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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기어코 포르쉐다운' – 포르쉐 파나메라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7-10-31 20:44:51

본문

포르쉐는 무서운 회사다.


첫째, 덩치가 훨씬 큰 폭스바겐을 집어삼키려던 속칭 ‘다윗의 도전’이 실패하여 오히려 폭스바겐 AG의 소속으로 회사가 넘어갔다. 하지만 포르쉐 AG의 지주회사였던 포르쉐 SE가 오히려 폭스바겐 AG의 최대주주가 되었다. 겉으로는 졌지만 사실은 포르쉐가 이긴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둘째, 대표 모델인 911이다. 공간 효율을 위해 가장 큰 부품인 엔진을 뒷차축 뒤로 엔진을 밀어냈던 포르쉐 박사의 결정은 국민차였던 폭스바겐 비틀에서는 옳았다. 하지만 이것을 바탕으로 스포츠 카를 만들어야만 했던 형편에서 보면 이 RR 구조는 엄청난 핸디캡이 되었다. 그런데 이것을 붙들고 50여년 주무르면서 결국에는 최고의 조종 성능을 독특한 개성과 동시에 완성한 걸작으로 만들어내고야 만다. 새로운 세대가 나올 때마다 자신을 초월하는 911을 보면서 우리는 ‘포르쉐가 외계인을 또 고문했다’라는 우스개를 할 정도다.


셋째, 포르쉐의 이종(異種) 모델들이다. 회사 사정이 어려웠던 포르쉐를 구해낸 카이엔이나 포르쉐의 확장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엔트리 모델인 마칸이 대표적이다. 두 모델 모두 폭스바겐 그룹의 모델인 폭스바겐 투아렉과 아우디 Q5를 기반으로 재설계된 모델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포르쉐인 모델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SUV라는 스포츠 주행과는 근본적으로 거리가 먼 장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포르쉐는 두 모델을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포르쉐라는 이름에 걸맞게 – 최소한 이름을 더럽히지는 않는 수준으로 – 잘 만들어냈다.


파나메라도 위의 두 SUV와 비슷한 배경을 공유한다. 비록 폭스바겐 그룹의 완성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폭스바겐의 하노버 공장에서 만든 차체를 포르쉐의 라이프치히 공장으로 가져와서 나머지 부품을 조립하여 완성하는 등 여전히 폭스바겐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엔진과 변속기의 절반 정도도 카이엔처럼 폭스바겐 그룹으로부터 가져왔었다. 그리고 또다시 포르쉐는 어떻게든 포르쉐에 걸맞은 스포츠성을 파나메라에게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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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은 있었다. 원래 모델의 제원을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에 포르쉐의 기준에서는 상당히 무거운 모델들이었고 이 무게를 거의 줄이지 못한 채로 상당한 수준의 주행 성능을 발휘하다 보니 각종 부품의 소모율이 매우 높았다. 특히 타이어의 소모율은 엄청났다. 연료 경제성도 매우 나빴다. 즉 포르쉐의 스포츠성은 실현했지만 다소 억지스러운 면은 어쩔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2세대 파나메라는 이런 굴레를 벗어버렸다. 차체를 바깥에서 가져오던 1세대와는 달리 2세대 파나메라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립 공정의 전부를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완료한다. 가솔린 엔트리 모델과 디젤 엔진을 제외한 모든 모델의 엔진이 모두 포르쉐 오리지널이다. 예를 들어 1세대 파나메라 4S의 엔진이 아우디의 트윈 터보 3리터 엔진이었다면 2세대 파나메라 4S의 2.9리터 터보 V6 엔진은 오히려 아우디의 RS4와 RS5에 사용되는 등 입장이 뒤바뀌었다. 변속기도 일부 1세대 파나메라 모델이 사용했던 아우디의 아이신 제 8단 자동 변속기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모두 새롭게 개발된 포르쉐 오리지널 8단 PDK 듀얼 클러치 변속기만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변화가 있다. 이번 2세대 파나메라는 MSB 플랫폼으로 제작되는 폭스바겐 그룹의 첫 번째 모델이다. 포르쉐가 개발을 주도하는 MSB(Modularer Standardantriebsbaukasten) 모듈형 플랫폼은 앞으로 벤틀리 컨티넨털 GT 등 폭스바겐 그룹의 세로 엔진 – 후륜 구동 (또는 4륜 구동) 모델의 기반이 될 예정이다.

 

언뜻 보면 아우디가 주도하는 MLB 플랫폼과 세로 엔진 배치라는 점에서 유사하게 보이지만 MLB는 앞바퀴 굴림 중심의 플랫폼이다. 또한 MSB는 변속기와 앞차축 연결부만이 유일하게 고정된 부품으로서 다른 모든 부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서 다품종 소량 생산인 최고급 모델들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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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B의 개발을 담당한 쥔 포르쉐는 MLB의 주요 모듈의 개발에도 큰 영향력을 갖는 것으로 그룹 내에서 위상이 정립되었다. 즉 지금까지 엔지니어링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아우디에게서 많은 부분을 포르쉐가 가져온 것이다. 즉 아우디가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폭스바겐은 그것을 대중화한다는 지금까지의 그룹 내 기술 개발 위상의 정립이 포르쉐가 자동차의 근본적인 엔지니어링에 대한 권리를 획득한 반면 아우디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의 미래차 개발 쪽에 집중하고 폭스바겐은 대량 생산을 통하여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방향으로 다소 다른 체제를 갖게 되었다.


911이 코드네임 991에서 길어진 휠 베이스와 함께 퓨어 스포츠 카에서 GT의 방향으로 진화한 만큼 파나메라도 2세대에서 럭셔리한 GT 스포츠 세단의 성격을 더 진하게 띈다. 그렇지만 동시에 포르쉐가 주도한 고급 플랫폼인 MSB가 적용된 2세대 파나메라는 더욱 포르쉐다워졌다. 그것은 바로 ‘자연스러움’이다. 이전 세대와 비슷한 페이스로 스포츠 드라이브를 즐기더라도 타이어를 비롯한 차의 각 부분이 느끼는 부담 혹은 우악스러움이 2세대 파나메라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노멀 모드에서는 5미터가 넘는 차체의 크기가 살짝 느껴지는 럭셔리함이 드러나다가도 스포츠 모드 이상에서는 차체의 크기를 잊어버릴 수 있는 조종 응답성, 그리고 저항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매끄러운 주행 질감에서 자연스러움이 두드러진다.


이렇듯 포르쉐는 결국 미심쩍었던 장르에 진출해서도 결국에는 기어코 포르쉐다움을 이룩하고야 말았다. 디자인 조차도 아이콘인 911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동시에 장르에 걸맞은 미덕도 잊지 않았다. 이로써 포르쉐는 라인업 전체에서 더욱 또렷한 아이덴티티를 가지면서도 성격에서는 퓨어 스포츠인 718부터 럭셔리 스포츠 세단인 파나메라까지 그 폭을 더 넓힐 수 있었다. 따라서 포르쉐의 전체 판매량에서는 15% 내외를 차지했던 파나메라가 2세대에서는 그 비중이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이미 그 비중이 더 높았던 우리 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더욱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래서 포르쉐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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