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였다. 이 정도면 일반인들에게는 충분하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역량의 투입을 제한하는 소위 ‘80점 주의’였다. 이에 따라 중형 패밀리 세단인 캠리는 넓고 실용적인 실내, 낮은 유지비와 잔고장이 없는 내구성 등 실용성 중심의 합리적인 구성이면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자기가 차는 제일 잘 아니 소비자들은 자기가 만들어주는 대로 타면 된다는 일종의 교만처럼 느껴졌던 것이 내 실망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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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인 도구로서는 최고였던 캠리의 하락세는 안팎에서 거의 동시에 시작되었다. YF 쏘나타가 시작한 패밀리 세단의 감성적 접근은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을 높여버렸고 캠리 자신은 원가 절감에 의하여 풍성함을 잃어갔다. 결국 최근에는 ‘캠리는 더 이상 중형 새단의 기준이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기에 이른다.


위기감을 느낀 토요타는 캠리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시작한다. 그 새로운 시작은 ‘좋은 차’였다. 즉 효율성과 실용성에 집중하면서 잠시 잊었던 잘 달리고 잘 멈추는 좋은 차였던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캠리는 스스로의 틀을 깬다. 그 첫 번째가 휠 베이스의 변화다. 지금까지 일본 중형 세단들은 약속이나 한 듯 2775mm라는 똑 같은 휠 베이스를 사용해 왔다. 일본은 휠 베이스의 길이를 차량의 등급을 구분하는 주요 기준으로 사용해왔던 시절이 있었다. (1세대 그랜저였던 미쓰비시 데보네어가 긴 차체에 비해 짧은 휠 베이스를 가졌던 것도 중형차로 구분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신형 캠리는 일본 중형 세단 최초로 이 껍질을 깨뜨리고 50mm나 늘린 2825mm의 휠 베이스를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 늘어난 휠 베이스의 사용 방법이다. 지금까지의 토요타였다면 늘어난 휠 베이스를 당연히 뒷좌석 공간의 확대를 위하여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토요타는 신형 캠리에서 전혀 다른, 본격적인 용도로 이것을 사용했다. 늘어난 휠 베이스 50mm의 대부분인 49mm를 앞시트의 위치를 뒤로 보내는 데에 사용한 것이다. 앞시트가 뒤로 가면 운전자의 위치가 앞 뒤 바퀴의 중앙에 가까워지므로 차량의 움직임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더하여 시트의 높이도 22mm 낮추어 운전자가 노면과 가까워진 만큼 주행 감각이 향상된다. 뒷시트도 앞시트와 똑 같은 49mm 뒤로 이동하므로 실내 공간의 크기에는 변화가 없다. 즉, 공간도 무턱대고 넓히기 보다는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를 판단했으며 자동차의 운동성과 직결된 배터리와 엔진 등의 중량물의 위치 선정에 더욱 집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지니어링에 희생되지 않은 실용성이다. 스포티한 외형을 추구하는 최근의 추세에 따라 캠리도 낮아지고 슬림해진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것이 낮아진 시트와 조합되면 자칫 승객이 실내에서 느끼는 개방감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유럽의 스포츠 세단이라면 이를 선호하겠지만 캠리는 패밀리 세단이므로 실내가 좁아지고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캠리는 두 가지 설계 변경을 적용했다. 첫째는 시트보다 더 낮아진 대시 보드의 상단 높이를 통하여 오히려 운전자의 시야가 더 넓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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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더 주목한 것은 차체 옆면에서 보이는 유리창 아래 라인, 즉 벨트 라인의 형상이었다. A 필라와 C 필라를 연결하는 벨트 라인은 차량의 디자인 성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디자인 포인트일 뿐만 아니라 실내의 개방감 또는 프라이버시를 좌우하는 중요한 실용적 결정 포인트다. 만일 시트가 낮아졌는데 벨트 라인을 그대로 두면 개방감이 줄어든다. 신형 캠리는 A 필라와 C 필라의 위치는 그대로 둔 채 A 필라를 출발한 벨트 라인이 살짝 낮아져서 B 필라를 통과하고 C 필라에서 다시 위로 솟아오르는 형태를 채택하여 패밀리 세단으로서 매우 중요한 실내의 개방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벨트 라인의 형상은 다이내믹해진 루프 라인과 어우러지며 캠리의 사이드 실루엣을 대단히 역동적으로 느끼게 하는 디자인적 효과도 거두었다.


양자 물리학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양자 도약이지만 이 현상도 분명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는 물리적 법칙이다. 토요타 캠리도 질적으로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형 패밀리 세단의 핵심적 가치인 거주성과 실용성 등을 희생하지 않았다. 만일 실용적 가치를 희생한 기술적 발전이었다면 그것은 오히려 캠리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기술의 오남용 사례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캠리의 발전은 비약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비약적 발전, 즉 퀀텀 리프는 매너리즘의 위기감을 느낀 토요타의 각성에서 시작된 내적 혁신이었다.
이제는 우리도 토요타의 진가를 실생활에서도 만끽할 수 있다. 그리고 현대차의 혁신이 더욱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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